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국토부

(장태민 칼럼) '이재명 부동산 책사' 이상경의 유튜브 외출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구설수에 오른 뒤 이번엔 '이재명의 부동산 책사'로 불리는 이상경 국토차관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상경 차관은 이재명 정권 부동산 정책의 실질적인 설계자 등으로 불리던 인물이다.
이 차관은 가천대학교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 등을 지내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같이 활동한 '성남 인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주거와 관련해 '소유 개념 탈피'를 내세웠던 인물로 개발이익 환수,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 등을 주장한 뒤 정권 교체와 함께 6월부터 국토부 차관이 됐다.
세간엔 김윤덕 국토장관은 그다지 아는 게 없는 얼굴 마담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브레인은 이상경 차관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 이상경의 부동산 유튜브 외출...문득 떠오른 김현미의 부동산 폭락 유튜브 추종
이상경 국토1차관은 20일 부동산 유튜브 '부읽남 TV'에 출현해 10.15 대책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 차관은 부동산 유튜브 업계의 미남자인 부읽남(부동산 읽어주는 남자)의 질문에 1시간 내내 매우 밝은 표정으로 답변했다.
이 차관은 '집값이 유지되거나 내려가면 그때 사라. 기다렸다가 돈을 모아 나중에 사라. 현금 동원력이 큰 사람은 규제와 무관하다'는 등의 얘기를 중구난방으로 했다. 필자는 방송을 보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이 차관은 또 주거와 관련해 단기간에 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면서 빌라 등 비아파트 거주를 권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 아파트 거주를 원하지만 차관은 단기간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건 어려우니 빌라와 오피스텔, 도생(도시형생활주택) 등을 추천했다.
필자는 전날 이 차관이 출연한 유튜브의 '너무나 밝은' 스튜디오 분위기, 그리고 자신은 수십억 짜리 고급 아파트에 살지만 굳이 아파트에 살 필요 있느냐는 태도 등을 보면서 이 실세 차관이 얼마나 오래 공직을 지킬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부동산에 대해선 아는 게 없었지만 문재인 정권 최장수 장관을 지낸 김현미 장관의 사례를 떠올리기도 했다.
김현미 장관은 당시 정책에 대한 이해부족과 조바심 때문인지 부동산 폭락 유튜브를 추종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 시절 집값 폭등 뒤 국회에 출석한 김현미 국토장관은 자신이 부동산 폭락 유튜버인 '라이트하우스'를 팔로우잉하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라이트하우스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 마다 '집값 폭락한다'고 외쳐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지만, 집값은 그의 예상과는 반대로 폭등했다.
혹시나 해서 확인해 보니 라이트하우스는 10.15 대책이 나온 뒤 역시나 폭락을 외치고 있었다.
한편 이상경 차관은 자신에게 국토차관이란 월계관을 씌워준 이재명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과도하게 부동산에 쏠려 있는 자금을 주식시장과 같은 생산적인 분야로 이동시키자'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 이미 고급 아파트 소유한 국토차관의 여유...그리고 '돈 생기면 사라'는 점잖은 조언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이상경 차관이 신고한 재산은 56억원이 넘는다.
배우자 명의로 33억원대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등 부동산 부자다.
그런 그가 유튜브에 출연해 너무나 태연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부동산 투자 조언하는 모습을 하는 모습을 보는 데엔 인내심이 필요했다.
과거 대장동 사건을 ‘성공한 사업’이라고 칭송했던 대통령 측근이 유튜브에 출연해 '우리가 대출을 틀어 막았으니, 당신들은 분발해서 돈을 모아 집을 사보라'고 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차관은 최근 MBC라디오에 출연해서도 '현금 부자만 집을 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우려는 일부 있을 여지가 있다. 보유세를 강화한다든지 하면 고가주택을 가진 세대는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수요가 떨어지게 된다"는 식으로 발언해 현실 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차관은 또 "갭투자 수요가 사라지면 전세 물량이 일부 줄 수 있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이 빠르게 진행 중이고, 정부는 비아파트 매입 확약으로 공급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관의 태도를 보고 있으면, 없는 사람들은 아파트를 꿈꾸지 말고 어쩔 수 없이 월세를 살게 되더라도 '그러려니 하라'는 조언처럼 느껴진다.
차관의 화법엔 유체이탈의 느낌이 너무 많이 난다. 내 욕망엔 충실하지만 다른 사람의 기본적인 욕망은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부동산 시장은 가급적이면 건들지 않겠다, 세금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등의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구상의 상당부분을 이 차관에게 의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재명 정권 초반부터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은 흔들리고 있다.
최근 구윤철 기재부 장관이 보유세 인상을 시사하자 여당 내부에선 '보유세를 당장 건드릴 생각은 없다'는 반론이 나오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급기야 10.15 대책 이후 국민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실세 차관'이 유명 부동산 유튜브에 출연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 이번에도 정부 정책을 믿을 수 없겠구나'하는 확신을 갖게 됐다.


(장태민 칼럼) '이재명 부동산 책사' 이상경의 유튜브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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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관보

(장태민 칼럼) '이재명 부동산 책사' 이상경의 유튜브 외출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