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머스크 내친 트럼프..'권력 수단화' 본격 행보](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60911261905664fe48449420211255206179.jpg&nmt=59)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머스크 내친 트럼프..'권력 수단화' 본격 행보](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999&simg=2025060911261905664fe48449420211255206179.jpg&nmt=59)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머스크 내친 트럼프..'권력 수단화' 본격 행보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와의 결별을 선언하며, 정치권력을 수단화하는 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게 허튼짓을 했다간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NBC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머스크가 공화당 예산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과 맞서 민주당 후보들을 후원할 경우 상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그가 그렇게 한다면 그에 대한 매우 중대한 대가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아니오'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머스크와 곧 대화할 계획이 없다며 "다른 일을 하느라 너무 바쁘다. 그와 대화할 의도가 없다"며 "머스크는 대통령 직위에 대한 존중을 결여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은 정부 권력을 개인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대통령의 정부 권력에 대한 시각을 드러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의 연방 계약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며, 정부 권력을 자신을 반대하는 이들을 처벌하는 수단으로 보는 트럼프의 태도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NYT는 "머스크가 존중이 결여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계약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며 "이는 트럼프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것처럼, 트럼프가 정부 권력을 친구들에게는 특혜를 베풀고 자신을 거스르는 이들은 처벌을 하는 등 개인적 도구로 수단화하는 것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폭주하는 머스크를 두고 "미쳤다"며 그의 기업에 대한 정부 계약을 삭감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서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절약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였다면 트럼프의 이러한 권력 수단화는 부패 조사 사유가 됐을 것이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저 또 다른 일상의 단면으로 여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의 권한을 이용해 연방 계약을 동맹에게 몰아주고 적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것을 제약하는 규칙과 관행들을 오래 전에 버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이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점이다.
캠페인법률센터의 트레버 포터 회장은 "머스크의 발언은 트럼프와 루이 14세가 '짐이 바로 국가'라는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이는 트럼프가 연방 정부의 엄청난 계약 권한을 무기로 삼아 자신을 비판한 사람을 처벌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부적절하게 위협한 사례다. 이는 권력 남용의 극치"라고 진단했다.
NYT는 "트럼프 2기는 지금까지 ‘복수’라는 단어를 사용한 그의 선거 운동에서 언급된 것처럼, 대통령직의 모든 경계를 휘어지고, 부수고, 뚫고 나간 139일간의 복수 추구였다"며 "그는 국가 최고 직위를 이용해 검사, FBI 요원, 법률 사무소, 언론기관, 장군, 하버드대학교, 전 바이든 행정부 관료 등 그의 적대자 목록에 오른 전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에게 복수를 시도해 왔다"고 풀이했다.
이 과정에서 복수는 은밀하지 않고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법률사무소를 표적으로 삼아 그들을 약화시키기 위해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 명령에는 그들이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들을 고용했거나 과거에 고용했기 때문에 표적으로 삼았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트럼프는 다른 행정명령에서 법무부와 국토안보부에 자신의 첫 임기 시절 선거 보안 담당관 크리스 크레브스를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 이유는 크레브스가 2020년 선거가 조작되고 도둑맞았다는 주장을 거짓되고 근거없이 부인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 등 반트럼프 매체들은 트럼프가 역사상 처음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로서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라고 폄하해왔다. 취임 후 5개월도 안 돼 그와 그의 가족 및 관련 기업들은 암호화폐와 전 세계 투자자 및 정부 정책에 관심있는 기업들과의 다양한 거래를 통해 수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럼프 당선을 위해 약 3억달러를 기부했다. 이는 대통령이 공공과 사적 이익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기업을 운영하며 특별 정부 직원 지위를 유지한 머스크는 연방기관을 무력화하는 데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받았다.
머스크는 정부 어느 부분이 해체되고 어느 부분이 유지되는지에 재정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기업들은 수년간 연방 계약을 통해 수십억달러를 받았으며 2023년에만 17개 연방 기관과 100개 가까운 계약을 통해 30억달러를 약속 받기도 했다.
머스크가 백악관에 도착했던 당시에는 자신의 사업을 규제하는 여러 정부 기관과도 갈등을 빚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까지 최소 11개 연방기관이 그의 회사들을 조사하거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에는 법무부, 교통부, 증권거래위원회, 연방항공청, 국가도로교통안전국, 국가노동관계위원회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자신의 가까운 동료인 제러드 아이작맨을 NASA 행정관으로 임명할 권리를 부여했다. NASA는 머스크의 스페이스X 로켓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이 조치는 다른 행정부에서는 명백한 이해충돌로 여겨졌을 수 있다.
이 결정은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을 촉발시켰다. 한 보좌관이 아이작맨이 민주당에 기부금을 냈다고 대통령에게 알리자 트럼프는 머스크를 대면해 비판하고 지명을 철회했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최종적인 결별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세금 감면 및 정책 법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가운데 이 법안이 국가부채에 수조달러를 추가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발생했다.
지난주 목요일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공격을 주고받을 때 트럼프는 머스크의 기업들을 직접 겨냥하며 "예산에서 수십억달러를 절약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종료하는 것"이라며 "바이든이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항상 놀라웠다"고 했다.
일부 보수층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주장을 펼친 것일 뿐 머스크의 계약에 대해 실제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음을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스탠포드법학대학원 교수이자 전 연방 항소법원 판사인 마이클 W. 맥코넬은 "대통령이 때로는 소셜미디어에서 수사적 효과를 위해 발언을 하지만 정책을 발표할 의도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동맹자들은 그가 진지하게 생각하기를 희망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도록 촉구했다. 전직 백악관 수석전략가였던 스티븐 K. 배넌은 "계약 취소 외에도 대통령이 머스크의 약물 사용과 이민 신분에 대한 조사를 명령해야 한다. 머스크는 즉시 이 나라에서 추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의 연방 계약을 취소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하나의 큰 아름다운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NASA가 스페이스X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의 일부 계약을 취소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비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가능하면 머스크의 계약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S. 뮬러 3세의 특별 검사의 부관이었던 앤드루 위스만은 "우리는 법조계뿐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이를 목격했다"며 "하버드는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이 동기의 본질은 매우 명확하다"고 말했다.
NYT는 "과거에 정치적 또는 재정적 이유로 민간기업과 관련된 개별 사건에 개입하려 한 대통령들은 문제를 겪었다. 리처드 M. 닉슨은 1972년 공화당 전당대회 자금 조달을 위해 40만달러를 기부한 후 법무부가 국제전화통신공사(ITT)에 대한 독점금지 소송을 합의로 종결하자 조사 대상이 됐다. 민주당은 닉슨에 대한 워터게이트 탄핵 조항에 이 문제를 추가하려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전직 보좌관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당시 정치적 이익에 따라 기업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기 위해 자신의 직위를 활용하려 했다. 그는 아마존의 억만장자 창업자이자 워싱턴 포스트 소유주인 제프 베조스에 해를 가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방법을 모색했다.
한 보좌관은 "아마존이 100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입찰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베조스에게 주지 마라며, 그는 나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결국 미 국방부는 해당 계약을 마이크로소프트에 수여했다. 아마존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재선에서 패한 후 국방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계약을 취소했으며, 나중에 계약을 완전히 해지했다.
트럼프 2기에서는 연방통신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선거 상대인 카멀라 해리스 전부통령과의 인터뷰를 편집한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네트워크를 상대로 제기한 200억달러 규모의 소송과 유사한 CBS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자신의 사면 권한과 법무부에 대한 권한을 이용해 정치적 동맹국들, 특히 자신의 정치적 노력에 큰 기여를 한 일부 동맹국들을 구제해 왔다. 또한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회사가 주로 소유한 별도의 암호화폐 벤처의 주요 투자자인 중국 억만장자 저스틴 선에 대한 사기 소송을 보류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와 두 번째 임기의 주요 차이점 중 하나는 대법원이 대통령으로서 '공식 행위'에 대한 형사 기소 면제권을 가지고 있다고 판결했다는 점"이라며 "이는 그가 적을 표적으로 삼기 위해 권력을 사용하는 방식을 정의한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는 그 권력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밝히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