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3일 미국채 금리 속락 영향에 강세로 출발할 듯하다.
미국에서 CPI에 이어 PPI도 둔화되자 미국채 금리 레벨이 4.3%대 중반으로 향해 내려왔다.
인플레 우려가 둔화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자극을 받은 가운데 미국 일드 커브는 플래트닝 압력을 받았다.
국내시장에선 정권 교체 이후 위험자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가가 크게 오른 가운데 서울 집값도 상승폭을 확대했다.
전날 한은 총재는 창립기념사는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동시에 금융안정도 강조하면서 금리인하 폭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알린 상태다.
■ 미국 5월 PPI 예상 하회
12일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5월 PPI는 전월 대비 0.1% 올라 예상치(+0.2%)를 밑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2.6% 상승했다.
5월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1% 올라 예상치(+0.3%)를 하회했다. 전년 대비로는 2.7% 높아졌다.
전월비 0.1% 상승은 4월 0.2% 하락에서 반등한 것이다. 지난 4월 0.2% 하락은 주로 도매업체와 소매업체의 마진이 압박받은 데 기인했다.
4월 PPI 데이터의 수정 결과, 마진은 이전 예상보다 덜 압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보고된 무역 서비스 부문 1.7% 하락은 0.5% 하락으로 상향 조정됐다. 5월 무역 서비스는 0.4% 상승했다.
상품 관련 인플레이션은 5월 0.2%, 서비스는 0.1%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 압력이 예상에 못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지만, 동시에 CPI 발표 때처럼 관세 관련 비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지난 1년간 전체 PPI는 식품과 에너지 분야의 변동성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다만 5월 수치를 보면 식품은 0.1% 상승, 에너지는 보합을 기록하며 두 분야 모두 안정적인 수준이었다.
■ PPI 둔화에 장기금리 속락
미국채 금리는 CPI에 이어 PPI도 예상을 밑돌자 연이틀 레벨을 낮췄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5.90bp 하락한 4.364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7.20bp 급락한 4.8460%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3.80bp 떨어진 3.9095%, 국채5년물은 5.20bp 내린 3.9695%를 기록했다.
미국 금리 하락 분위기는 유럽 지역의 금리에도 영향을 줬다.
독일10년물 금리는 5.30bp 떨어진 2.4794%, 2년물 수익률은 2.44bp 내린 1.8159%를 기록했다.
영국10년물 금리는 6.73bp 하락한 4.5568%, 2년물 수익률은 2.92bp 내린 3.8699%를 나타냈다. 영국의 4월 국내총생산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0.1% 감소를 하회하는 결과다.
미국에서 인플레 둔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트럼프는 '파월은 멍청이'라며 금리를 적극적으로 내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는 12일 연준이 금리를 2%p 낮추면 미국이 연간 600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월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우리가 6000억달러나 지출하게 되는 것은 바로 여기 앉아 있는 한 멍청이가 현재 금리를 인하할 충분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 주가 상승과 달러가격 급락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물가 안정 확인,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오라클 영향 등으로 지수가 올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1.85포인트(0.24%) 오른 4만2967.62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3.02포인트(0.38%) 상승한 6045.26, 나스닥은 46.61포인트(0.24%) 높아진 1만9662.48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유틸리티주가 1.3%, 정보기술주는 1% 각각 올랐다. 반면 통신서비스주는 0.6%, 재량소비재주는 0.4%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전일 장 마감 후 기대 이상 실적을 공개한 오라클이 13% 넘게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1.5% 상승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0.3% 높아졌다. 반면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소식에 보잉은 5% 급락했다. 테슬라 역시 2.2% 하락했다.
달러가격은 급락했다. 생산자물가 둔화와 유로화 강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달러인덱스를 강하게 압박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72% 낮아진 97.9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77% 높아진 1.1576달러를 나타냈다.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금리인하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매파적 발언을 해 주목을 끌었다.
파운드/달러는 0.38% 오른 1.359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71% 내린 143.5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3% 하락한 7.1745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8%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최근 중동 우려 등으로 유가가 급등한 뒤 일단 숨을 골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11달러(0.16%) 내린 배럴당 68.0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41달러(0.59%) 하락한 69.36달러에 거래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이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도 "임박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자동차 관세 인상 가능성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안에 일방적 최적 관세율을 설정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12일에는 자동차 관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전기차 의무화 조치 폐지 법안' 서명식에서 "자동차 노동자들을 더 보호하기 위해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관세를 높일 수 있다"면서 "관세가 높아질수록 그들이 여기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투자 발표를 언급하며 "GM이 이번 주에 3개 미국 공장에 40억달러를 투자하고 멕시코에서 일부 SUV 생산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거론했다.
또한 3월에 발표된 210억달러 규모의 현대자동차 투자 계획도 언급했다. 이 중에는 새로운 미국 철강공장 건설도 포함된다고 했다.
트럼프는 "잘 운영되고 있는 미국철강 제조를 포함해서 관세가 없었다면, 그들은 10센트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멕시코는 지난달 멕시코에서 조립되어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대해 평균 15%의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가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미국산 부품의 가치를 반영한 관세 감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 압박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포드모터와 스바루 아메리카는 트럼프의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로 일부 모델의 가격을 인상했다. 5월 포드는 관세가 조정된 순이익에 약 15억달러의 비용을 초래할 것으로 추정했다.
GM은 지난달 현재 관세 노출액이 40억~50억달러 사이이며, 이 중 약 20억달러는 한국에서 수입하는 저가형 차량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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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허니문 기간과 자극받은 위험자산
주가지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6월 들어 7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대선을 앞둔 5월 말 2,697.67로 2,700선 아래에 있던 코스피는 전날 2,920.03까지 뛰었다.
6월 들어 7거래일간 8.24% 오른 것이다.
이 기간 주가 상승을 견인한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조 3,544억원을 순매수했다.
6월 들어 코스닥은 전날까지 7.50% 오른 789.45를 기록했다.
외국인 매수 속에 한국 주가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날엔 섹터별 차별화도 나타났다. 방산, 조선, 원전 등으로 다시 매기가 강하게 모여들었다. 외국인 매수 속에 산업재 섹터가 크게 오른 가운데 전체적으로 신정부의 주식 부양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되는 중이다.
주가와 함께 서울 집값 상승세도 주목된다. 최근 서울 주택가격은 상승폭을 한층 확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2일 발표한 '주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월요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주간 상승률은 0.26%를 기록하면서 오름폭을 키웠다.
최근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0.08%(5월 5일) → 0.10%(12일) → 0.13%(19일) → 0.16%(26일) → 0.19%(6월 2일) → 0.26%(9일)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송파, 강남 등 서울 내 상급지 집값은 급등하고 있다.
송파구(0.71%)는 잠실·신천동 선호단지 위주로 급등했다. 강남구(0.51%)는 압구정·대치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강동구(0.50%)는 고덕·명일동 위주로, 서초구(0.45%)는 반포·잠원동 위주로 뛰었다.
강북 쪽에서도 성동구(0.47%), 마포구(0.45%), 용산구(0.43%) 등 상대적으로 비싼 곳들의 가격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 한은이 보는 금리인하 폭의 한계
채권 투자자들의 다수 의견은 1차례, 혹은 2차례 추가적인 금리 인하다.
기준금리가 일단 2%, 혹은 2.25%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올해 기준금리 종착역이 2%가 될지, 아니면 2.25%가 될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최근 서울 집값 흐름을 볼 때 금리를 크게 내리는 것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한은도 상당한 경계감을 나타내는 중이다.
전날 창립기념사에서 이창용 총재는 "성장이 급하다고 금리를 대폭 내리게 되면 집값 급등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총재는 "일례로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지난 3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율 기준으로 약 7% 상승했고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하다"고 밝혔다.
총재는 "앞으로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지만 적극적인 금리인하와는 선을 긋고 있다.
한은 총재는 경기 부양 정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사후적으로 한국경제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면서 경제 구조를 바꾸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권 교체 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서울 집값 상승폭도 한층 커진 가운데 당장 추가적인 금리 인하폭과 관련해 큰 욕심을 가지긴 쉽지 않아 보인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신정부 허니문 기간 자극받은 주가·서울집값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