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9-03 (수)

(상보) 미-EU 관세 15% 합의...트럼프 "美 에너지 7500억달러 구매 약속"

  • 입력 2025-07-28 07:11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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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현지시간으로 27일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로 미국은 유럽산 제품에 대해 15%의 기준 관세를 적용하게 되며, 그 대상에는 자동차도 포함된다"며 "또한 EU 측은 7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고, 미국에 60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 턴베리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 후 "양측 모두에게 훌륭한 결과가 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를 평가했다.

이번 유럽과의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발표한 무역 협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EU는 27개 회원국이 공동의 무역 정책을 공유하는 경제 블록으로, 미국의 최대 지역 무역 파트너이자 가장 큰 해외 투자처다. 양측은 하루 평균 50억달러 이상의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오늘 합의는 불확실한 시대에 확실성을 제공하는 조치"라며 "EU 수출의 대부분에 대해 15% 기준 관세가 적용될 것이며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이 포함된다. 15%는 우리가 받아낼 수 있는 최선의 수준"이라고 밝혔다.

합의된 내용을 보면 15%는 미국의 대부분 무역 파트너들에게 적용될 새로운 최저 기준 관세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 수준의 관세가 기업들의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며, 미국 내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세계 무역 흐름을 멈출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오로라 매크로 스트래티지스의 드미트리 그로주빈스키 선임 고문은 "이 정도 수준의 관세는 세계 경제를 붕괴시키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EU와의 협정은 최근 잇따른 무역협정 발표에 이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일본과도 기준 관세를 15%로 설정한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베트남은 20%,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각각 19%의 기준 관세로 합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으로 인해 혼란을 겪어온 기업들에게 일부 확실성을 제공하며 무역전쟁 우려를 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로주빈스키 고문은 "기업들은 관세가 전혀 없기를 바라지만, 예측 불가능한 낮은 관세보다는 안정적인 15%를 선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기존 50%의 고율 관세는 유지된다고 밝혔으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일정 물량에 대해서는 낮은 수준의 관세가 적용되는 할당제(quota)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는 자국 시장을 무관세로 개방하기로 했다"고 강조했지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항공기 및 부품, 일부 화학제품, 반도체 장비, 일부 농산물 등 전략적 품목에 대해서만 상호 무관세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앞으로 더 많은 품목에 대해 관세를 낮추고,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과 경제 안보 분야 협력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에 EU 제품에 대해 10%의 기준 관세를 부과하고 있었으며 자동차에는 25%,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50%를 적용해왔다. 다만 8월 1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세를 30%까지 인상하겠다고 위협해왔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케닝햄 이코노미스트는 "15% 기준 관세로 무역 갈등이 확산될 위험이 줄어들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유럽 GDP는 약 0.3% 감소할 수 있다. 독일이 더 큰 타격을 입고 프랑스와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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