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17일 "반도체 업황 개선, 연준 금리인하,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등 우호적인 여건을 바탕으로 당분간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금센터는 다만 "관세의 기업실적 영향,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향방 등 리스크 요인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관세 환경은...
국금센터는 "향후 부과될 품목별 관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실적 관련 불확실성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잔존한다"고 밝혔다.
일부 품목별 관세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최혜국 대우가 확보돼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Citi, Nomura 등은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에 대해 반도체 품목별 관세가 면제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테일러 팹 예정, 오스틴 팹 운영) 및 SK하이닉스(인디애나 팹 예정)는 미국내 공장을 이미 운영하거나 새로 건설할 계획이다.
씨티는 이에 더해 반도체 후공정 업체 대부분이 여타 국가에 위치해 있어 양사의 대미 매출 직접 익스포져는 15%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관세의 기업실적 영향에 대해선 선주문 효과 소멸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매출 감소로, 기업이 흡수할 경우 마진 축소로 이어져 전반적으로 기업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노무라는 "한국은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력 수출 품목인 만큼 비용을 일부 흡수해 관세인상 충격을 완충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고 밝혔다.
현재 KOSPI 12개월 선행 EPS 증가율(yoy)은 4월말 13.8%에서 현재 -1.8%로 하락하며 모멘텀이 다소 둔화됐다고 밝혔다.
JP모간은 "아직까지는 수출 선주문 효과 소멸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8월 Markit 한국 제조업 수출 주문지수 급락은 향후 수출 둔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반도체, 주가 견인 더 이어갈까
최근 국내 주가상승엔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가격도 상승하고 있어 반도체 비중이 높은 국내 주식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최근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하게 유지되고 AI·반도체 산업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됨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크게 개선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AI 관련 투자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기업의 매출은 26년 말까지 38%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AI산업이 초기단계임을 강조하고 2030년까지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3조~$4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로드컴은 신규 고객사의 양산 발주에 힘입어 26년 AI매출 증가율이 기존 전망 50~60%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메모리 가격도 상승했다.
범용 DRAM 공급 제약 및 NAND 신공정 전환 지연 등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HSBC는 ▲첨단 공정의 낮은 수율 ▲재고 감소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기술 추격 둔화 ▲하이닉스 우시 DRAM·삼성 시안 NAND 팹 업그레이드 제약 ▲클라우드 기업의 투자 확대에 따른 서버 DRAM 수요 증가 등으로 DRAM과 NAND 가격은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센터는 그러나 미·중 기술 분쟁이 이어질 경우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위험도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최근 삼성전자 및 SK 하이닉스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명단 제외 사례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나 중장기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풀이했다.
■ 정부, 한은 정책 기대
최근 주가가 오른 데는 정부 자본시장 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감, 유동성 확대 기대감 등이 다시 작용한 측면도 있다.
센터는 "향후 법 개정안들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하방 압력이 증대될 가능성도 있으나 국내 통화정책 완화 기대로 시장 우호적 여건이 형성될 소가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최근 대출규제에 따른 주택 시장 과열 둔화, 인플레이션 2% 내외 안착 등에 힘입어 한국은행 금리인하를 위한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유지 결정 이후 정부의 주식시장 관련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이 일부 해소되고 지주사, 금융회사 주식 등을 중심으로 국내 주식시장 투자 유인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외국계들도 한국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노출했다.
씨티는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 환원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투자자 신뢰 제고를 위해서는 정책 일관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상법 개정 및 정부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책 추진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축소가 기대되는 지주사들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주당 NAV는 (보유자산 – 부채)/ 발행주식수로 구한다. 즉 1주당 해당 기업의 순자산가치가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NAV할인율은 (NAV-실제주가)/NAV로 구한다. 즉 NAV할인율이 클수록 지주회사의 주가가 자회사의 순자산가치보다 할인돼 거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준 금리인하도 주가 상승의 원인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재개와 이에 따른 달러화 약세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 및 원화자산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며 국내 주식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고용시장 부진(8월 비농업 고용 +2.2만명 vs 예상치 7.5만명)이 명확해지고 연준도 완화적 기조를 강화함에 따라 9월부터 금리인하 재개가 확실시되고 있다.
연준이 9월 25bp 인하를 시작으로 세 차례 연속 25bp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P모간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달러 약세는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여력을 확대시키며, 신흥국 주식 강세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고용부진, 재정 우려, 연준 금리인하 기대 등으로 달러화 약세 전망이 우세하다.
신흥국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일 때 신흥국 주식 수익률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
UBS는 "달러가 1% 하락할 경우 신흥국 수익률은 약 3% 상승한다. 반면 미국 주식은 달러 약세 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 코스피 신고가 경신 핵심 주체는 외국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년 5월 이후 국내주식을 14.0조원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경신을 견인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4년 8월~25년 4월 중 국내주식을 누적 40조원을 순매도한 이후 25년 5~7월 중에는 +10조원 순매수했다.
8월에는 1.5조원 순매도에 나섰으나, 9월(15일 기준) 들어 다시 5.2조원 순매수 중이다.
5~7월 순매수 상황을 보면 외국인은 ‘전기/전자’(+7.2조원), ‘운송장비/부품’(+2.5조원) 및 ‘금융’(+1.4조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네이버를 중심으로 ‘IT서비스’(-1.7조원)는 매도했다.
반도체 업종 중에서는 AI 메모리 비중이 큰 SK하이닉스를 선호하는 모습이었으나 7월에는 SK하이닉스(3월말~6월말 +53% vs 삼성전자 +3%) 가격급등에 대한 부담, 삼성전자 대규모 파운드리 공급계약 체결 소식 등에 삼성전자로 매수세가 이동했다.
‘운송장비/부품’ 중에서는 글로벌 선박 수요 확대, 미국과 조선업 협업 기대감 등에 힘입어 조선주를 주로 매수했다.
외국인은 그러나 8월엔 순매도했다.
미국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세제 개편 우려, AI 고평가 부담이 맞물리며 매도세를 촉발했다.
‘전기/전자’(-0.7조원)는 4개월만에 순매도 전환,‘운송장비/부품’(+0.1조원)은 순매수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정책수혜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 네이버(-0.7조원)를 지속 순매도했다.
9월(~15일)엔 다시 순매수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확대되며 ‘전기/전자’(+4.6조원)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운송장비/부품’(-70억원)는 소폭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2.3조원), 삼성전자(+1.7조원)가 개별 종목 중에서는 상위 1~2위로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가 높은 편이었다.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반도체 업황·연준 금리인하·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좀더 이어질 것 - 국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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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