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1-05 (수)

[채권-장전] 한미 금리인하 기대 축소

  • 입력 2025-09-26 08:1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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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6일 외국인 선물매매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외국인의 연이은 국채선물 대량 매도로 가격 낙폭이 커진 가운데 계속해서 이들의 움직임을 봐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투자자들이 이제 저가매수로 접근할 때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지만 강도 높은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 한국과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은이 계속해서 금융안정 문제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면서 10월 금통위 금리 인하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자신감도 저하되고 있다.

국고3년이 2.5%를 넘어서고 국고10년이 2.9%에 바짝 붙은 가운데 저가 매수가 얼마나 들어올지 봐야 한다.

■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美국채 단기구간 위주 약세, 뉴욕 주가도 후퇴

미국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단기구간 위주의 상승을 나타냈다.

미국 성장률이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주간 신규실업이 예상을 대폭 밑도는 등 경제지표가 양호한 수치를 보여주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에 흠집을 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55bp 오른 4.164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보합인 4.752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30bp 오른 3.6470%, 국채5년물은 4.00bp 상승한 3.756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미국 성장률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잇단 경제지표 호조로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진 탓이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73.96포인트(0.38%) 내린 4만5947.32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3.25포인트(0.50%) 하락한 6604.72, 나스닥은 113.16p(0.50%) 낮아진 2만2384.7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헬스케어주가 1.7%, 재량소비재주는 1.5% 각각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0.9%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0.4% 올라 사흘 만에 반등했다. 리튬아메리카는 이날도 22% 뛰었다. 인텔은 TSMC에 투자를 요청했다는 소식에 9% 급등했다. 반면 테슬라는 유럽 판매 부진에 4% 넘게 내렸다. 최근 급등한 오라클 역시 5.5% 급락했다.

달러가격은 속등했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에다 파운드화 급락이 겹쳤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65% 높아진 98.5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66% 낮아진 1.1662달러, 파운드/달러는 0.84% 내린 1.3334달러를 기록했다.

영국에선 이날 실시된 12억5000만파운드 규모 9년물 길트채 입찰 수요가 부진했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이 2.90배로 지난 7월의 3.32배보다 낮았다.

달러/엔은 0.61% 오른 149.8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1% 상승한 7.1455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70%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강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경제지표 호조로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진 가운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01달러(0.015%) 내린 배럴당 64.9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1센트(0.16%) 오른 배럴당 69.42달러에 거래됐다.

■ 놀라운 미국 2분기 GDP...주간 실업 데이터도 양호

미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3.8% 증가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예상치이자 잠정치 3.3%보다 상향 수정된 결과다.

1분기 성장률 최종치 -0.6%와 비교하면 기저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며, 2023년 3분기 4.7%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성장률 상향 조정은 주로 소비지출 증가에 기인했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PCE)은 전기 대비 연율 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잠정치 1.6%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번 미국 성장률의 속보치(3.0%)와 최종치(3.8%) 사이의 격차는 상당히 커 주목을 끌었다.

2분기 경제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수입 감소와 미국 소비자들의 꾸준한 지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비해 수입업체들이 1분기에 재고를 대거 쌓아두면서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위축된 뒤 나타난 반등이라는 분석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3분기에도 강한 성장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GDP 증가율을 3.3%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 GDP 속보치는 다음 달 발표된다.

양호한 성장 지표가 나오자 시장에선 최근 고용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 상황은 견조하다는 평가가 힘을 얻었다.

GDP가 놀라운 수치를 보여준 날 주간 단위 실업 지표도 양호했다.

25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청구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4000건 감소했다. 이는 지난 7월 중순 이후 최저치이자, 예상치 23만5000건을 대폭 밑도는 결과였다.

■ 10월 국고채 16.5조 경쟁입찰 발행...9월보다 2조 감소

기획재정부는 전날 장 마감 뒤 10월중 16.5조원 수준의 국고채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9월에 비해 2.0조원 줄어드는 것이다. 통상 하반기엔 연말로 갈수록 국채 발행 물량이 감소한다.

만기별 국고채 발행 규모를 보면 2년물 2.4조원, 3년물 3.8조원, 5년물 2.9조원, 10년물 1.6조원, 20년물 0.5조원, 30년물 4.4조원, 50년물 0.8조원, 물가채 0.1조원이다.

9월과 비교해 보면 2년물이 0.3조원, 3년물과 30년물이 각각 0.5조원씩 줄어든 것이다.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0.4조원 감소했고 물가채는 0.1조원이 증가했다. 20년, 30년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국고채 바이백은 3.2조원 규모로 실시한다. 매입 대상은 26년 3월 만기물부터 27년 7월 만기물까지 8종목이다.

국고채 교환은 3천억원 규모로 실시된다. 10년물, 20년물 경과종목과 30년물 지표 종목간 이뤄진다.

10월 중엔 원화표시 외평채 1년물을 전월과 같이 1.0조 규모로 발행한다.

10월 중 재정증권은 발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9월 중엔 국고채 21조 4,870억원이 발행됐다.

10월 중 통안채는 8.6조원(경쟁입찰 7.6조원, 모집 0.7~1.0조원) 수준으로 발행된다. 이는 9월보다 0.8조원 늘어난 것이다.

통안 중도환매는 2.0조원 규모로 실시된다. 26년 3월, 9월 만기물과 27년 3월 만기물 3종목을 대상으로 2.0조원 규모로 이뤄진다.

■ 트럼프의 계속되는 한국 압박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지만 한미 협상 관련 가시적인 진전은 없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계속해서 한국을 압박하는 중이다.

트럼프는 한국의 대미투자 약속 규모를 언급하며 "3500억달러(약 490조원)는 ‘업프론트(선불)’"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이 투자 방식과 세부 조건을 두고 협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을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25일 백악관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그동안 다른 나라들로부터 정당하게 대우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처럼 잘된 적은 없었다"면서 "관세와 무역협정을 통해 EU에서는 9500억달러를 확보했고, 일본에서 5500억달러, 한국에서 3500억달러를 받는다. 모두 업프론트"라고 자랑했다.

한국은 해당 투자 약속과 관련해 직접적인 지분 투자는 최소화하고, 대출 및 보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한국이 현금 달러를 직접 지분 투자로 제공해야 하며, 투자 대상도 미국이 결정하고 투자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한국 측은 외환 리스크를 이유로 한미 통화스왑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요구대로 현금 달러를 대규모로 투입할 경우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이 크기 때문에 당연한 요구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한미 무역협정 개정 협상을 통해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을 이끌어내는 한편 한국산 제품에 부과되던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투자 방식과 배분을 둘러싼 구체적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EU와 일본의 자동차 관세는 15%로 낮아졌지만 한국은 25%를 적용받고 있다.

■ 외국인 강도 높은 선물매도...과연 3일째 이어질까

외국인은 25일 3년 선물을 1만 9,051계약, 10년 선물을 4,433계약을 순매도했다.

장 막판 3년 선물 매도 규모를 크게 줄였지만 전체적으로 대규모의 선물매도가 이어진 것이다.

외국인은 24일 3만개에 육박하는 3선 매도, 1만개를 넘는 10선 매도를 동시에 감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4~25일 이틀간 이들은 3년 선물을 4만 8,500계약, 10년 선물을 1만 5,619계약 순매도했다.

이틀간의 대량 매도 뒤 이날은 어떻게 나올지 봐야 한다.

전날 장 막판 매도 물량을 크게 줄이는 모습도 나타낸 가운데 이들의 매도 공세가 어떻게 사그라들지 봐야 한다.

최근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외국인 대량 매도와 함께 통화완화 기대감 축소가 겹쳤다.

■ 서울 집값 뛰는데 한은은 금리인하 할 수 있을까

한은은 전날 금융안정 검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책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가 여전히 제한적인 만큼 주택시장 기대심리 관리를 위해 거시건전성정책 강화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움직임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응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제안했다.

장정수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은 "기준금리를 내리는 시점에서는 가계부채나 부동산 시장에 더욱 유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통위 내에서 가장 도비시한 성향인 신성환 금통위원도 "금융여건 완화 과정에서 금융불균형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거시건전성정책의 강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은은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대책 약발이 과거보다 안 먹힌다고 봤다.

한은은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폭등기의 대책들과 비교한 뒤 "과거 대책 발표 후 10주 경과 시점의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평균 0.03%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이번에는 여전히 0.1%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마침 전날 오후에 발표된 부동산원 데이터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확대를 보여줬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요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매매가격은 한 주간 0.19% 올라 상승폭을 확대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상승률은 0.08%(1일) → 0.09%(8일) → 0.12%(15일) → 0.19%(22일)를 기록 중이다.

대단지·역세권 등 선호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늘어나고 상승 거래가 이어지면서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성동구가 0.59% 폭등하고 마포구도 0.43%에 달하는 높은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서울 전반으로 상승세가 강화됐다.

한은 총재가 최근 금리가 집값 상승을 자극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어, 기준금리 인하를 종용하기가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달러/원 환율도 1,400원을 넘어서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에 힘을 싣고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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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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