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4일 미국채 금리 상승, 금통위 여파 등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간밤 유가가 60불 위로 점프하면서 미국채10년물 금리도 4% 위로 올라왔다.
특히 전날 외국인이 선물을 대거 순매도함에 따라 이들은 이날 반응도 주목된다.
전날 금통위에서 신성환 금통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지만, 금통위는 전반적으로 매파적이었다.
서울 집값 급등, 환율 급등 등이 겹쳐 통화 완화가 쉽지 않은 국면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 美금리 4일만에 다시 4%대로...유가 6% 급등에 움찔
미국채 금리는 23일 유가 상승을 우려하면서 레벨을 올렸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일만에 다시 4%대로 올라왔다. 미국의 러시아 석유기업 제재로 국제유가가 6% 가까이 뛰자 인플레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았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45bp 상승한 4.001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35bp 오른 4.573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90bp 오른 3.4915%, 국채5년물은 5.65bp 상승한 3.6070%를 나타냈다.
종가기준으로 살펴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3.9690%로 내려가면서 1년 남짓만에 3%대로 진입했다.
이후 17일 4.01%를 기록하면서 하루만에 4%대로 복귀했으나, 다음 거래일인 20일부터 3일 연속 하락면서 3.9%대 중반까지 레벨을 낮춘 바 있다.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의 주요 석유기업 두 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미온적인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기업은 로스네프트오일과 루코일이다. 이에 유가는 60불 위로 올라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3.29달러(5.62%) 오른 배럴당 61.7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3.40달러(5.4%) 높아진 배럴당 65.99달러에 거래됐다.
■ 뉴욕 주가, 미-중 정상회담 기대로 상승
뉴욕 주가지수는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확정 소식이 나온 가운데 양국 무역협상 진전 기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에너지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44.20포인트(0.31%) 오른 4만6734.61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9.04포인트(0.58%) 상승한 6738.44, 나스닥은 201.40포인트(0.89%) 높아진 2만2941.8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와 산업주가 1.3%씩, 소재와 정보기술주는 1%씩 각각 올랐다. 반면 필수소비재주는 0.4% 내렸다.
개별 종목 중 국제유가 급등 속에 에너지주인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1.1% 및 0.6% 각각 올랐다. 테슬라는 실적 부진에도 2.3%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1% 높아졌다. 반면 IBM은 실적 실망감에 0.9%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강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4% 높아진 98.9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4% 오른 1.1616달러, 파운드/달러는 0.25% 낮아진 1.3322달러를 기록했다. 스와티 딩그라 영란은행(BOE) 정책위원이 관세 정책에 따른 금리인하 필요성을 시사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달러/엔은 0.40% 상승한 152.57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2% 하락한 7.1245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4% 강세를 나타냈다.
■ 트럼프, 미-말, 미-아세안, 미-일, 한-미 회담 후 미-중 회의
금융시장이 다음주 APEC 일정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밤 백악관을 출발해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일본, 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트럼프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해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회담하고, 아세안(ASEAN) 정상 실무만찬에 참석한다. 이후 27일 일본 도쿄로 이동해 28일 오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29일 오전에는 부산을 통해 한국에 입국한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일정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트럼프는 수요일(29일) 오전 부산으로 이동해 이재명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이후 APEC CEO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APEC 정상 실무만찬에 참석한다.
트럼프는 다음 날인 30일 오전 시진핑 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을 갖고 당일 밤 워싱턴DC로 귀국할 계획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이후 첫 미중 정상회담으로 무역과 안보 등 주요 현안을 포괄하는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 한미 관세협상은...이재명-트럼프, APEC에서 합의 이룰지 미지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4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양국의 입장이 여전히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고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많은 부분에서 의견이 좁혀졌지만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한두 가지 사안에서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이는 협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전형적인 양상"이라고 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과 APEC 회의를 앞두고 협상에 박차를 가했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김 실장은 "추가로 대면 협상할 시간은 없다. APEC을 계기로 타결을 기대하기엔 갈 길이 멀지만, 협상이라는 게 막판에 급진전되기도 한다. 끝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아직 진행 중인 부분들이 남아 있으며, 굉장히 중요한 순간에 와 있다"며 "남은 쟁점들을 중심으로 마지막까지 협상력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만나 한미 관세협상의 후속 논의를 이어갔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한국의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 방식이다.
미국 측은 현금 중심의 단기 일시불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한국 측은 외환시장 안정성과 재정 부담을 고려해 일정 비율의 현금 투자와 함께 대출·보증 등 금융수단을 병행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투자 기간을 10년 이상 장기로 분할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29일) 및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타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만 김 실장이 "핵심 쟁점에서의 입장 차가 여전하다"고 밝혀 APEC을 계기로 최종 합의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미국 CNN 인터뷰에서 "조정과 교정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협상 타결까지는 추가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이번 협상이 성사될 경우 한국의 대미 투자 구조가 대규모 산업·금융 프로젝트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타결이 지연될 경우 한미 무역관계 불확실성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1박 2일 일정으로 확정됨에 따라 한반도 정세 변화와 북미 간 접촉 가능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매파적 환경, 이 분위기면 11월 금리 인하도 물 건너가
한은의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인하 열어두기'와 '동결 유지' 의견은 4:2로 나왔다.
지난 8월의 5:1에서 4:2로 변해 한은 금통위 스탠스가 좀더 매파적으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하면서 "통화정책 면에서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고 환율도 단기간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만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인하와 동결 의견이 5:1에서 4:2로 변한 것 자체가 금융안정에 좀더 포커스를 둔 것"이라고 했다.
총재는 금리가 인하 사이클에 있지만, '인하 속도와 폭을 좀더 천천히 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은 경기 부양의 시급성과 금융안정의 필요성 중 후자에 좀더 방점이 찍혀 있음을 시사했다.
총재는 "평균적으로 100bp 인하하면 성장률을 0.24%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자산가격을 올리는 효과가 컸다"면서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엔 환율이 무섭게 뛰면서 채권 투자자들의 걱정을 더욱 키웠다.
서울 집값 상승세 확대 뿐만 아니라 위태로워 보이는 달러/원 환율 상황이 이미 타격을 입은 '11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더욱 짓누르는 그림이 만들어진 것이다.
오후 3시30분 기준 달러/원 환율은 9.8원 뒨 1,439.6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1,440원을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벌였다.
달러지수가 강세를 보인 영향에 한미 협상, 미중 협상, 그리고 대미투자 등과 관련한 경계심이 이어졌다.
금통위에서 이창용 총재는 나름대로 환율 상승분을 분석한 결과를 전해주기도 했다.
총재는 "지난 8월 통방 이후 달러/원 환율이 35원 가량 이렇게 올랐는데, 1/4은 글로벌 달러 강세, 3/4은 미중 갈등 따른 위안화, 일본 수상 불확실성 문제, 우리 나라 관세문제, 3500억불 조달 걱정 등이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 서울 부동산 폭등 데이터 확인...상승세 경기로 확산
23일 오후 부동산원이 월요일(20일) 기준으로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5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0.08%(9월 1일) → 0.09%(8일) → 0.12%(15일) → 0.19(22일) → 0.27(29일) → 0.54%(추석연휴기간 10월13일 기준 2주치) → 0.50%(20일)을 기록 중이다.
추석 연휴 기간 중 사실상 일주일은 거의 놀았기 때문에 2주치 데이터를 '반분해서' 해석해선 안 된다.
전체적으로 10월 들어서 서울 집값이 폭등세로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서울 전반적으로 정주여건이 양호한 대단지·역세권 등 선호단지,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와 거래가 증가하면서 가격 폭등을 견인했다.
광진구(1.29%), 성동구(1.25%), 강동구(1.12%)는 1% 넘는 급등세를 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도 이어지는 가운데 역세권·학군지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서울 강남권 노른 자위에서 시작한 아파트 값 상승세는 서울 주변지역, 그리고 경기지역으로 확산됐다.
이번주 경기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16%로 높아졌다.
최근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3%(9월 22일) → 0.07%(9월 29일) → 0.15%(10월13일 기준 2주치) → 0.16%로 오름폭을 키우는 중이다.
한편 신규로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지정 효력은 이번주 20일부터 적용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 등을 거래하려면 계약 체결 전 관할 관청에서 실거주 목적에 한해 허가받아야 한다. 이런 규제의 효과들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 강도 봐야
전날 금리가 뛴 데엔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가 작용했다.
시장 일부에선 예상과 달리 소수의견(신성환 위원 인하 주장)이 나온 데다 한은도 여전히 인하 사이클을 긍정했기 때문에 특별히 매파적인 것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물 매도 공세와 맞물리면서 매파적인 요소가 부각됐다.
외국인은 전날 3년 선물을 2만 7,114계약, 10년 선물을 5,170계약 대거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3년 선물 순매도 규모는 역대 7위권에 해당할 정도로 컸다.
따라서 이들이 이날 다시 어떤 강도로 매도를 이어갈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투자자들 사이에 국고3년 2.6%, 국고10년 2.9%를 넘는 것은 과도해 분할매수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조언도 보였지만 일단 환율 안정 여부, 그리고 외국인 매도 강도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10월 금통위 이후...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