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쿡 후임으로 스티븐 미란-데이비드 멀패스 유력 검토 - WSJ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 후임으로 스티븐 미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이나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를 유력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이미 미란 위원장을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가 사임한 자리의 후임으로 지명했지만, 해당 임기는 내년 1월 만료된다. 반면 쿡 이사 임기는 2038년까지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를 바꿀 수도 있다. 임기가 더 길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맬패스 전 총재는 연준의 금리인하 지연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물이다. 미란 위원장이 쿡 이사 후임으로 이동할 경우, 맬패스가 다른 공석을 메울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쿡 이사 해임을 공식적으로 추진하며 연준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쿡 이사가 2021년 미시간과 조지아 두 채의 주택을 각각 ‘주거지’로 신청해 모기지 서류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을 근거로 내세우며 쿡 이사를 해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쿡 이사는 “대통령에게는 나를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사임 거부 의사를 밝히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연준도 성명을 내고 "법원 판단을 따르겠다"며 연준의 독립성을 재확인했다. 연준 대변인은 쿡 이사가 출장 후 워싱턴으로 복귀 중이라고 전하며 "법적 판단 전까지는 직무 수행 여부에 대해 결정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적 다툼을 준비하고 있으며 법원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완전히 투명한 인물이 필요하다. 쿡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장악 시도는 쿡 이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취임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을 겨냥해 금리인하를 거듭 압박하며 파월 의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워싱턴 D.C. 연준 본부의 수십억달러 규모 개보수 사업을 '해임 사유가 될 수 있는 낭비'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만약 쿡 후임 자리에 자신의 인사를 앉히는 데 성공할 경우, 연준 이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가 다수로 구성된다. 현재 상원 인준을 대기 중인 미란 위원장을 포함해 이미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먼 이사가 트럼프 임명으로 재직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다수 의석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맬패스 전 총재는 이달 초 WSJ 기고문에서 "연준이 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않은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것은 옳다"며 "과감한 금리인하와 연준의 근본적 변화가 미국 경제정책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설립법은 대통령이 ‘사유(for cause)’가 있을 때만 이사를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연방대법원이 독립기관 인사의 직위 보호를 일부 제한했지만 연준 이사에 대한 해임 권한은 여전히 법적으로 시험된 적이 없다. 지난 5월 대법원은 연준 인사들이 다른 독립기관보다 더 강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쿡 이사 해임 추진 과정에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등 핵심 참모들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