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1-03 (월)

(상보) 미국, 대중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 검토 - 블룸버그

  • 입력 2025-10-23 07:1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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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중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소프트웨어가 포함되거나 이를 이용해 제작된 제품의 대중 수출 제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방침 등에 대응한 조치이다.

이번 조치는 여러 대안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예고한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중 수출 금지 방침을 실행에 옮기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소프트웨어가 포함됐거나 미국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생산된 전 세계 제품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11월 1일부터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새로운 수출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복수의 소식통은 “이 계획이 최종적으로 실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수출 제한 조치가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갈등을 한층 격화시킬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 정부 내부에서도 보다 완화된 접근을 선호하는 목소리가 있어 정책 노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날 관련 소식이 전해진 이후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는 0.9% 이하로 동반 하락했다. 백악관은 이번 사안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으며 수출통제를 담당하는 상무부도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구체적인 미국의 조치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도 “미국이 일방적 장거리 관할권(long-arm jurisdiction) 조치를 부과하는 데 반대한다”며 “미국이 잘못된 길을 계속 간다면 중국은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소식통은 “미 행정부가 대중 압박을 위한 신호로서 조치를 발표할 수 있지만 실제 시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들에 따르면, 보다 제한적인 범위의 수출 통제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상상 가능한 거의 모든 제품이 미국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진다는 한 소식통의 언급처럼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그 파급 범위는 매우 광범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과의 기술·무역 교류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자·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미치는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조치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적용했던 제재와 유사한 형태로, 미국 기술 또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조치를 예고했던 시점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간 정상회의를 불과 3주 앞둔 때였으며,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대폭 강화한 다음 날이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첨단 기술 제조에 필수적인 원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핵심 소프트웨어’의 구체적 범위를 두고 미 정부 내에서도 혼선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산 제품에 잇달아 관세를 부과했지만 대중 수출통제에 대해서는 일관되지 않은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한때 엔비디아의 AI칩과 칩 설계용 소프트웨어의 대중 수출을 제한했다가 이후 이를 일부 해제한 바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국 내 기업이 제재 대상 중국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물품과 기술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해 중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현재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입품에 부과되는 평균 관세율은 약 55%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인상안을 실행할 경우 최대 155%까지 치솟을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루스소셜에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며 “매우 존경받는 시 주석이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자기 나라가 불황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미·중 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정 부분 유화적 제스처로 해석되는 한편 중국이 희토류 통제를 고집할 경우 미국도 상응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도 담겼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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