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9-02 (화)

[채권-장전] 트럼프의 연준 내 자기사람 심기와 한미 통화정책 차별화

  • 입력 2025-08-11 08:1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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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1일 외국인 등 매매주체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국내 금리시장이 미국 고용지표 부진을 제한적으로 반영한 데엔 시장에 한미 통화정책 차별화에 대한 관점이 세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고용지표 여파로 9월 금리인하가 대세로 작용했지만, 국내에선 이창용 한은 총재의 신중한 스탠스와 금융안정 이슈 등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선 트럼프 정부가 연준 구성을 어떻게 바꿀지도 관심이다. 스티브 미란 CEA 의장이 쿠글러의 후임으로 지명된 가운데 연준이 얼마나 친정부적으로 변모할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

■ 美금리 위험선호에 상승...나스닥, 최고치 경신 흐름

미국채 금리는 8일 위험선호 분위기에 따라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과 연준 금리인하 기대로 위험선호 무드가 형성된 가운데 소비자물가지수를 앞둔 경계감이 나타났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70bp 오른 4.282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60bp 상승한 4.852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25bp 오른 3.7605%, 국채5년물은 3.50bp 상승한 3.835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8일 기술주 위주로 올랐다.

최근 대미 투자를 발표한 애플이 4% 넘게 뛰며 빅테크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기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06.97포인트(0.47%) 높아진 44,175.61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49.45포인트(0.78%) 오른 6,389.45, 나스닥은 207.32포인트(0.98%) 상승한 21,450.02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이틀 연속 신고가를 경신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정보기술과 통신서비스주가 1.2%씩, 금융과 헬스케어주는 0.9%씩 각각 올랐다. 반면 부동산과 유틸리티주는 0.8% 및 0.5%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분기 매출이 급증한 사운드하운드가 26% 급등했다. 팔란티어는 2.6%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도 1.1% 상승해 이틀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 역시 4.2%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러-우 휴전 가능성과 연준 금리인하 기대로 위험선호가 형성된 가운데 달러인덱스는 레벨을 약간 낮췄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4% 낮아진 98.2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1% 내린 1.1643달러, 파운드/달러는 0.02% 오른 1.3448달러를 기록했다.

휴 필 영란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1년 동안의 분기당 25bp 금리인하 속도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한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달러/엔은 0.42% 상승한 147.7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1% 높아진 7.1892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2%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보합세를 나타내면서 미국-러시아 회담을 주시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과 동일한 배럴당 64.8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16달러(0.2%) 오른 배럴당 66.59달러에 거래됐다.

■ 트럼프의 연준 내 자기 사람 심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경제 책사인 스티븐 미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연준 이사직에 지명했다. 해당 직책은 내년 1월 31일까지의 임시 임기이며 FOMC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이번 인사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임기를 남겨두고 조기 사퇴한 데 따른 것으로, 쿠글러의 원래 임기는 내년 1월까지였다.

트럼프는 지난주 "당분간 미란이 이사직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우리는 그 사이에 장기적인 후임자를 계속해서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란 위원장이 연준 이사로 임명될 경우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세 번째의 연준 인사가 된다. 트럼프가 지명한 인물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미셸 보우먼 부의장이 있다.

미란 위원장은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정책을 설계한 핵심 인물로 유명하다.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무역 시스템 재편을 위한 사용자 가이드’라는 논문에 트럼프 관세전쟁 아이디어들이 녹아 있다.

미란은 당시 논문에서 대규모 무역적자가 미국 제조업을 약화시키고 중국 수출을 부추겼다고 주장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전방위적 관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미란은 이 같은 조치가 세계시장에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미국 수출 수요를 회복시키기 위해 달러 약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란에 대해 "그는 내 2기 임기 초부터 함께 해온 인물이다. 경제 분야에서의 전문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미란은 관세의 물가 영향이 제한적이라면서 금리인하를 주장해 왔다. 그가 연준에 들어가면 금리 인하를 주장할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15일까지다. 트럼프의 연준 압박과 연준 구성 변화 시도는 계속해서 지켜봐야 한다.

■ 美 고용지표 쇼크 이후 국내 금리가 보인 강세의 한계

지난 1일 미국 고용지표 발표 이후 미국채 금리들은 레벨을 20bp 내외로 낮춘 뒤 금리를 조금씩 상향 조정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7월 고용지표 발표 전 4.4%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고용지표 발표 뒤엔 4.2% 내외로 레벨을 낮춰본 뒤 레벨을 다소 올렸다. 현재는 4.2%대 후반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고용지표 발표 전 4%에 근접하다가 고용지표가 나온 뒤 3.6%대까지 레벨을 급하게 낮췄다. 이후 다소 반등해 현재는 3.7%대 중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발표 전 연준의 9월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세를 확대했지만, 고용지표 부진이 확인된 지금은 9월 인하 가능성이 90% 정도로 매우 높다.

다만 미국 고용지표가 국내 금리에 미친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국고10년 금리는 고용지표 발표 전 2.8%대 초중반이었지만, 현재 레벨은 2.7%대 중후반 정도로 낮아졌다.

국고3년물 금리는 고용지표 발표 전 2.4%대 후반에서 현재는 2.4%대 초반으로 레벨을 낮춘 상황이다.

미국 시장 금리의 큰 변동에 비하면 국내 금리는 제한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국내는 여전히 금융안정 이슈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는 중이다.

6.27 대책으로 서울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약발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최근 1,400원을 넘어섰다가 현재 1,390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안정 이슈를 감안할 때 한은의 8월 금리 인하를 자신하기 쉽지 않은 그림이 만들어져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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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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