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일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강화와 미국채 금리 속락 영향에 강세로 출발할 듯하다.
다만 최근 저가매수의 한계나 연휴기간 불확실성, 한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 약화 등을 감안할 때 저가매수 강도를 확인해야 할 듯하다.
아울러 전날 다시 선물을 매도한 외국인 움직임도 봐야 한다. 외국인은 4일간 역대급 국채선물 순매도를 보인 뒤 이틀전 매수 우위로 돌았으나 전날엔 다시 팔았다.
미국에선 민간 고용 데이터가 예상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오면서 연속적인 금리 인하에 더욱 무게를 실리고 있다.
■ 美 단중기 위주로 금리 급락하며 커브 스팁...뉴욕 주가도 부진한 고용 데이터에 환호
미국채 금리는 1일 민간고용 감소 소식에 단중기 구간 위주로 속락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4.95bp 하락한 4.0985%, 국채30년물 금리는 2.10bp 떨어진 4.70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7.90bp 급락한 3.5285%, 국채5년물은 7.05bp 속락한 3.6700%를 나타냈다.
ADP 고용 수치가 크게 부진하자 금리인하 기대감이 증폭된 것이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고용부진에 따른 금리인하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시작했지만, 이미 예상된 바여서 투자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3.21포인트(0.09%) 오른 4만6441.10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2.74포인트(0.34%) 상승한 6711.20을 기록해 6700선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두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은 95.148포인트(0.42%) 높아진 2만2755.1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약해졌다. 소재주가 1.2%, 금융주는 0.9%, 통신서비스주는 0.8% 각각 내렸다. 반면 헬스케어주는 3%, 유틸리티주는 0.9%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0.4% 올라 이틀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텔은 7.1% 뛰었다. 파운드리 고객으로 AMD를 유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도 3.3% 높아졌다.
달러가격은 약간 하락했다. 장중 민간고용 부진에 하락 압박을 크게 받았으나 대법원의 리사 쿡 연준 이사 보직 유지 결정에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7% 낮아진 97.7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4% 내린 1.1730달러를 나타냈다. 유로존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8로 최종 집계돼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운드/달러는 0.25% 높아진 1.347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7% 하락한 147.10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2% 낮아진 7.1272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3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의 원유재고 급증 소식이 유가를 압박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59달러(0.95%) 하락한 배럴당 61.7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68센트(1.0%) 내린 65.35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가 179만2000배럴 증가했다. 이는 예상치 150만배럴 증가를 상회하는 결과다.
■ ADP 데이터, 서프라이즈 나타내며 3.2만명 감소
미국 지난달 민간고용이 예상을 밑돌았다.
1일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전미 고용보고서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민간 고용은 전월보다 3만2000명 줄었다. 이는 지난 2023년 3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자 예상치 5만명 증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전월 기록도 5만4000명 증가에서 3000명 감소로 낮춰졌다.
ADP의 넬라 리차드슨 연구원은 "2분기 강력한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9월 민간고용 수치는 노동시장에서 관찰된 현상, 즉 미국 고용주들이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해준다"고 말했다.
재화 부문 고용은 3000명 감소했다. 천연 자원 및 광업에서 4000명 늘었지만 건설업은 5000명, 제조업은 2000명 각각 감소했다.
서비스 부문 고용은 2만8000명 감소했다. 여가 및 숙박업(-1.9만), 전문 및 비즈니스 서비스(-1.3만), 무역·운송 및 유틸리티(-0.7만) 등에서 고용이 감소했다. 교육 및 보건 서비스(3.3만)에서는 고용이 늘었다.
50명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한 기업은 4만명, 50~499명 규모의 중견 기업은 2만명 감소했다. 50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한 기업은 3만3000명 증가했다. .
임금 측면에서는 이직을 하지 않은 근로자 급여는 전년 동월보다 4.5% 늘었다. 이직을 한 근로자 급여는 6.6% 늘었다.
■ 미국 연방정부 7년만의 셧다운
전날 장중 국내시장엔 미국의 셧다운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현지시간 9월 30일 의회에서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10월 1일 0시 1분, 한국시각 1일 13시 1분부터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에 들어갔다.
지난 2018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이후 약 7년 만인 이번 셧다운은 미국 민주·공화 양당이 건강보험 관련 예산을 둘러싸고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일부에선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하는 중이다.
예산 공백이 발생하면서 연방기관은 법에 따라 '필수인력'을 제외한 직원들을 일시해고(무급휴직)해야 한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약 75만명의 연방 공무원이 일시해고 대상이 되며, 이들의 급여 규모는 하루 4억달러에 달한다.
생명·재산 보호와 직결된 업무는 계속된다. FBI, CIA, 군인, 항공관제관, 공항 보안요원 등은 정상 근무하며 사회보장연금·메디케어·보훈 의료 서비스도 유지된다. 다만 급여는 셧다운 종료 후에야 소급 지급된다. 우편 서비스(USPS) 역시 자체 수익으로 운영되는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직원의 41%를 무급휴직에 들어가게 할 계획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병 모니터링은 지속하되 예방 연구는 중단된다. 국립보건원(NIH)은 기존 임상시험 환자 진료는 유지하지만 신규 환자 등록과 새로운 연구 착수는 불가능하다. 식품의약국(FDA)도 신약·의료기기 승인 업무 대부분을 중단해 보건·안전 관리에 차질이 예상된다.
공공서비스 운영도 불확실하다.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아직 최종 방침을 밝히지 않았으나, 과거 셧다운 시 요세미티·옐로스톤 같은 대형 국립공원은 개방을 유지했지만 인력 부족으로 훼손·안전사고가 속출한 전례가 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국립동물원 등은 최소 10월 6일까지 개방을 이어가지만 이후 운영 여부는 불투명하다.
단기간 셧다운은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지만 장기화할 경우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필립 스와겔 CBO 국장은 "연방정부의 역할과 재정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셧다운이 1주일 지속될 경우 미국 경제 성장률이 약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정상화 이후에는 같은 폭만큼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셧다운과 관련해 민주당을 압박하며 "정부가 어려운 만큼 각종 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텐션을 올렸다.
시장 관계자들은 셧다운이 길어질 경우 경기뿐만 아니라 연방 공공서비스와 행정 운영 전반에 걸쳐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단 국내외 금융시장은 예상했던 일이 벌어진 만큼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리사 쿡 해임 시도 '제동'...쿡, 일단 연내 투표권 '무사'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지를 두고 내년 1월 구두변론 심리가 열리기 전까지 쿡이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서둘러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 측에겐 타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하급심 법원에 쿡 이사의 즉각 해임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트럼프는 쿡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사기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해임 사유로 제시했다.
첫 해임 시도는 지난 8월 그가 수개월간 쿡 이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및 다른 이사들에게 금리인하를 압박하다 실패한 직후에 일어났다.
쿡은 자신이 소유한 미시간·조지아 주택 관련 모기지 신청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현재까지 법적으로 기소되거나 위법 사실이 인정된 바는 없다.
연방대법원은 1일 명령문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의 집행정지 요청을 "내년 1월 구두변론 전까지 유보한다"고 짧게 밝혔다. 구체적인 변론 일정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쿡 이사 해임 시도는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둘러싼 중대한 판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쿡 이사는 10월과 12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며, 내년 1월 회의에서도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
■ 쉽게 선물 매수로 돌아서지 않은 외국인
외국인은 전날 4분기 첫 거래일을 맞아 3년 선물을 7,962계약, 10년 선물을 2,800계약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3분기 마지막 거래일에 3년을 295계약, 10년을 1,957계약 순매수하면서 4일간의 거친 매도를 마무리하는 듯한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10월 첫날 다시 순매도로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은 지난주 수요일부터 이번주 월요일까지 4영업일간 3년 선물을 8만3,812계약, 10년 선물을 3만 1,113계약 순매도했다.
4일의 대량매도 기간 하루 평균 3년은 2만개 남짓, 10년을 7800개 가량 순매도한 것이지만, 월요일 매도 강도가 상당폭 약해진 뒤 화요일엔 매수로 전환했던 것이다.
하지만 전날 외국인이 선물을 다시 매도하자 국고3년 2.6%, 국고10년 3% 등을 모두 열어두고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나왔다.
현재 서울 집값 상승세와 환율 고공행진 등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은 약화됐다.
미국이 부진한 고용 데이터로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웠지만, 한국은 서울 집값 상승폭 확대와 환율의 1,400원대 진입 등으로 인하가 미뤄질 수 있다는 예상이 강화됐다.
한은 총재도 최근 최소한 금리 인하가 집값을 더 자극하게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는 식의 스탠스를 몇 차례 보인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금리 레벨이 높아져 가격 메리트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만 없다면 저가매수가 무난하다는 주장들도 보인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금리인하 기대감, '미국 강화' VS '한국 약화'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