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시건전성정책 강화 조치, 금리인하에 앞서 먼저 시행되는 것이 효과적 - 한은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거시건전성정책 강화 조치시 금리인하 이후에 이뤄지는 것보다 금리 인하에 앞서 먼저 시행되는 것이 효과적인 정책조합으로 판단된다고 한국은행이 21일 밝혔다.
한국은행 경제모형실 거시모형팀의 최창훈 과장은 "경기 부진과 금융불균형 확대 우려가 동시에 있는 상황에서는 통화정책과 거시 건전성정책 간 긴밀한 정책공조가 필요하며, 거시건전성정책 강화 조치가 금리인하 이후에 이루어지는 것보다 금리 인하에 앞서 먼저 시행*되는 것이 효과적인 정책조합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최 과장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잠재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작년 하반기 이후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는 커진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금리인하 시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어 통화정책만으로 경기안정과 금융안정을 함께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시건전성정책과의 긴밀한 정책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가격 변동요인과 거시건전성정책의 금융안정 제고 효과에 대한 모형분석을 바탕으로 성장과 금융안정 간 상충관계(trade-off)가 큰 상황에서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 간 효과적인 정책조합(policy mix)을 제시하고자 이번 '거시건전성정책의 파급영향 분석 및 통화정책과의 효과적인 조합' 연구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작년 6월 이후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세는 경기 요인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수급・심리 및 금리 요인이 견인하고 있는 점에서 과거 2019.10~2020.4월 상승기와 유사한데, 두 기간 모두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 성장과 금융안정 간 상충관계가 큰 시기로 평가된다.
거시건전성정책의 금융안정 제고 효과 분석을 위해 서울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안정을 위해 도입한 정부 정책을 전수 조사하여 거시건전성정책지수를 산출한 결과, 서울 아파트가격이 거시건전성정책에 선행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거시건전성정책은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하락세)에 대응해 강화(완화)되어 온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 과장은 "거시건전성정책지수를 포함한 구조 VAR 모형을 이용한 분석 결과,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는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세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유의한 효과가 있는 반면, 성장을 제약하는 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거시건전성정책 강화가 완화적 통화정책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 간의 효과적인 조합을 모색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시점에 따른 금융안정 제고 효과를 비교・분석해본 결과를 보면 "거시건전성정책 강화가 완화적 통화정책에 선행하는 경우가 후행하는 경우에 비해 주택가격 상승세 및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에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됐다"며 "반면 거시건전성정책 강화가 금리인하에 후행하여 지연될수록 금융안정 제고 효과는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없이 금리 인하가 먼저 이루어질 경우, 경제주체들에게 금융안정에 대한 정책당국의 소극적 대응 의지로 인식되어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되면서 금리 인하의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효과는 더욱 커지고 성장 제고 효과는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