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9-18 (목)

[채권-장전] '금리로 집값 못 잡지만 부동산 불 지르진 않겠다'는 이창용

  • 입력 2025-09-17 08:0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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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7일 FOMC를 대기하면서 레인지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금리가 금리 레벨을 약간 더 낮춘 가운데 연준의 기준금리 25bp 인하가 유력하다.

일각에선 50bp 인하와 같은 서프라이즈를 거론하기도 하지만 확률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

이번 FOMC 회의엔 스티븐 미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도 참여한다.

지난 회의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보우먼, 월러 등은 내년 연준 의장도 노리기 때문에 빅스텝 소수 의견을 낼 수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서울대 강연에서 금리로 부동산을 잡을 수 없지만 금리로 부동산 급등을 부추겨선 안된다는 점을 어필했다.

■ 美금리 FOMC 결과 앞드고 레벨 좀더 낮춰...뉴욕 주가 약보합

미국채 금리는 FOMC 결과를 대기하면서 레벨을 조금 더 낮췄다. 금리 25bp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20년물 입찰은 양호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95bp 하락한 4.031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95bp 떨어진 4.6515%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3.30bp 하락한 3.5035%, 국채5년물은 1.40bp 내린 3.5860%를 기록했다.

재무부가 실시한 130억달러 규모 20년물 추가 발행 입찰 수요는 양호했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74배로 전월 2.54배에서 높아졌다.

뉴욕 주가지수는 약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FOMC 결과를 앞두고 숨을 골랐다. 최근 지수들의 사상 최고치에 따른 차익실현들도 나왔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25.55포인트(0.27%) 하락한 4만5757.90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8.52포인트(0.13%) 내린 6606.76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4.79포인트(0.07%) 낮아진 2만2333.96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약해졌다. 유틸리티주가 1.8%, 부동산주는 0.7%, 정보기술주는 0.6% 각각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1.7% 올랐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3% 올라 엿새 연속 올랐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입 효과가 지속한 덕분이다. 반면 엔비디아는 1.6% 내리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2% 떨어졌고,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2.3% 낮아졌다.

달러가격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63% 낮아진 96.6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85% 높아진 1.1863달러, 파운드/달러는 0.43% 오른 1.365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65% 내린 146.47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1% 하락한 7.1038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18%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FOMC 금리인하 기대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따른 원유공급 차질 우려도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22달러(1.93%) 상승한 배럴당 64.5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03달러(1.5%) 오른 배럴당 68.47달러에 거래됐다.

■ 8월 금통위의사록, 금융안정 보면서 인하 타이밍 잡을 것

전날 공개된 8월 금통위의사록을 보면 금통위원들 다수는 금융안정 상황을 보면서 금리인하 시기를 잡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금리 인하를 주장한 소수의견이 1명 있었던 가운데 다수 위원은 금리 인하에 공감하나 그러기 위해선 서울 집값 안정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우선 금통위 내 가장 강력한 비둘기인 신성환 위원은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신 위원은 금통위 내에서 부동산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캐릭터다.

신 위원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졌다. 현 시점에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다수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했다.

A 위원은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안정의 지속성에 보다 중점을 두면서 대내외 금리차도 주요 변수로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야 한다"면서 "앞으로 대내외 경기 흐름, 대미 무역 협상 구체화 과정, 가계대출의 안정 추이 등을 봐가며 금융완화 시기와 정도를 정해야 한다"고 했다.

B 위원은 "국내 경기 개선 흐름과 수도권 주택시장, 가계부채 상황을 좀더 점검해보는 것이 좋겠다"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낮은 성장세에 대응해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는 가운데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경기와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추가 인하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C 위원은 "서울 선호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남아 있다. 미약한 내수와 부진한 민간 부문 고용 상황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크고 가계부채 추이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상황전개를 보면서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하자고 했다.

D 위원은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의 추세적 안정 여부는 아직 불확실해 보인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부추길 우려가 클 것"이라며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할 때 내외금리차 확대가 자본유출을 통해 외환수급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 위원은 "경제는 잠재 수준을 하회하는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금융여건이 완화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성장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나 금융안정 관련 리스크는 아직 충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추가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시기와 폭은 신중하게 결정하자고 했다.

금통위원 다수는 서울 집값(가계부채), 환율 등 금융안정 변수를 감안해 금리를 동결한 것이며, 앞으로도 관련 흐름을 보면서 금리인하 타이밍을 잡자고 했다.

■ 이창용 '금리로 집값 잡을 수 없지만 부동산에 불을 지르진 않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로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없지만, 유동성 공급으로 부동산을 부추겨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16일 서울대 경제학부가 주최한 ‘통화정책과 구조개혁’ 특별강연에서 최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리 25bp 인하를 한두 달 미뤄도 경기엔 큰 영향이 없는데 금리인하 시그널로 서울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더 고생한다"며 "유동성 공급으로 부동산에 불을 지르지 않겠다는 철학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총재는 지난 금통위에서도 이런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생기는 이익은 잘 안 보이는데 화폐제도를 흔드는 면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든다고 달러 스테이블코인 침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먼저 발행하면 '스테이블코인 G2'가 될 수 있다는 말은 공포 마케팅"이라고 했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 둔화 문제에 대해서도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제시한 것에 대해 "위기 상황이라기보단 잠재성장률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재정·금융정책이 나쁜 것은 아닌데 그것만으로는 구조가 개혁되지 않는다"며 "재정은 미래에 거둘 세금을 미리 사용하는 것과 같고 경기가 어려울 때 이자율을 낮추는 것이 경기 조정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큰 틀은 못 바꾼다.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경기가 안 좋아 재정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하지만, 계속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 3,500억불 투자시 국회 동의 문제 있어...한미 통화스왑도 제안

전날 국회대정부 질문에서 김민석 총리는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문제와 관련해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 총리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최종 협상이 진행되고 결론이 나는 시점에 국회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총리는 "국회 동의를 요하는 조약의 형식이 아니더라도 재정 부담을 지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국회 동의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 헌법에 있다. 그렇게 되면 국회 동의를 요청하고 구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현 외교장관도 "국민에 부담을 지우는 내용이 있다면 당연히 국회에 와서 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이 점을 미국 측에도 분명히 얘기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대미 투자와 관련해 미국과의 통화스왑도 논의 중임을 밝혔다.

3500억불 현금 투자시 외환시장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무제한 통화스왑 제안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조현 장관은 "무제한 통화스왑도 (우리가 미국 측에) 제안한 내용 중 하나"라고 답했다.

조 장관은 또 "관세협상 잘 안되는 게 현재로선 우리 정부가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윈윈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춰 해나가는 중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미국과의 협상이 이전보다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는 "(관세협상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여러 열강들이 과거와 다른 행태 보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미국이 좀 변한 것 같다. 과거 동맹국, 우방국에 협력하던 미국이 아니구나 하고 실감했다"고 전했다.

조지아 사태와 관련해선 "억류됐던 모든 분에 대해 (구금 상황 등) 전수조사할 계획"이라며 "비자문제를 잘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 FOMC, 일단 3인의 빅스텝 인하 후보군

스티브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16일 연준 이사로 취임 선서를 했다.

선서는 미국 제11순회항소법원의 엘리자베스 L. 브랜치 판사가 주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자신의 경제 책사인 미란 위원장을 연준 이사직에 지명했다.

이번 인사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임기를 남겨두고 조기 사퇴한 데 따른 것으로, 쿠글러는 오는 가을 조지타운대학교 교수직으로 복귀한다. 쿠글러의 원래 임기는 내년 1월까지였다.

미국 상원은 지난 15일 미란 위원장을 연준 이사로 인준했다. 미란 위원장에 대한 연준 이사 인준안은 찬성 48표, 반대 47표로 가까스로 통과됐으며 임기는 내년 1월 31일에 종료된다.

미란 위원장은 임기가 짧다는 점을 이유로 CEA 위원장자리에서 사임하지 않고 무급 휴직 형태로 연준 이사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첫 참석하며, 50bp 이상의 금리인하를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FOMC를 앞두고 '큰폭의 금리 인하'를 요구한 가운데 대통령의 충실한 부하는 일단 빅스텝을 제안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또 월러와 보우먼 이사는 지난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트럼프의 뜻을 쫓아(?)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내면서 내년 차기 연준 의장까지 노리는 중이다.

이번 9월 회의에서 이들 역시 트럼프의 뜻을 받들어 50bp 인하를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리사 쿡 이사를 제거 작업은 일단 암초를 만났다. 미국 항소법원은 15일 대통령이 리사 쿡 이사를 해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쿡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이며, 항소법원이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시도를 막아선 것이다. 미국 법무부는 이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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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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