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0-31 (금)

[채권-장전] 연준 매파적 인하와 한미 관세협상 타결

  • 입력 2025-10-30 08:0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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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30일 FOMC의 '매파적 금리 동결'에 약세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내렸으나, 파월이 '12월 인하 확정은 아니다.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갈린다'고 발언해 채권, 주식 등 금융 가격변수에 타격을 입혔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0bp 가까이 뛰면서 4.07%에 바짝 붙었으며, 금리정책에 예민한 2년물 수익률은 10bp 넘게 올라 3.60%에 밀착했다.

타결 여부가 불확실해 보였던 한미 관세협상 합의도 이뤄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제시했던 '한국의 연간 감내 가능 한도 상한 200억불'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채권시장은 이에 따른 주변시장 영향 등도 봐야 한다. 이자율 시장은 관세협상 결과가 주가, 환율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가늠해 변동성을 보일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금리시장은 미국채 금리 급등 여파,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따른 주변시장 움직임, 외국인 매매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美금리 '매파적 기준금리 인하'에 급등...뉴욕 주가 상승폭 축소

미국채 금리는 29일 연준의 '매파적 금리 인하' 영향으로 급등했다.

연준은 10월 FOMC에서 금융시장 대다수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내렸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12월 인하에 대해 '확정된 건 아니다'라는 스탠스를 취하면서 시장을 압박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9.60bp 뛴 4.072%, 국채30년물 수익률은 7.65bp 상승한 4.622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0.60bp 상승한 3.5960%, 국채5년물은 10.25bp 오른 3.7100%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는 미중 정상회담 낙관론에 상승세를 보이다가 오후들어 오름폭을 반납했다. 파월의 금리인하 신중론 때문이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4.37포인트(0.16%) 내린 4만7632.00, S&P500은 0.30포인트(0.00%) 낮아진 6890.59를 기록했다.

하지만 나스닥은 4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했다. 나스닥은 130.98포인트(0.55%) 상승한 2만3958.47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약해졌다. 부동산주가 2.7%, 필수소비재주는 2%, 금융주는 1.7% 각각 내렸다. 반면 정보기술주는 1.1%, 통신서비스주는 1%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메타플랫폼스와 알파벳이 0.03% 및 2.7% 각각 올랐다. 실적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캐터필러는 12% 뛰었다. 반면 777X 여객기 공개를 2027년으로 연기한 보잉은 4.3% 낮아졌다.

달러가격은 속등했다. 파월의 매파적 발언에 금리가 뛰자 달러인덱스도 점프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66% 높아진 99.3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6% 낮아진 1.1588달러, 파운드/달러는 0.79% 내린 1.316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4% 오른 152.93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5% 상승한 7.099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5%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 트럼프의 '펜타닐 관련 대중 관세 인하 예상' 등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 등이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33달러(0.55%) 오른 배럴당 60.4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52달러(0.8%) 높아진 배럴당 64.92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700만배럴 줄었다. 예상치는 21만배럴 감소였다.

■ 연준 매파적 금리인하...12명 중 빅컷과 동결 소수의견 1명씩 나와

연준은 경기 둔화와 고용 부진 우려 속에 예상대로 2달 연속 기준금리를 내렸다. 하지만 파월 발언은 매파적이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회의가 끝난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금리인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위원들 사이에 정책향방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연 3.75~4.00%로 조정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지난 달에 이어 연속 인하다. 한·미 정책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1.50%p로 축소됐다.

이번 결정은 12명의 위원 중 10명이 찬성했다.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50bp ‘빅컷’을,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했다. ‘빅컷’과 ‘동결’이 동시에 반대표로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올해 들어 고용 증가세는 둔화하고 실업률은 다소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노동시장 하방 위험을 언급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올해 초보다 상승했으며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하며 물가 불안을 경계하는 입장도 유지했다.

이번 결정은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경제지표가 제때 발표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고용지표와 소매판매 등 주요 통계 발표가 중단되면서 연준은 사실상 '데이터 블랙아웃' 속에 정책 결정을 내렸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정부 셧다운으로 핵심 통계 발표가 지연돼 정책 판단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위원들 간 견해차가 크며 12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 여부는 경제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시장 역시 신중론으로 기울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은 전날 90%에서 65%로 급락했다.

■ 연준 QT 종료 발표

연준은 2022년 6월부터 시행한 양적긴축(QT)을 12월 1일부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QT는 연준이 보유 중인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을 매각하거나 만기 재투자를 중단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이다.

연준은 2022년 이후 QT를 통해 약 2조3천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축소해왔다. 그러나 최근 단기금리가 급등하고 초단기 지표금리인 SOFR이 기준금리 상단을 넘어서는 등 자금시장의 긴장이 커지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2019년 연준이 QT 여파로 단기자금시장 불안을 겪은 뒤 조기 종료를 결정했던 사례와 유사하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유동성 개선으로 단기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경기 진단 문구를 '경제활동이 완화됐다(moderated)'에서 '완만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expanding at a moderate pace)'로 수정하며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12월 정책 방향을 두고 강한 의견 차가 있었다. 정책이 정해진 경로를 따르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12월 FOMC는 '고용 둔화 대응을 위한 완화 지속'과 '물가 재상승 차단을 위한 긴축 유지'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한미 관세협상 타결

한국과 미국이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 세부안을 최종 타결했다.

이번 합의는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금융투자 패키지를 확정하고,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협상 쟁점이던 투자 방식, 연간 상한액, 수익 배분 구조 등에 최종 합의했다.

대통령실은 "한·미 양국이 3500억달러 대미 투자금 중 2000억달러는 현금 투자로,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MASGA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000억달러 현금 투자는 연간 200억달러 상한을 설정,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납입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될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같은 구조는 일본이 미국과 체결한 5500억달러 규모의 금융패키지와 유사하지만, 한국은 연간 한도 제한을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고 홍보했다.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명명된 조선 협력 1500억달러는 한국 기업 주도로 추진되며 투자 외에 보증 및 장기 선박금융도 포함된다. 이는 한국 조선업체의 미국 내 선박 수주와 진출 확대를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 정부는 각 프로젝트 추진 시 한국이 추천한 기업을 우선 선정하고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했다. 또한 연방 토지 임대·전력·용수 공급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양국의 상호관세는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된 수준을 유지한다. 자동차와 부품에도 동일한 인하율이 적용된다.

품목별로는 의약품·목재 제품은 최혜국 대우, 항공기 부품·제네릭 의약품·미국 내 미생산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가 적용된다.

특히 반도체에 대해선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받기로 해 한국 반도체 수출 경쟁력 유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쌀·쇠고기 등 추가 개방을 막고, 검역 절차 협력 강화 수준으로 조율됐다.

■ 정부, '외환시장 안정장치 마련' 자평

양국은 외환시장 안정 장치와 투자 회수 구조를 보다 명확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투자금의 상업적 합리성을 MOU 제1조에 명시하기로 합의했다. 원리금이 보장되는 프로젝트만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원리금 상환 전까지 수익은 한·미가 5대5로 배분하며, 20년 내 원리금 전액 회수가 어려울 경우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특수목적회사(SPC)를 모자펀드 형태로 구성해 개별 프로젝트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에서 보전할 수 있도록 리스크를 분산했다.

김용범 실장은 "이번 합의는 한국 외환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결과"라며 "추가 국채 발행 없이 기존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으로 연 200억달러를 조달해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이번 협상 타결을 가장 기뻐하는 주체 중 하나는 현대차다.

현대차는 "어려운 협상 끝에 관세 인하가 확정돼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수출·고용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정책가 등은 "이번 합의로 한국의 대미 진출 기반 산업(조선·반도체·자동차·바이오 등)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한·미 간 경제·안보 연계형 협력구조가 강화되면서, 양국의 공급망 안정과 산업동맹 심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한·미 협상의 핵심은 상업적 합리성과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두 축"이라며 "이번 타결을 계기로 한·미 경제협력 구조를 한 단계 진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 이창용 한은 총재 "잘된 협상. 다행"...미중정상회담, 한일정상회담 주목

현금 투자 연간한도 상한 200억불을 제안했던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굉장히 잘된 협상이며,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29일 국회 기재위 도중 협상 타결 소식을 들은 뒤 "한은이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1년 사이 외화를 조달할 수 있는 규모는 150억~200억달러 수준인데, 이번 합의는 외환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져 다행"이라고 했다.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된 것은 성공적인 협상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이 총재는 "굉장히 잘된 협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미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 1,431.7원을 기록했던 환율이 1,420원 밑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정부와 협상 과정에서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규모가 150억~200억달러라는 점을 이미 공유해왔다. 이번 합의는 그 범위 내에서 이뤄진 만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엔 미중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 일정이 잡혀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11년만에 한국을 찾는다. 미중 두 정상은 경주가 아니라 부산에서 만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낙관적 입장을 피력해왔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은 일단 소강 상황, 혹은 휴전에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들이 많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다카이치 신임 일본 총리의 첫 만남 역시 주목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여자 아베'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최근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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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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