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9-18 (목)

(상보) ECB, 예금금리 2.00% 유지…라가르드 "디스인플레 과정 끝나"

  • 입력 2025-09-12 07:35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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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1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예금금리를 연 2.00%에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른 정책금리인 기준금리(Refi·재융자금리)도 연 2.15%로, 한계대출금리는 연 2.40%로 각각 동결했다.

ECB는 작년 6월 세 가지 정책금리를 모두 25b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한 바 있다. 작년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작년 9, 10, 12월과 올해 1, 3, 4, 6월 회의까지 7차례 연속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작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기준금리를 8차례 낮췄다. 올해 7월 회의에서 1년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9월에도 동결했다.

ECB는 성명에서 "현재 인플레이션은 중기 목표치인 2%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물가 전망에 대한 집행이사회의 평가 역시 대체로 변함이 없다"며 "회의마다 데이터에 기반해 판단할 것이며 특정한 금리 경로를 사전에 약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로존 물가는 최근 몇 달간 목표 수준인 2% 안팎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ECB의 발목을 잡고 있다.

EU와 미국은 지난 7월 EU의 대미 수출품에 대해 15% 일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관련 세부안이 공개된 이후 제약 부문 등 일부 주요 산업에서 불확실성은 줄었으나 와인·주류 등 특정 품목은 협의가 미완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 EU가 구글에 34.5억달러 규모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보복관세를 경고하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모습이다.

유로존 성장세도 부진하다. 유로존 경제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치며 직전 분기의 0.6%보다 둔화됐다.

이번 결정에서 금리 자체보다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과 ECB의 최신 경제 전망에 이목이 집중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은 끝났다"면서도 "ECB는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르지 않으며 회의마다 상황을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성장의 위험 요인은 이전보다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서도 "무역 갈등이 다시 악화될 경우 수출뿐 아니라 투자와 소비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는 "새로운 전망치는 6월과 유사한 인플레이션 경로를 보여주고 있다"며 "올해 평균 물가상승률은 2.1%, 2026년 1.7%, 2027년 1.9%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6월 전망(2025년 2.0%, 2026년 1.6%, 2027년 2.0%)에서 2025년과 2026년 수치는 각각 0.1%p 낮추고, 2027년 수치는 0.1%p 높인 것이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올해 평균 2.4%로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성장률 전망의 경우 2025년은 기존 0.9%에서 1.2%로 상향 조정됐으며 2026년은 1.1%에서 1.0%로 소폭 낮아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추가 인하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RSM 수석이코노미스트 토머스 퓨는 "ECB가 당장 금리를 더 내릴 필요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미국의 15% 관세와 불확실성이 수요를 짓누른다면 연말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반면 슈로더스의 유로존 이코노미스트 아이린 라우로는 "ECB가 사실상 완화 사이클을 종료했다"며 "무역 불확실성은 줄어들고 있으며 기업들의 투자심리 회복과 탄탄한 노동시장 덕분에 경기 회복이 가속화될 것이다. 다만 프랑스의 재정 문제가 불거지는 등 정치적 불안정성은 새로운 위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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