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0일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다수 국내 투자자들은 한은 금통위가 최근 서울 아파트값 급등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문제에 보다 치중하며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기준금리 POLL결과 동결 전망이 매우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콤 CHECK(2710)에 따르면 POLL에 참여한 금융시장 관계자의 88.9%가 한국은행이 10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2.50%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자 총 872명 중 775명(88.9%)이 동결을 예상했다. 25bp 금리인하 답변은 96명(11.0%)에 불과했고 25bp 인상 답변은 1명(0.1%)에 그쳤다.
저성장 우려에도 환율 변동성,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안정 리스크 등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폴 참여자들은 외환유출입 및 외환보유액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가장 큰 근거로 답했고 통화 유동성, 생산활동 및 고용, 금융기관 여수신 등을 주된 변수로 지목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과 가계부채 오름세는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지난달 넷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06% 상승했고,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43% 올라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가계대출도 급증하면서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6조5000억원 늘며 지난해 8월(9조7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은은 최근 국정위 업무보고에서 올해 9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지난 1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의 금융안정 리스크 상승을 지적하며, 추가 금리인하 속도와 시기 결정시 금융안정 리스크를 주의깊게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연례포럼 패널 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은 완화 사이클에 있었다. 최근 금융안정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도시 지역의 주택 가격이 매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추가 인하 속도와 시기를 결정할 때 이 금융안정 리스크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시장 회복과 관련된 가계부채 급증 가능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해 왔다. 그러면서 추가 완화 조치에 대한 신중함을 드러냈다.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한편으로 금융안정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이후 공개된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낮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겠지만 정확한 시기와 폭은 매월 데이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 호주와 뉴질랜드도 7월 회의서 동결..단기 인플레 우려 속 신중함 강조
호주 중앙은행(RBA)이 7월 8일 기준금리를 3.85%로 동결했다. 시장에서 25bp 인하를 예상한 것보다 더욱 매파적인 결정이었다.
RBA는 지난 2월 기준금리를 4.35%에서 4.10%로 25bp 인하한 바 있다. 2020년 11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RBA는 2023년 12월부터 작년 2, 3, 5, 6, 8, 9, 11, 12월 회의까지 아홉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올해 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25bp 인하, 4월 회의에서 동결 그리고 5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그리고 7월 회의에서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올해 들어 현재까지 기준금리를 2차례 인하하고 있다.
RBA는 성명서를 통해 "위원회에서는 인플레이션율이 2.5% 수준을 지속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정보가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더욱 균형 잡힌 상태에서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함을 지적하며 "여러 지표들을 보면 노동시장 상황은 여전히 긴장된 상태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최근 통화정책 완화 조치 효과는 시차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RBA는 "월간 CPI를 보면 6월 분기 인플레이션이 예측과 대체로 일치할 수 있지만, 예상보다 약간 높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도 7월 9일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예상에 부합한 결정이었다.
RBNZ는 작년 8월 회의에서 약 4년여만에 기준금리를 5.5%에서 5.25%로 25bp 인하한 바 있다. RBNZ가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2020년 3월 당시 RBNZ는 코로나19 대확산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1.0%에서 0.25%로 크게 낮춘 바 있다.
이후 저금리를 유지하다 물가가 빠르게 오르자 2021년 10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서 5.5%까지 끌어 올렸다. RBNZ는 2023년 5월 25bp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인상 기조를 끝냈다.
2023년 7월부터 2024년 7월까지 8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작년 8월 25bp 인하를 단행하고 작년 10, 11월과 올해 2월 각각 50bp 인하를 단행했다.
올해 3, 5월에도 기준금리를 각각 25bp 인하하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이후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함으로써 일곱 번째 회의 만에 금리인하를 중단했다.
RBNZ는 7월 정책 성명에서 "중기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대로 계속 완화하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하거나 3.00%로 25bp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리 동결 주장은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과 단기 인플레이션 위험을 고려할 때 8월까지 기다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결을 주장한 위원들은 기다리는 것이 국내 경제의 약세가 지속되는지,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글로벌 경제 동향을 관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리 인하 근거로는 단기 성장 모멘텀의 약화와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가계와 기업이 과도한 신중함을 보임에 따라 경제 활동의 장기적 약화 위험 등이 제시됐다. 이는 중기적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인하를 주장한 일부 위원들은 7월에 추가적인 통화 완화 조치를 취하는 것이 경제활동 회복을 보장하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으며, 동시에 가격 안정성과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