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장기화하면서 노동시장의 냉각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간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가 집계한 10월 구인공고지수(JPI) 가 2021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고용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BC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인디드는 10월 24일 기준 JPI가 101.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2월을 기준(지수 100)으로 한 수치로,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0월 초 대비 0.5%, 8월 중순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4년 6개월 만의 최저치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셧다운 여파로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구인·이직보고서(JOLTS)’ 를 내놓지 못하면서, 인디드의 JPI가 주요 대체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된 8월 JOLTS에서는 구인 건수가 723만건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7월과 유사하지만 올해 1월보다 약 7% 줄어든 수준이었다.

인디드는 이번 보고서에서 구인공고 감소와 함께 제안 임금 수준의 둔화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체 분석에 따르면 연간 기준 제안임금 상승률은 1월 3.4%에서 8월 2.5%로 하락, 0.9%포인트 둔화했다. 이는 고용 수요뿐 아니라 임금 상승 압력도 약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노동시장의 약화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은 지난달 29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3.75~4.00% 범위로 조정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완화와 함께 고용 둔화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3일(현지시간) 연설에서 “고용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는 인디드의 구인공고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며 “여름 동안 실업률이 다소 상승한 점은 우려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셧다운이 지속되면서 애초 7일 발표 예정이던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NFP) 도 공개되지 못하게 됐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에 따르면, 10월 고용이 6만명 감소하고 실업률은 4.5%로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구인공고지수와 임금 상승률이 동시에 둔화한 것은 노동시장에 상당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라며 “연준이 향후 금리정책을 결정할 때 고용지표의 추가 약화 여부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