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1-01 (토)

(상보) 오픈AI, 오라클과 3000억$ 규모 컴퓨팅 파워 계약 - WSJ

  • 입력 2025-09-11 07:14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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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오픈AI, 오라클과 3000억$ 규모 컴퓨팅 파워 계약 - WSJ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오픈AI가 향후 5년간 약 3000억달러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오라클로부터 구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이는 오라클의 현재 매출을 훨씬 웃도는 막대한 계약규모로 사상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번 계약은 AI데이터센터 투자가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각광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라클은 계약 이행을 위해 4.5GW 전력 용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후버댐 두 개가 생산하는 전력에 맞먹거나 약 400만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하다.

오라클은 전일 정규장 이후 실적 공시에서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은 취소 불가능한 확정 계약에 따라 예상되는 매출을 의미하는 ‘잔여 이행의무(RPO)’가 455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359% 급증한 수치다.

이날 오라클 주가는 정규장에서 전일 종가보다 35.95% 오른 328.33달러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의 자산은 1000억달러 이상 불어나며 일론 머스크에 근접한 세계 최고 부자 반열에 올랐다. 그의 순자산은 약 4000억달러에 달한다.

오픈AI와 오라클 간 계약은 2027년부터 시작된다. 다만 이는 양사 모두에 ‘모험’이 될 수 있다.

오픈AI는 연간 매출액이 약 100억달러에 불과한 적자 기업이다. 연간 매출액은 매년 평균 600억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계약 규모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오라클 또한 미래 매출 상당 부분을 단일 고객에 의존하게 되며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AI 칩을 확보하기 위해 부채를 늘려야 할 가능성이 크다.

오라클은 지난 6월 공시에서 2027년부터 연간 300억달러 이상 매출을 보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오픈AI가 7월에 4.5GW 전력 공급 계약을 오라클과 맺었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샘 알트만 오픈AI CEO는 현재 브로드컴과 손잡고 AI 전용 칩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아이폰 경쟁 제품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신규 클라우드 기업 ‘스타게이트’를 설립하는 데도 나서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을 소모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는 2029년까지 흑자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440억달러 손실을 예상한 바 있다.

오픈AI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지속적인 컴퓨팅 자원 부족이다. 이는 제품 출시 속도를 늦추고 차세대 AI 모델 개발을 제약하고 있다.

현재 AI 업계 전반에서 수천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전력 공급에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8년까지 칩·서버·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한 투자액은 총 2조9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계약은 챗GPT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전 세계 수십억명의 사용자와 주요 기업·정부로 확대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한다. 다만 오픈AI는 인재 확보 경쟁,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긴장된 협상, 그리고 일부 주 규제 당국의 검토를 받고 있는 구조 개편 등 복합적인 압박에 직면해 있다.

오픈AI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스타게이트’라는 데이터센터 벤처를 출범시켰지만 초기 진행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이후 오픈AI는 스타게이트를 모든 데이터센터 사업의 브랜드로 통합하고 이번 오라클 계약 역시 그 일환으로 보고 있다.

오픈AI는 수년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독점적으로 컴퓨팅 자원을 공급받아왔으나 최근 공급 부족에 불만을 표출하며 새로운 공급자를 물색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이번 계약에서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건설업체 크루소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와이오밍·펜실베이니아·텍사스·미시간·뉴멕시코 등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부지를 검토 중이다.

다만 오라클은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등 AI 시대 최대 투자자들과 비교할 때 현금 보유액 대비 부채 비율이 훨씬 높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오라클의 총부채 대비 자기자본 비율은 427%에 달하며, 마이크로소프트(32.7%)와 큰 차이를 보인다.

2023회계연도 기준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업현금 흐름은 1360억달러, 설비투자(리스 포함)는 880억달러였다. 반면 오라클은 2024년 8월까지 12개월간 영업현금 흐름이 215억달러에 그친 반면 설비투자는 274억달러로 현금 흐름을 넘어섰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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