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8-01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테슬라 호재에 '7만전자' 올라선 삼성전자...간만에 나온 파운드리 호재의 의미

  • 입력 2025-07-28 15:2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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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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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삼성전자는 28일 개장 전 글로벌 대형기업과 22.8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2025년 7월 24일부터 2033년 12월 31일까지 8년 5개월로 전년 전체 매출대비 7.6% 수준이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2.7조원 수준으로 연간 LSI/파운드리 매출의 10% 수준이다.

금액 자체는 제한적이지만 삼성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주라고 볼 수 있다.

수주 공시 이후 삼성전자는 3%내외로 오르다가 거래처가 '테슬라'로 알려지면서 주가는 한단계 더 뛰면서 장중 7만원을 터치했다.

또 관련 서플라이 체인 속에 있는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원익IPS와 솔브레인 등의 주가가 10%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 머스크, 삼성 계약자는 '나야 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시간 27일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팹)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을 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X를 통해 “삼성이 테슬라의 제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나는 직접 생산 라인을 점검하며 개발 속도를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해당 팹은 내 집에서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했다.

테슬라의 AI6 칩은 자율주행차를 위한 AI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을 활용해 해당 칩을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규모는 일단 22조7600억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는 향후 테슬라와 새로운 계약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2026년 말 출시할 자체 AI 반도체 ‘도조3’ 제작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머스크는 테슬라의 현재 세대 칩인 AI5는 최근 설계를 마쳤으며, 이는 대만 TSMC가 생산을 맡는다고 밝혔다. 초기 생산은 대만에서 시작되며 이후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 삼성 파운드리, 당장의 테슬라 계약 규모 그 이상의 의의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중 선단 공정은 TSMC가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TSMC를 추격하고 있지만 시장은 TSMC와 여전히 차이가 존재한다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관련 내용을 공시하고 머스크가 '테슬라와의 계약'이었음을 알리자 시장은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은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18A/18A-P 개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현했으나 14A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모습이었다. 2분기 10-Q를 통해 만약 14A의 주요 외부 고객 수주를 확보하지 못하고 개발 목표에 달성이 어렵다면 향후 개발 활동이 경제적이지 못하다 언급했다"면서 "이런 경우 Intel은 14A 및 후속 공장 개발에 대한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보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밝혔다.

류 연구원은 "이런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가 Tesla로부터 공급 계약을 수주한 것은 의미 있다"면서 "금액적인 부분에서는 큰 수치는 아니지만 선단공정에서 수주가 필요했던 삼성전자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수주"라고 평가했다.

그는 "파운드리 사업은 결국 많은 제조 경험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수주 외에도 IBM, 닌텐도, 독일의 회사 등으로부터 수주를 받았으며 엑시노스도 생산 중"이라며 "다만 이번 수주가 향후 파운드리 사업부 가동률 상승에 긍정적이지만 의미 있는 수익성 창출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를 통해 그동안 멈춰 있던 테일러 지역 투자가 재개될 수 있어 관련한 삼성전자 서플라이 체인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4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131억 달러(Trendforce 기준)였으므로 2028년 이후 연간 매출의 약 23%를 확보했다는 데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 기존 스마트폰 중심 고객 구조에서 데이터센터와 로봇 등으로 어플리케이션이 다변화될 수 있고, 특히 테일러팹의 고객사를 확보하며 미국 파운드리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서플라이 체인은 이번 공시 관련 가장 직관적인 투자 아이디어"라며 "특히 계약 기간이 2033년 말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실질적인 수혜는 단연 파운드리 비중이 높거나 납품 이력이 있는 업체들이며, 그중에서도 테일러팹 관련 비중이 높을수록 이웃퍼폼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관련 수혜주로 소재 쪽의 솔브레인, 한솔케미칼, 에스앤에스텍, 동진쎄미켐, 장비 쪽의 원익IPS, 에스티아이, 후공정의 두산테스나, 하나마이크론, 네패스아크 등을 꼽았다.

■ 한-미 관세 협상 와중에 '삼성 호재' 내보내기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번 계약이 당장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삼성 파운드리의 미래에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도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오랜만에 테슬라향 파운드리 수주가 나와 시장 수급을 빨아들이고 있다"면서 "HBM4 엔비디아 진입 외에 중요한 게 파운드리 부문 실적 개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이것만 가지고 바로 실적이 좋아지고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테일러 공장 투자 관련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수율이 개선되는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투자자는 이번 발표가 막바지 힘 겨루기 중인 한미 관세협상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봤다.

사실 삼성의 테슬라 수주 이슈는 이미 수 개월전부터 반도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이슈였다.

이 매니저는 "무역협상을 앞두고 미국 투자 건 뉴스를 내보내야 될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이 지난주 만나면서 이 소식이 방출될 여건이 만들어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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