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주가지수가 4일 이재명 정부 출범을 맞아 급등세를 이어갔다.
간밤 뉴욕 주가가 오른 영향도 있지만 이재명 정부의 주식시장 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해 보였다.
필라델리파 반도체지수가 2.7% 급등한 영향에다 이재명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 등도 강력하게 작용한 것이다.
■ 이재명 시대, 주가지수 5천 시대 기대감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KOSPI 5,000p 시대를 약속했다.
시장에선 이를 주식 부양 의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대통령은 특히 주가지수 5천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상법 개정에 따른 한국 주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거론했다.
현재 민주당 의원들과 민주당의 자매당인 조국혁신당, 그리고 민주당 지원으로 의원을 배출한 기본소득당, 사민당 등은 전체 국회 의석을 과반을 훨씬 넘게 점유하고 있다. 2/3엔 약간 못 미치지만 입법을 통해 정부 정책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행정, 입법, 사법 모두를 사실상 좌우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정부다. 시장에서도 이를 기대하는 시각이 상당해 보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강력한 정책의지를 가진 이재명 정부가 등장하면서 주식시장 기대감도 상당해 보인다"면서 "특히 대통령 당선 당일(오늘)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전기전자 등 코스피 대형주를 사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지수가 2,800선을 넘어 더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그간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 등을 통해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최근 시장 제도 개선을 거론하면서 지주회사 주가들이 뛰기도 했다.
■ 이재명, 주식시장에 내미는 '당근'
이 대통령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여러차례 한국 주가지수 레벨이 2배가 되는 게 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 주식투자자는 상당기간 5백만명 내외였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급증해 현재는 1,4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재명 정부는 주식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 확대를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국내 주식시장은 상대적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수많은 '서학 개미들'을 양산해 냈다.
이재명 정부는 한국 주식시장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 "국내 주식시장에서 실망과 좌절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활성화가 국민의 건전한 자산 증식을 위한 가장 쉽고 빠른 길"이라며 주식 부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인 현실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 여러차례 "혁신적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겠다. 국가가 한국 경제·산업의 미래에 비전을 제시하겠다"면서 특히 주주들을 위해 기업의 비정상적 지배구조를 단계적으로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집중투자 할 산업과 규모, 방식 등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민간이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더하겠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취임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와 에너지 전환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지원으로 미래를 주도하는 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조속히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수입 대체, RE100 대비 등 기업 경쟁력 강화에 더해 촘촘한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로 전국 어디서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해 소멸 위기 지방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또 "문화산업을 더 크게 키우겠다. 적극적인 문화 예술지원으로 콘텐츠의 세계 표준을 다시 쓸 문화강국,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면서 문화 분야를 강조하기도 했다.
■ 이재명, 주식시장에 내미는 '채찍'
이재명 대통령은 그간 여러차례 공정한 주식시장 질서 확립을 강조했다.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채찍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명 시대를 맞아 주가조작에 대한 대응 강도가 높아지고 시장이 좀더 깨끗해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그 동안 우리 주식시장에는 주가조작으로 돈을 벌어도 힘만 있으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깊은 불신이 퍼져 있었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주가조작,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후보시절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공약했다. 즉 한 번이라도 주가조작에 가담하면, 다시는 주식시장에 발을 들일 수 없게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임직원과 대주주의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고, 단기차익 실현 환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혀 많은 주식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순위는 아시아 12개국 중 8위에 불과하다.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고질적인 원인 중 하나였다"면서 주주 이익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상법 개정 재추진,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이사의 선임을 위한 집중투표제 활성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을 공약했다.
이는 기업 경영에 대한 감시강화를 의미한다.
또 합병 시 기업가치는 공정하게 평가되도록 하고, 일반주주 보호장치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의 일반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며 "또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외국인 주식투자 환경 개선...그리고 시장의 기대
이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 환경도 대폭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시절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대한민국 국가신용 하방 요인으로 ‘코리아 리스크’를 지적한다"고 언급하면서 이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전략적 실용 외교로 때마다 반복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 지정학적 안보리스크도 해소하겠다고 다짐했다.
외국인이 안심하고 대한민국에 투자할 수 있는 신뢰 기반을 조성해 시장을 안심시키겠다고 공약한 것이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결국 외국인에게 재평가 받으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가 끝나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외국인은 이날 주식시장에 대거 들어오면서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앞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투명하게 운용되고, 기업은 정당하게 평가 받으며, 투자자 이익은 두텁게 보호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업경영과 시장 질서가 확립되면 우리 주식시장은 획기적인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코스피 5,000시대를 실현하겠다고 장담했다.
금융시장에서도 기대감을 갖고 정책 방향을 주시하는 모습들이 적지 않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정부 출범은 주식시장 빅 이벤트"라며 "재정 건전성과 별개로 유효 수요 확대 여부는 지수 방향성과 수혜주 모색에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노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달성, 국력 5강을 경제와 산업 비전으로 제시했다. 미래 전략산업 육성(AI, 바이오, 콘텐츠, 방산), 모두의 성장(중소벤처 지원, 과학기술 생태계 마련), 공정한 성장(지역성장과 중소기업 지원) 등을 강조한 상태"라며 주식시장은 정부 역할 강화를 주목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통화와 재정정책 조합은 유동성 장세를 의미하며 중소형, 성장주 컬러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원화 강세 흐름이 외국인 매수를 지지한다는 평가도 보인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주식 매수와 함께 원화 강세 흐름도 주목된다. 정치 불확실성 해소가 최근 달러/원 환율 하락추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일단 12.3 계엄사태 이후로 확대됐던 대내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금융위기(2007년)를 제외하고 달러/원 환율은 대선 이후 단기적으로 하락한 바 있다.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경제성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번에도 통화 및 재정정책 공조로 내수 부양이 본격화되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유입될 수 있다. 지난 1차 추경 13.8조원에 이어 30조원 규모의 2차 추경 편성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한국은행은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25bp 인하를 결정하며 향후 추가 금리인하 또한 시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상법 개정 및 주식시장 활성화를 포함한 금융시장 친화 정책을 내세운 바 있어 국내 자산 투자 수요가 개선될 경우 달러/원 환율은 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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