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24일 "KOSPI 시장이 반도체 약진으로 패시브 주도 장세로 재편됐다"고 진단했다.
9월 KOSPI는 역사적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순항 중이다.
현재 주가지수는 2021년 6월 기록했던 직전 고점을 180p가량 경신하고 있다.
노동길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직전 매물벽을 해소한 터라 수급에 별다른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9월 KOSPI 랠리 일등공신은 반도체다.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선두 종목들이 9월에 약진하면서 시장 컬러를 바꾸고 있다. KOSPI는 연초 이후 빠른 속도로 업종 순환매 및 종목 장세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반도체가 약진하면서부터는 다르다.
노 연구원은 "이제 업종보다 지수 베팅이 더 중요한 패시브 장세로 재편 중인 상황"이라며 "9월 월간 수익률을 사이즈별로 보면 뚜렷히 확인된다"고 밝혔다.
KOSPI200과 KOSPI 대형주(시가총액 100위권 종목으로 구성)는 9월 각각 11.3%, 9.8% 상승했다. KOSPI 및 KOSPI 중형주(300위권 내 종목으로 구성), 소형주(300위권 밖 종목으로 구성)를 압도하는 성과다. 패시브 장세 전개에 KOSPI200과 KOSPI를 기반으로 하는 지수 상품으로 자금 흐름도 유입 중이다.
노 연구원은 "반도체 약진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속도 때문"이라며 "현재 세계 주식시장 상승 동력을 AI 기술 혁신과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에서 주로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이 2023년 1월부터 시작된 상승 사이클에서 초반부 소외됐던 이유는 뚜렷하다고 했다.
그는 "당시 국내 기업들이 AI 중심 기술 혁신 사이클에 잘 편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 내에서 반도체 상대 성과는 그나마 나은 모습을 보였다"면서 "2023년 1월부터 작년 9월까지 반도체 업종 및 삼성전자 상대 수익률은 플러스(+)였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변동성이 커진 계기는 관세와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함께 부상하면서부터다.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반도체 이익 추정치 흐름이 감소로 전환했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업종 상대 수익률이 KOSPI 대비 급격히 부진했던 원인이었다.
노 연구원은 그러나 "이제 상황은 반전됐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주가 상승 사이클에 동참했다"면서 "반도체 업종 및 삼성전자의 KOSPI 대비 상대 수익률은 9월 중 빠르게 회복됐다. 패시브 장세 전환은 KOSPI200을 경유해 반도체 외 대형주 수급에도 우호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외국인 수급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집중된 상황이다.
■ 반도체 약진 원인 4가지
노 연구원은 9월 반도체 약진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첫째, 3Q 반도체 업종 실적 예상 자체가 우호적이라고 했다.
반도체 업종의 올해(FY1) 및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1개월 변화율은 각각 3.8%, 10.0%라고 밝혔다. 에너지 업종과 더불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이익 규모가 KOSPI 내에서 에너지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이익 변화 관심이 반도체로 쏠림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반도체 업종 12개월 선행 EPS는 5주 연속 상향 조정돼 12.6% 증가했다. 올해 이익 상승을 주도했던 산업재(기계, 조선, 방산) 등 기존 주도주들에 앞서는 추정치 변화 속도다.
둘째, 글로벌 메모리 및 스토리지 기업 주가 상승세를 들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은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해 있던 종목 수익률을 레거시 기술 기업들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Seagate, Western Digital, Micron 등이다. AI 중심 기술 혁신 초반에는 Nvidia 등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종목들이 시장 상승을 주도한 바 있다.
노 연구원은 "주식 상승세가 2년 이상 전개되면서 레거시 기술 기업들로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해당 기업 12개월 선행 PER은 20배 내외로 S&P500 IT 섹터 전체 30배 내외보다 낮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센터 수요 확대가 SSD, HDD 등 저장 장치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를 주도하는 국내 기업에 우호적 상황이다.
셋째, 삼성전자를 둘러싼 기술력 의구심이 점차 완화되는 국면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미국향 파운드리 신규 수주(Tesla, Apple)와 미국향 HBM(고대역폭 메모리) 선단 수주 가능성 확대 등이라고 했다. 이는 실적 변화보다 더 직접적으로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요소라고 밝혔다.
노 연구원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언론 보도 내용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어느덧 1.3배까지 상승했다"면서 "경쟁사와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고 역사적 최고치까지도 57.4% 상승 여력이 있어 가격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넷째, 세계 주식시장을 둘러싼 금융환경도 반도체 약진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미국 크레딧 스프레드는 투자등급(IG) 기준 1998년 이후 저점을 향하고 있어 주식시장 리스크 프리미엄 하락과 할인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S&P500과 나스닥이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적게 느끼는 이유라고 했다.
노 연구원은 "통상 리스크 프리미엄 하락은 한국과 밸류에이션 격차를 지수적으로 확대하는 부정적 요소였다. 다만 국내 반도체 밸류에이션은 S&P500 IT PER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면서 '9월 금융환경은 국내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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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도 반도체에 유리할 것
3Q 실적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현재 상황은 반도체 주가 추이에 우호적일 공산이 커 보인다고 했다.
현재 애널리스트 이익 추정치 변화는 상향 조정 중이다.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재고 수준은 작년 2분기를 끝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반도체 재고 활동(재고자산/매출원가) 감소는 단가 상승을 의미해 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친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4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해 이익 추이를 확대시키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반도체 재고 활동 추이와 다르게 감소세를 보인 바 있으나 글로벌 현물가 반등 움직임으로 상향 조정 중이다.
노 연구원은 "반도체 현물 가격과 주가도 일정 패턴을 보여왔다. 여러 차례 확인된 패턴 변화는 길이와 주기 자체가 복잡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2년 주기로 확장과 축소를 반복했던 바 있으나 현재 길이는 더 짧아졌다"고 밝혔다.
반도체 겨울론 논란 확산과 이에 대응한 주가 하락이 빈번히 나타는 이유도 주기 변화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작년 9월 불거졌던 사이클 종료 주장은 올해 1월 현물가 상승 전환, 4월 상승 속도 가속화로 타파됐다고 했다.
AI 기술 혁신 구간에서 반도체 사이클을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했다.
노 연구원은 "반도체 약진은 반도체 외 종목 수익률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패시브 위주 시장 재편은 액티브 및 종목 장세를 완화시키기 때문"이라며 "과거 삼성전자 비중 하락과 동반한 KOSPI 상승은 기계적으로 KOSPI200 대비 동일가중 상대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졌던 바 있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올해 4월 이후 종목 장세 및 순환매가 가속화하면서 여러 상승 업종들이 탄생한 바 있다. 9월 들어 패시브 위주 재편은 KOSPI200 대비 동일가중 상대 수익률 하락을 유발했다"면서 "현재 동일가중 성과는 마이너스로 바뀐 바 있으며 업종 수익률을 재편하고 있다"고 했다.
4월 초 저점 이후 KOSPI 대비 상대수익률 상승은 기계, 조선 등 산업재와 증권, 보험, 은행 등 금융이 주도했다. 9월 들어 해당 업종 상대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전환되거나 보합 수준에 근접했다. 반도체 약진 구간에서 동행한 업종은 IT하드웨어(삼성전기 등 반도체 밸류체인과 동행할 수 있는 업종), 상사/자본재(상법개정안 통과 과정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 염두에 둔 약진)였다.
노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 축소, 미국과 관세 협정 타결 이후 직접투자 이견이 금융, 산업재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테이션이 진행 중인 반도체 상승의 반대급부 성격"이라고 했다.
단기적으로 반도체 상승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 9월 한 달간 반도체 위주로 상승했으나 앞으로 1개월 가까이 펼쳐질 3Q 실적 시즌, 미국 기술 기업들의 양호한 성과는 국내 반도체에 우호적 환경들이라고 했다.
벤치마크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많이 오른 업종을 반도체로 갈아타는 매매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라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 기술 관련 의구심은 완화 중이고 밸류에이션 상승 여력도 남았다. 데이터 센터 수요는 메모리 및 잊혀졌던 스토리지 기업들 주가까지 들썩이게 만들었다"면서 "메모리 주도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 주가 상승에 지속적 대비해야 할 이유"라고 했다.
관건은 반도체 외 업종의 주가 추이일 것이라고 했다.
노 연구원은 "1990년 이후 반도체와 반도체 외 수출을 누적해보면 격차 확대를 확인할 수 있다. 반도체 수출은 최고치를 경신하고 누적 상승률 개선을 이끌고 있다"면서 "반면 반도체 외 수출은 2022년을 정점으로 주춤한 듯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해당 구간이 장기간 전개됐을 때는 2010년대 초중반이었다. 악명높았던 박스피(BOXPI) 구간"이라며 "반도체 외 수출은 주춤하면서 별다른 주도주를 찾지 못했던 때"라고 지적했다.
만일 당시와 같은 환경이 지속된다면 상승을 구가한 이후 박스권에 재차 들어설 수 있다. AI가 시장을 주도해도 반도체는 결국 사이클 성격을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반도체 외 수출이 주춤한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관세 영향으로 대미 주력 수출 품목 모멘텀이 둔화되는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서 "특히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던 2차전지 부진도 한몫했다"고 밝혔다.
다만 새롭게 부상한 산업들이 수주 베이스인 관계로 수출에 시간 차를 둔다는 사실도 고려할 만하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방산, 조선, 원전 등이라고 했다.
그는 "수주 계약 이후 실제 수출 전환까지 시차를 둔다.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고려하면 다른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2025~27년 반도체 당기순이익(지배) 연평균 성장률은 15.5%"라며 "반면 반도체 외 및 산업재 연평균 성장률은 21.2%, 24.1%"라고 밝혔다.
지금은 반도체 외 수출이 다소 주춤하지만 2027년까지 이익 성장률은 더 빠를 수 있다고 했다. 이를 고려해보면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동시에 글로벌 상승 사이클 다른 한 축인 산업재를 포트폴리오에 담아 가야 한다는 의미도 된다.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좇아야 하는 국면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