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최근 금융안정 리스크 상승..추가 인하 속도·시기 결정시 금융안정 리스크 주의깊게 모니터링 할 것"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금융안정 리스크 상승을 지적하며, 추가 금리인하 속도와 시기 결정시 금융안정 리스크를 주의깊게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연례포럼 패널 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은 완화 사이클에 있었다. 최근 금융안정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도시 지역의 주택 가격이 매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추가 인하 속도와 시기를 결정할 때 이 금융안정 리스크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보다는 관세 영향이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하면서 금리인하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판단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현재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2%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관세는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 효과를 초래한다고 믿는다"며 "우리의 문제는 인플레이션 자체보다는 관세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원들은 수출 둔화, 국내 정치적 혼란,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 속에서 성장을 되살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해 이미 과열된 서울의 부동산 시장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 총재는 부동산시장 회복과 관련된 가계부채 급증 가능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해 왔다. 그러면서 추가 완화 조치에 대한 신중함을 드러냈다.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한편으로 금융안정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후 공개된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낮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겠지만 정확한 시기와 폭은 매월 데이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가계부채가 통화정책의 가장 큰 우려사항이라며 "수도권 주택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고, 가계부채 비율도 매우 높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의 속도와 시기를 결정할 때 금융안정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반복했다.
GDP 대비 국가 총 부채의 비율은 49%대로 재정 건전성이 양호한 편이지만,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약 90%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지금으로선 재정에 문제가 없지만 저성장과 고령화 문제로 인해 앞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0.8%로, 잠재성장률인 2% 수준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일시적인 재정 부양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최근 발표한 추경안은 연간 성장률을 0.2%p 가량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재정정책이 성장 회복에 어떤 도움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규제되지 않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한다면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으로의 전환을 더 쉽게 만들고 국내 자본유출입 관리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 지지자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을 어떤 방식으로 규제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민간 화폐가 유입되면 통화 공급을 통제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며 "통화정책에도 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일부에선 새로운 기술로 고객확인과 비정상 거래를 식별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 기술이 완벽한지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