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6-15 (일)

가파른 약달러 지속되기 어려워 - 국금센터

  • 입력 2025-06-09 15:44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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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9일 "미국 정책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고 미국의 뚜렷한 성장둔화 징후는 단기간 내 확인되기 어려운 만큼 최근과 같은 가파른 약달러 현상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당분간 달러화에 부과된 리스크 프리미엄(관세·재정건전성 관련)이 트럼프 정책 전개 방향에 연동해 빈번한 조정을 받을 것임을 감안하면 혼조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센터는 "실물경제 지표 부진에 근거한 미국 성장둔화 징후는 금년 중반 이후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금융사들의 달러인덱스 예상경로는 연초 ‘보합(→)’에서 최근 ‘우하향(↘)’ 형태로 바뀌었으나 그 기울기는 상반기에 비해 크지 않은 수준이다.

센터는 "이는 미 달러화에 대한 추가 약세 전망이 강하지 않거나 최근의 약세 폭이 과도하다고 여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주요 해외금융사들의 달러인덱스 전망치(평균)는 25년 9월말 98.71, 12월말 97.63, 26년 3월말 98.11, 6월말 96.53 등으로 향후 1년간 2.7%의 약세 전망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 달러약세 흐름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공약들을 순차적(관세 → 감세)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내면서 3년래 최저 수준(고금리 기조 이전)에 진입했다.

달러인덱스(DXY)는 연초 110을 상회(1/13일 장중 110.18, 전고점 22.9/28일 114.78)하는 강세를 보였으나, 1월 중순 이후 가파른 하락세로 전환(6/6일 99.19, 연고점 대비 -10.0%)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과 동시에 고강도 관세 정책을 추진해왔으며, 관세 위협이 최고조에 달한 4월 중순 경부터 달러인덱스는 100을 하회(4/21일 장중 최저 97.92)했다.

5월 영국·중국이 대미국 무역 협상에서 진전을 보이면서 100을 회복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 입법 추진이 시작된 5월 중순부터 약세를 재개했다.

트럼프의 감세 정책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과 일자리법 연장 등으로 대표된다.

개별국 통화 중에서는 유럽 지역 통화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환율(미 달러화 대비)이 역사적 고점 수준에 도달해있던 다수 통화들의 환율이 큰 폭 하락했다.

트럼프 취임(1/20일) 이후 스웨덴 크로나화(+14.3%)의 강세 폭이 가장 크며, 스위스 프랑화(+10.3%), 영국 파운드화(+9.7%), 유로화(+9.4%)도 10% 내외의 강세(6/6일)를 나타냈다.

엔화는 연초 160엔 부근(1/8일 158.35엔)에서 140엔대 초반(6/4일 142.77엔)으로 하락했다.

대만 달러화는 5월 초 사상 최대의 초단기 강세 폭을 시현(5/2~5일 +6.3%, 32.003 → 30.095)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 추진 강도를 높일수록, 미국 경제의 성장세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거나 구조적 약점이 부각될수록, 달러 압력으로 연결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 정책은 미국 성장둔화 우려를, 감세 정책은 재정건전성 우려를 자극하면서 미국 자산에 대한 선호를 떨어뜨렸다.

이상원 국금센터 외환분석부장은 "당초 관세 인상은 고금리 유발 효과가 예상돼 강달러 요인으로 간주됐으나 실제 관세 인상 폭이 예상을 크게 웃돌고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지면서부터는 성장둔화 우려에 기반한 약달러 영향이 여타 요인들을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실효관세율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정점에 도달(Fitch, 22.8% 추산)한 가운데 이 기간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현실화되지 않은 반면, 미국 1분기 GDP는 수입 급증 등으로 역성장(-0.3% 연율)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등 성장둔화 우려가 고조됐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2.3%, PCE 인플레이션은 +2.1%(21.2월 이후 최저)로 둔화됐다.

감세정책과 관련해선 하원 세입위원회의 세제개혁 법안(초안) 공개(5/12일) 직후 미국 재정 건전성 우려가 확대됐고, 이후의 장기금리 상승은 성장률 개선 기대보다는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에 의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강달러 영향이 제한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감세안 입법을 추진한지 며칠 만에 Moody’s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Aaa → Aa1)했으며 미국 CDS 프리미엄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50bp를 상회했다.

이로 인해 4월부터 나타난 달러인덱스와 내외 금리차 간 비동조화 현상이 심화됐다. 양자 간 상관계수(3개월 이동)는 4/4일 0.96에서 6/6일 -0.86으로 크게 반전된 상태다.

이 부장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국제금융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며, 외환시장에서는 최근까지 각광 받아온 미국 예외주의 거래(US exceptionalism trade)에 대한 되돌림(탈달러화) 거래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 미국 정책 불확실성 확대

미국 내부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거는 새로운 변수들이 발생하면서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예기간 안에 60여개국과의 협상을 마쳐야하나 EU·일본 등 주요 우방국과의 협상도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미국 국제무역법원(USCIT)의 대통령 관세 조치(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련)에 대한 위법 판결도 정책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을 가중시켰다.

재정정책 측면에서 트럼프 감세안은 5/22일 하원을 통과(찬성 215표, 반대 214표)한 후 상원 의결을 앞두고 있는 상태지만 이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추정 폭($1.7~2.6조)이 워낙 커 아직 53명의 공화당 의원 중 최소 4명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연준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거듭된 정책금리 인하 압력을 받아왔으며, 금년 내내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 등에 대비해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도 강화됐다.

비달러 안전통화 선호도 커졌다.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지고 성장둔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저성장 국면에 대비하기에 유리한 포지션을 구축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CME 통화선물시장의 주요 통화 비상업포지션(non-commercial, 투기성 거래) 총합은 1/14일 미 달러화 $346.1억 순매수에서 5/6일 $172.3억 순매도로 전환(최근 5/27일은 $121.9억 순매도)됐다.

미국 성장둔화 및 통상 환경 악화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번질 가능성 대비해 과거 글로벌 저성장·저금리 국면에 강점을 보였던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화 선호가 증대됐다.

유로화는 비달러화 중 외환 거래가 가장 활발해 달러화 급처분(유로화 매수) 시 손실이 적고 EU의 재정규율 완화 등으로 성장 전망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최근 크게 선호됐다.

■ 약달러 흐름과 미국 자산에 대한 괜찮은 선호

골드만삭스는 "현재 미국의 실물경제 지표(hard data)는 심리 지표(soft data)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심리 지표를 통해 먼저 나타난 성장둔화 징후는 약 3개월의 시차를 두고 실물 지표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 2분기 성장률은 1분기 역성장의 기저효과 등에 의한 반등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낮은 성장률이 이어지면서 미국 예외주의를 약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많다.

블룸버그 설문을 보면 미국 분기별 성장률 예상 경로는 25년 2분기 +1.4%, 3분기 +0.8%, 4분기 +1.3% 등 1% 내외 수준이다.

연도별 성장률(IMF WEO 기준)의 경우에도 25년 +1.8%, 26년 +1.7%, 27년 +2.0% 등 향후 2~3년 동안 2%에 못 미치고 장기평균(15~24년 평균 +2.5%)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관세율은 상호관세 협상 이후에도 과거에 비해 높게 유지되면서 성장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정정책의 경우 성장촉진 효과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원 부장은 "미국의 실효관세율은 13~15%로 추산되며, 이는 24년(2.3%) 및 트럼프 1기(3% 내외)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며 "The Budget Lab(예일대학교 산하 씽크탱크)은 현 수준의 관세가 미국 25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0.5%p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Tax Foundation(미국 씽크탱크)은 이번 트럼프 감세안이 향후 10년 간 미국 재정적자를 $1.7조~2.6조 증가시키는 한편 성장률 제고 효과는 0.8%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이 부장은 "연준은 실물지표 악화가 확인될 경우 그동안 고수해온 신중한 입장에서 벗어나 금리 인하 시그널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연내 2회 가량 인하"라고 밝혔다.

그는 "미 달러화의 여타 통화 대비 고수익·기축통화 속성이 단기간 내 훼손되기 어려움을 감안하면 탈달러화 흐름은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의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률과 채권 수익률은 주요 선진국 뿐만 아니라 신흥국들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률은 여타 선진국들에 비해 높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대미국 투자 자금을 대거 회수하기보다는 통화·자산군별 구성을 일부 조정하는 형태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국의 최상위 국가신용등급 지위 상실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높은 결제 비중(Swift, 49.7%) ▲증권·외환시장의 깊이 ▲유동성(외환거래량) 등의 측면에서 기축통화의 조건을 충족하는 유일한 통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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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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