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0-14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휴 직후에도 솟구치는 주가...반도체 낙관론 한국 시장 견인

  • 입력 2025-10-10 14:3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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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코스피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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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긴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10일 코스피지수는 다시 급등했다.

코스피지수는 추석 연휴기간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5.2% 급등한 점 등을 반영하면서 랠리를 벌였다.

국내 추석 연휴 기간 나스닥이 1.2%, S&P500도 0.4% 상승했지만 반도체 낙관론이 국내 시장에 힘을 실어줬다.

금리인하 기대감 등 유동성 호재, 그리고 최근 AI 관련 낙관론이 미국 셧다운 우려, 유럽 재정 우려 등을 압도했다.

일본 주가도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의 아베노믹스 재연에 대한 기대감으로 뛰었다. 니케이225는 국내 연휴기간 8% 넘게 급등했다.

■ 셧다운 우려 크지 않다...유럽 재정위기도 대략 알고 있는 내용

현재 미국은 셧다운 상태로 양당이 각각 발의한 임시 예산안은 모두 부결된 상황이다. 하지만 주식투자자들은 크게 긴장하지 않는다.

미국의 셧다운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과거 사례들의 제한적인 주식시장 영향에 주목하면서 주식투자 낙관론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시장은 과거 셧다운이 일주일 이상 지속됐던 1995년, 2013년, 2018년 모두 실물경제 영향이 단기간에 그친 것을 주목했다.

세차례 모두 셧다운 기간 전후로 소비자 심리 위축이 나타났으나 사태 해결 후 주가는 1~2개월만에 빠르게 회복하며 셧다운 전 수준으로 올라왔다. 소비 역시 워싱턴 DC, 메릴랜드 등 공무원 분포가 높은 지역 중심으로 둔화됐으나 일시적 유동성 제약에 따른 단기 위축에 그쳤다.

이진경 DB증권 연구원은 "미국 셧다운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낙관론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셧다운은 단기적인 심리적 이슈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과거 3차례 장기 셧다운 사례를 보면 셧다운 기간 동안의 주가 수익률과 종료 직후 30일 주가 수익률간 음의 관계가 나타난 바 있다"면서 "즉 실물경제에 심각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한 셧다운 이슈는 단기 심리적 이슈에 불과하며 이는 오히려 차익거래의 기회"라고 밝혔다.

셧다운과 함께 유럽 재정위기도 불거졌지만 위험자산에 큰 위협이 되진 못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 영국의 등 유럽에 대한 재정 우려가 크지만 위험자산 시장에 큰 위협은 되지 않는다. 또 최근 일본의 정치 격변에 따른 재정위기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일본은 오히려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연휴기간 주가가 폭등했다"고 밝혔다.

국내 연휴기간 니케이225가 8% 넘게 급등하는 등 최근 일본 주가가 큰폭으로 올랐다.

■ 글로벌 주가 상승 이끄는 유동성과 AI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을 이끄는 주체는 유동성, 그리고 AI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지난 9월 FOMC에서 미국 연준은 금리인하 재개와 함께 추가 인하를 시사하면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유동성 장세 기대를 업고 반도체나 AI가 다시 한번 주식시장의 테마가 된 것도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 됐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글로벌 주가 향방에 대해 복선 역할을 했던 미국의 8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의 예상 외 감소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재개와 함께 향후 ‘통화정책 효과와 유동성 증가 기대’ 가시화라는 해석을 앞당겼다. 이 재료가 글로벌 주식시장의 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문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와 AI 테마가 버무려져 최근 주식 랠리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셧다운 상태로 양당이 각각 발의한 임시예산안 모두 부결된 상황이지만 AMD와 오픈AI의 AI 데이터센터 파트너십 발표, 젠슨 황 CEO의 AI 산업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오라클 옹호 등 AI 낙관론 재점화가 불안 요인을 상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MD와 Open AI의 협력 소식 속에 젠슨 황은 지난 6개월간 컴퓨팅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면서 AI 거품론을 일축했다"면서 "베이조스가 AI 투자에 일부 거품이 있다는 발언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AI 관련 호재가 악재를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연휴 기간 미국, 일본 등의 반도체가 크게 뛰었고 오늘 이런 호재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수급이 반도체로 쏠리고 주가가 뛰었다"고 밝혔다.

■ 코스피 장중 3600 넘는 등 신고가 경신 흐름 지속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10월 2일) 코스피지수는 100P 가까이 급등하면서 3,500선을 넘어선 바 있다.

이후 이날은 장중 3,600선을 넘어서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일의 주가 폭등은 외국인의 놀라운 한국 주식 매수 영향이 컸다.

당시 외국인은 무려 3조 1,400억원이라는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코스피를 순매수한 바 있다.

당시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무려 15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면서 3조원이 넘는 놀라운 규모의 코스피 순매수에 힘을 실었다.

이들의 한국 반도체 공략은 이날도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5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하면서 신고가 경신 흐름을 이끄는 중이다.

코스피 랠리가 '관성적으로'(?) 이어지다 보니 최근 불확실 요인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은 유지되고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정부 셧다운, 프랑스 정치적 불안 지속 등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주요국 경제는 잠재 성장률 수준의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 Fed의 보험성 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risk-on 모드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 주식 이끄는 반도체 낙관론

이런 분위기 속에 현재 한국 주식 랠리를 이끄는 주체는 한국 대표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다.

삼성전자는 이날 '9만전자'로 탈바꿈했으며, SK하이닉스는 4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범용 메모리의 강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DRAM은 CXMT의 Capa 증설 제약, NAND는 HDD 공급 제한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면서 "수요 측면에서는 AI 추론이 Inference → Reasoning → AI Agent로 확장되며 증가하고 있지만 이는 연초부터 있어왔던 이야기로 9월부터 시작된 수요 급증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차 연구원은 "우리는 이런 수요 급증의 주요 배경이 네오클라우드의 강세에 있다고 추정한다. 9월 반도체 산업에 가장 큰 이슈는 오픈AI의 브로드컴, 오라클을 통한 대규모 계약과 CoreWeave, Nebius, IREN 등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의 빅테크향 추가 수주 및 Capa 증설이었다.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이번 상승 메모리 Cycle의 주역인 이유는 기존 빅테크 업체들과 달리 신생 업체들이라는 점에 있다"고 밝혔다.

빅테크 업체들은 기존 클라우드 서버를 위한 메모리 기초 재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구매를 하게 된다. 반면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은 신생 업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사용 물량에 재고 비축 수요를 함께 동반한 강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그는 "2025년은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의 본격적인 투자 시작의 시기로 Capex 증가율이 +171%YoY로 빅테크 합산인 +55%YoY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며 "전체 Capex 내 비중도 13.0%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는 오픈AI, AMD 등 해외 업체들과 얽혀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MD는 향후 4년간 오픈AI에 총 6GW 규모의 GPU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AMD는 2026년 하반기부터 1GW 규모의 차세대 GPU인 MI450(HBM4 탑재)을 오픈AI에 공급을 개시해 향후 수백억 달러 매출 증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면서 "AI 데이터센터 GPU 시장은 엔비디아가 97%, AMD 3%로 예상돼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 향후 AMD는 오픈AI와 계약으로 GPU 점유율 반등 계기를 마련해 2028년 GPU 시장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오픈AI 전력 충당 계획(OpenAI Power Roadmap 2025~2035)에 따르면 초기 단계에는 기존 전력 인프라 확충과 재생에너지 구매를 확대하고, 2027년 이후에는 SMR 및 원전을 이용해 직접 연계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 체계를 마련할 전망이다.

오픈AI의 6GW 전력 규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전력 수요의 6배 해당하고, 미국 가정 약 500만 가구의 전력 사용량과 유사한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올 하반기 삼성전자는 AMD MI350에 HBM3E 12단 제품을 전량 공급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미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AMD가 내년 하반기부터 오픈AI에 공급할 MI450에도 HBM4 물량의 상당 비중을 공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삼성전자의 AMD향 HBM 매출은 올해 대비 최소 5배 이상 증가될 것으로 추정했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67%로 경쟁사(마이크론 +133%, SK하이닉스 +127%)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 상승 여력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AMD 주가는 오픈AI 계약 발표 후 3일간(10/6~9) 39% 급등해 연초 이후 +95% 상승했다. 올해 경쟁사 대비 절반 상승률에 그친 삼성전자 주가는 AMD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만큼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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