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머스크 “삼성-TSMC, 테슬라 AI5칩 설계 참여”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셋 ‘AI5’ 생산에 삼성전자가 참여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테슬라가 그동안 의존해온 대만 TSMC의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 삼성과 병행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의미다.
머스크 CEO는 22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AI5 칩은 TSMC와 삼성전자가 모두 제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올해 7월 삼성전자에 차세대 ‘AI6’ 칩 생산을 맡겼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AI4는 삼성, AI5는 TSMC, AI6는 다시 삼성이 담당하는 구조였으나 이번 발언으로 AI5에서도 삼성전자가 일정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머스크는 “AI5 칩은 자동차와 로봇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과잉 공급 확보가 목표”라며 “만약 너무 많이 생산된다면 데이터센터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엔비디아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엔비디아가 여러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반면, 테슬라는 자체 수요만 충족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8일 ‘글로벌 대형 기업’과 22조7648억원 규모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는데, 업계에서는 해당 고객이 테슬라로 확인됐다.
머스크는 당시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삼성전자의 텍사스 신규 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할 예정”이라며 “이 공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AI5 공동 생산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외신들도 “TSMC 독점 체제에서 벗어난 테슬라의 전략 다변화가 삼성의 시장 입지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대해서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옵티머스가 언젠가는 ‘로봇 군단’이 될 것”이라며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은 테슬라의 장기 성장 핵심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테슬라는 올해 말까지 텍사스 오스틴 지역에서 로보택시 시범 운행 차량의 안전 운전자를 제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연말까지 미국 내 8~10개 대도시(애리조나·네바다 등)에서 로보택시 테스트를 확대할 것”이라며 “자율주행 시대의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테슬라는 이번 3분기 실적에서 매출 280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262억7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251억8000만달러) 대비 약 12% 증가한 수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50달러로, 예상치(0.54달러)를 밑돌았다. EBITDA(세전·이자전·감가상각 전 이익)는 42억3000만달러로, 예상치(37억8000만달러)를 상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 급감한 16억2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AI 칩·로봇·로보택시 등 테슬라의 ‘AI 전환 로드맵’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AI 칩과 자율주행 기술은 향후 수년 내 1조달러 가치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며 “머스크의 이번 발언은 그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