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를 이사직에서 해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5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서한을 통해 “미국 헌법 제2조와 1913년 제정된 연방준비법에 근거해, 귀하를 즉시 연준 이사직에서 해임한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직접 해임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이후 연준 독립성을 둘러싼 법적·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방준비법은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임의로 해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정당한 사유(for cause)'가 있을 때만 해임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정당한 사유’의 구체적 범위가 법에 명시돼 있지 않아 해석 논란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계약 과정에서 동시에 두 채의 주택을 ‘주거용(primary residence)’으로 기재한 혐의가 있다며 사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일에는 주택금융청(FHFA) 국장 빌 풀트가 쿡 이사를 모기지 사기로 공개 비난하며 법무부에 형사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 해임 서한에서 “그녀가 한 개 이상의 모기지 계약서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쿡은 지금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쿡 이사가 사임을 거부하자 “사퇴하지 않으면 해임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쿡 이사는 성명을 통해 “트위터에 제기된 의혹 때문에 협박을 받아 물러날 의사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해임은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법원이 쿡 이사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직무를 유지하도록 허용할 경우, 사건이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쿡 이사 해임에 성공할 경우, 그의 후임자를 지명해 연준 이사회 구성을 장기적으로 재편할 수 있게 된다. 연준 이사 임기는 1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크리스토퍼 월러·미셸 보먼 두 명의 이사를 임명했다.
지난 8월 초순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돌연 사임하면서 또 다른 공석도 생긴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경제 책사인 스티븐 미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연준 이사직에 지명했다. 해당 직책은 내년 1월 31일까지의 임시 임기이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이번 조치는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를 한층 증폭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기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연준과 제롬 파월 의장을 수차례 공개 비판해왔으며, 심지어 파월 의장을 임기 만료 전 해임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