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28일 "AI Capex 사이클은 아직 중반부에 위치한 것으로 보이며, 설령 과잉투자의 징후를 노출하고 있더라도 극초기 구간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성환 연구원은 "벤더 파이낸싱과 부채 발행을 빌미로 AI Capex 버블론도 계속 제기된다"면서 이같이밝혓다.
9월 이후 OpenAI발 벤더 파이낸싱 논란, 오라클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부채 비율의 상승,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GPU 감가상각 기간을 길게 산정하는 행태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AI Capex는 부채 발행이나 회계적인 트릭을 수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은 이런 신호들에 불편함을 느끼는 듯하다"면서 "일각에서는 또다시 투자여력 부족과 AI Capex 버블론을 꺼내들고 있다"고 했다.
위 요소들은 사이클의 호황 국면에서 실제로 종종 보여지며, 과도해지면 과잉투자·과잉경쟁으로 귀결된다고 했다. 그리고 과잉투자는 궁극적으로 Capex 사이클의 정점을 형성하고 망가뜨리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실제 닷컴 버블은 통신/닷컴 기업들의 과잉투자가 업황의 정점을 만들었고, 이후 과잉설비로 인한 마진 악화와 업황 하강 과정에서 엔론과 월드컴 등의 대규모 회계부정이 발견된 바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AI Capex 사이클은 아직 중반부라고 했다.
그는 "경상적인 AI Capex 여력을 보려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현금흐름표를 봐야한다. 이들의 Capex 재원은 영업현금흐름에서 나오는데, 영업현금흐름은 순이익이 지배한다"면서 "내년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순이익은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Capex의 경상적인 여력이 내년 11% 증가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이들이 점점 많은 재원을 Capex로 쓰고 있지만 현금이 모자라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돈이 모자랐다면 재무현금흐름이 (+)였을 것"이라며 "그러나 빅테크들의 재무현금흐름은 (-)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2분기까지 부채 순상환 기조였고 대규모 자사주 매입도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합산 부채비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렇다면 지금까지 어디서 돈이 나왔을까. 2010년대에 적절한 사용처를 찾지 못해 쌓여있던 현금성 자산의 방출이 지금까지 Capex를 가속화시킨 재원이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현재 이들이 추가 Capex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옵션은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을 동결할 수도 있고, 낮은 회사채 금리를 이용해 부채를 사용할 수도 있으며, 고용을 줄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빅테크들의 부채비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 과거 굵직굵직한 Capex 사이클들은 모두 레버리징을 수반하면서 과잉투자와 금리 상승에 취약해지는 연결고리를 만들어뒀었다"면서 "지금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과잉투자 징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극초기라고 판단하는 이유다. 2026년은 사이클의 중반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