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7-30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채 시장, 예상 밑돈 근원 CPI에도 위축된 이유

  • 입력 2025-07-16 11:2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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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국 노동부

출처: 미국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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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노동부가 15일 발표한 6월 CPI는 전월보다 0.3% 올라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 수치는 5월(0.1%)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CPI는 전년 대비로도 2.7% 올라 예상에 부합했다. 이는 5월(2.4%)보다 상승폭을 확대한 것이다.

헤드라인 CPI가 예상수준, 혹은 예상보다 약간 높은(일부 조사에선 예상수준 2.6%) 수준이었지만 근원 물가는 예상보다 낮았다.

근원 CPI의 월간 및 연간 상승률은 0.2%, 2.9%를 나타내 5월(0.1%, 2.8%)에 비해선 올랐지만 예상치(0.3%, 3.0%)보다는 낮은 것이었다.

특히 근원 CPI의 월간 상승률은 5개월 연속 예상을 하회한 것이지만, 시장은 안도감을 확대하지 못했다.

■ 미국 근원 CPI 예상 밑돌아...그러나 관세 영향의 '시작'에 경계감 드러낸 시장

미국 물가가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할 경우 관세에 대한 우려가 더욱 증폭돼 미국을 중심으로 이자율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행히 물가는 예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신차 가격은 전월 대비 0.3% 하락했고 중고차와 트럭 가격은 0.7% 하락했다. 관세에 민감한 의류 가격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관세에 영향을 받는 가구용품 가격도 전월 대비 1% 상승했다.

주거 비용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8%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 상승을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은 5월의 하락세를 되돌려 전월 대비 1.0%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년 대비로는 소폭 하락을 나타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 조정 후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실질 임금은 연간 기준으로 1% 증가했다.

시장 예상대로 물가 상승폭이 커진 가운데 관세 영향을 발라내기 쉽지 않아 추가로 지표를 더 확인할 필요성들도 제기됐다.

하지만 관세 영향의 '초입'인 데다 일부 영향이 확인되면서 긴장하는 모습들이 나타났다.

세부 항목 중 식품(+0.3%), 에너지(+1.0%), 주거비(+0.2%) 등이 주된 상승 압력이었던 가운데 관세 영향이 큰 품목인 장난감과 가전제품, 가정용 가구, 비디오·오디오 제품 등에서 뚜렷한 가격 오름세가 나타나 주목을 끌었다.

이러자 시장에선 "관세의 물가 영향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으며, 금리 인하 시기가 더 이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 9월 금리인하 기대감 다소 타격

6월 데이터에서 관세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시그널'이 발생한 뒤 향후 추가적으로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

모간스탠리는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폭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에 관세 영향 징후가 나타난 뒤 향후 영향이 보다 본격화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곧 금리 인하 기대감에 영향을 미쳤다.

CPI 결과가 발표된 뒤 금리선물시장이나 CME 페드와치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50%대 후반 정도에서 50%대 초중반으로 다소 하향 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페드와치가 여전히 9월과 12월 연내 2회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했지만 앞으로 나올 CPI 결과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당분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수 있는 데이터"라고 평가했다.

■ 국내도 관세의 미국 물가 영향 '확인' 주목...미·일 장기금리 고공행진에 주눅

국내 채권 투자자들도 관세의 미국 물가 영향이 시작됐다는 데 주목했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미국 CPI에 관세 영향이 반영됐다는 소식에 우리 시장도 밀리고 있다"면서 "다만 최근 레벨이 올라오면서 저가매수도 꾸준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어서 여기서 대폭 밀리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국 CPI가 예상 이하로 나왔지만 미국채 시장은 오히려 밀렸다. 미국 장 심리가 좋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서 관세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고 일본에선 장기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5일 4.90bp 오른 4.484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60bp 상승한 5.0250%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가 종가기준 5%를 넘긴 것은 5월 23일(5.0385%) 이후 처음이었다.

일본 장기금리는 최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재정확대에 대한 우려, 보험사 등의 매수 기반 위축으로 크게 올랐다.

7월들어 일본의 초장기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20년 만기물이 29bp, 30년이 26bp, 40년이 41bp 상승(연간 각각 +72bp, +86bp, +85bp)했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채권분석부장은 "일본 단기금리는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폭 상승할 것이나 초장기 금리는 재정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각에선 관세 우려에 따른 미국 물가 압력을 과도하게 악재로 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C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연준도 그렇고 관세 효과가 미국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란 견해가 많다"면서 "특히 한국의 경우 미국 관세 정책은 경기 악화 요인이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 관세 이슈와 수급 부담이 장기 채권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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