

(상보) 영국, 기준금리 연 4%로 동결...12월 인하 시사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00%로 동결했다. BOE는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을 주시하면서 향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결정으로 영국의 기준금리는 2023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BOE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다섯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이번 MPC에서 앤드류 베일리 총재를 포함한 5명의 위원은 동결(4.00%)에, 4명은 25bp 인하(3.75%)에 투표했다. 이로써 금리 인하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시장 관계자 설문에서는 6대 3 동결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제로는 5대 4의 근소한 차이로 나타났다. BOE가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 8월로 당시에도 5대 4의 접전 끝에 인하가 결정된 바 있다.
베일리 총재는 이날 성명에서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위험과 경기둔화로 물가가 과도하게 떨어질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맞췄다”며 “물가상승률이 정상 궤도로 안정된다면 점진적인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기 물가상승률 전망의 위험요인이 과거보다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물가 둔화가 더욱 뚜렷해지면 인하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9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연 3.8%로 전망치(4.0%)를 소폭 밑돌았지만, BOE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BOE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CPI 상승률이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금리는 점진적인 하락 경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해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다음 달 18일 열릴 올해 마지막 MP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이 약 7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영국의 기준금리는 미국(3.75~4.00%)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유로존(예금금리 2.00%)의 두 배에 달한다.
BOE는 금리 동결 결정의 배경으로 최근의 물가 완화 흐름, 높은 실업률, 오는 26일 발표될 예산안의 불확실성 등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레이철 리브스 신임 재무장관이 최근 “높은 물가와 금리로부터 가계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금리인하 압박을 가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MPC 위원 개별 전망에 따르면, 베일리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둔화세를 확실히 보인다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영국 주요 언론들은 이를 두고 “총재가 다음 회의에서 인하 쪽으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평가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