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0-22 (수)

[채권-장전] 10월 인하는 없다

  • 입력 2025-10-20 08:1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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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0일 미국채 금리 상승 영향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수로 금리 레벨이 낮아졌지만 미국시장에서 위험선호가 다시 힘을 받은 영향을 봐야 한다.

월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을 앞두고 트럼프는 시진핑에 대한 공세를 누그러뜨렸으며, 베센트와 허리핑은 조만간 관세 사전 조율을 할 예정이다.

이번주 금통위에선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1,400원대에서 고공행진 중이고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

코스피 역시 신고점 경신 흐름을 이어가면서 금리 인하가 시급하지 않다는 점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 美10년 금리 4%대로 다시 반등...뉴욕 주가 트럼프 발언 등으로 상승

미국채 금리는 17일 주가 반등 등 위험선호 부각에 따라 상승했다.

지역은행 부실대출 우려가 다소 누그러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 기조가 후퇴하면서 뉴욕 주가가 뜨자 금리 전반도 상승 압력을 받았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10bp 오른 4.01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40bp 상승한 4.60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00bp 상승한 3.4625%, 국채5년물은 4.75bp 오른 3.592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금융사의 실적 서프라이즈, 트럼트 대통령의 대중 발언 완화 등으로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38.37포인트(0.52%) 높아진 4만6190.61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4.94포인트(0.53%) 오른 6664.01, 나스닥은 117.44포인트(0.52%) 상승한 2만2679.97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강해졌다. 필수소비재주가 1.2%, 금융과 에너지, 통신서비스주는 0.8%씩 각각 올랐다. 반면 소재와 유틸리티주는 0.4%씩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실적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트루이스트파이낸셜이 3.7%, 피프스써드뱅코프는 1.3% 각각 올랐다. 기대 이상 실적을 공개한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7.3% 높아졌다. 테슬라가 2.5%, 엔비디아는 0.8% 각각 상승했다.

부실대출 우려로 급락한 자이언스뱅코프가 5.8% 반등했고, KBW 지역은행지수 역시 1.7% 올라 시장 분위기를 바꿨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 기조가 후퇴하면서 금리 전반이 오르자 달러인덱스도 따라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0% 높아진 98.4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8% 낮아진 1.1668달러를 나타냈다. 유로존의 9월 CPI 최종치가 전년 대비 2.2% 올라 예상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운드/달러는 0.03% 내린 1.343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4% 오른 150.49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2% 상승한 7.1263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23%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최근 3일 연속 하락하면서 5개월내 최저치를 기록하더니 이날은 숨을 골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14% 오른 배럴당 57.5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38% 상승한 배럴당 61.29달러에 거래됐다.

■ 트럼프, 대중 강경책 물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미·중 간 추가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

트럼프는 17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100%의 추가 대중 관세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가 장기적인 무역전쟁에 들어선 것이냐"는 질문에 "이미 전쟁 중"이라고 답하며 미·중 간 긴장이 여전히 고조된 상태임을 인정한 바 있다.

트럼프의 누그러진 발언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미·중 간 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에 시진핑을 만날 것이라고 점을 재확인했다.

트럼프는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날 것"이라며 "중국과 잘 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ㅁ"고 말했다.

이후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 전 취재진에게 "중국은 157% 관세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세 때문에 미국이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 미·중 관계가 점점 더 경색된 가운데 양국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엇갈린 신호를 보내왔다.

중국은 자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와 관련해 "미국이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새로운 희토류 수출 규제 계획에 대응해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중국은 한국 회사의 미국 법인에 제재를 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대중 무역을 더욱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대형 트럭과 그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스쿨버스, 시내버스, 관광버스를 포함한 수입 버스에는 10% 관세가 부과된다.

중형 트럭은 총중량이 1만파운드(약 5536kg)를 초과하고 2만6001파운드(약 1만1800kg) 미만인 차량을, 대형 트럭은 총중량이 2만6001파운드 이상인 차량을 의미한다.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는 엔진, 엔진 부품, 변속기,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전자 부품 등이 포함된다.

미국은 이미 지난 4월부터 소형 및 중형 트럭, 승용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해왔다. EU와 일본은 미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지만 중·대형 트럭에 대해서는 25%의 고율 관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베센트-허리펑, 조만간 이뤄질 사전 조율도 주시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핑 중국 부총리가 트럼프-시진핑 회담 전 조만간 만날 예정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허리펑 부총리와 베센트 장관이 미·중 간 주요 경제 및 무역 현안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무역 협상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6개월간 유럽 내 4개 도시에서 만나 세 자릿수 수준까지 치솟았던 양국의 관세를 완화하는 '관세 휴전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해당 합의는 오는 11월 10일 만료된다.

이번 회담이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면 양국 모두와 활발한 교역 관계를 유지하는 동남아 수출국으로 회담 장소가 옮겨지게 된다.

현재 말레이시아산 제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19%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미국은 국가 안보 무역 검토를 이유로 반도체 및 전자 부품에 최대 100%의 추가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한은 스탠스 감안시 금리 동결은 당연한 선택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미 여러 차례 최소한 금리가 부동산 상승을 더 자극하게 만들어선 안된다는 점을 어필한 바 있다.

8월 금통위 금리 동결 당시 금융안정 이슈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는 신성환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가파른 데다 정책 효과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인하 목소리를 내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0.08%(9월 1일) → 0.09%(8일) → 0.12%(15일) → 0.19(22일) → 0.27(29일) → 0.54%(10월13일 기준 2주치)를 기록 중이다.

추석 연휴 때문에 지난주 목요일 발표한 데이터가 2주치를 담고 있긴 하나, 연휴 때문에 실질적 거래 가능기간이 얼마 안 되는 상황에서 0.5%넘는 폭등을 기록한 것은 만만하게 볼 수 없다.

결국 정부가 서울 전지역과 경기 알짜지역을 토허제로 묶는 초강수를 썼다. 하지만 여전히 집값 안정을 자신할 수 없는 데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당시와 같은 폭등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상당하다.

환율 고공행진 역시 금리 인하를 늦추는 요인이다.

달러/원이 9월 하순 1,400원대로 진입한 뒤 최근엔 1,430원까지 넘어서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환율이 여전히 1,420원대 전후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 중인 상황에서 금리를 내려 원화 약세를 더 자극하기 어렵다.

아울러 코스피는 신고가 흐름을 지속 중이어서 금리인하를 서둘 필요 없다는 진단도 강화됐다. 코스피가 전날 장중 3,800선에 바짝 붙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시장은 이번주 금통위의 금리 동결 후 한은이 내놓을 '포워드 가이던스'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한은 금통위 관계자들이 '추가 인하 필요성'에 대해선 동의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이번엔 인하 신호의 강도를 어떻게 조율할지 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연내(11월), 더 나아가 내년 초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어떤 영향을 받을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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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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