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무역합의를 앞두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을 매우 존중한다. 우리는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틱톡(TikTok) 거래 최종 서명도 이르면 목요일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된 아시아 순방 첫 일정에서 잇따라 무역협정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시진핑과의 회담을 앞두고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와 각각 무역·광물 협정을 맺고, 태국과 베트남과는 무역 협정 기본 틀에 합의했다.
이들 4개국은 모두 아세안(ASEAN) 11개 회원국 중 하나로 미국산 농산물·에너지·항공기 구매 확대, 무역 장벽 완화, 미국 상품에 대한 시장 접근성 개선 등을 약속했다.
또한 미국과의 수출통제, 제재,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에도 동의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지역에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희토류 수출 제한을 해제하고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태국은 미국산 차량·의약품·에탄올 수입 확대를 약속했다.
트럼프는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 휴전 협정을 공식화하며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의 웬디 커틀러 부회장은 “이번 합의는 구속력 있는 조항보다는 협력 중심의 성격이 강하다”며 “과거 협정보다 내용이 간결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필요할 경우 관세 부과나 협정 종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중 협상단은 아세안 회의를 계기로 양자 협상을 진행해 '예비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2일간 협상이 매우 건설적이었다. 중국이 희토류 통제를 1년 유예하기로 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중 100% 추가 관세는 사실상 철회됐다”고 전했다.
노무라증권의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양측이 일정한 양보를 통해 기존의 관세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은 미국산 대두 구매를 재개하고 희토류 통제도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일왕을 예방한 뒤 한국으로 이동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끝으로 순방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