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국 5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작년 9월(49.3) 이후 8개월 만에 50을 하회했다.
3일 차이신망에 따르면, 중국 5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8.3으로 전월 50.4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9월(49.3) 이후 8개월 만에 경기 수축 국면으로 전환했다.
예상(50.7)을 대폭 하회한 5월 수치는 2022년 9월 48.1을 기록한 이후 3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기업 구매 담당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 통계는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한편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5월 제조업 PMI도 49.5로 수축 국면에 머물렀다. 지난 4월(49.0)에 이어 2개월 연속 수축을 기록한 바 있다.
차이신망에 따르면, 신규 수출주문지수는 두달 연속 하락하며 2023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전체 신규 주문지수도 2022년 10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고용시장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다. 고용이 두 달 연속 감소했으며 이는 1월 이후 가장 빠른 감소 속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공장들의 완제품 재고는 판매 감소와 수출 지연으로 인해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신 인사이트그룹의 왕저 이코노미스트는 "외부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국내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며 "주요 거시경제 지표는 2분기 초반에 명확한 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공식 PMI와 차이신 PMI 지표간 차이는 일부 조사 시기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며 "5월 중순 관세 완화 조치의 영향이 차이신 PMI 응답자들에게 조사 시점에 반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이신 조사는 일반적으로 월 중순에 진행되며, 중국통계국 조사는 월말에 집계된다. 민간 조사는 주로 수출 지향적 기업 500여 개를 대상으로 하며, 공식 PMI는 3000개 기업을 표본으로 삼아 산업 생산과 더 밀접하게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달 스위스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 최고 무역대표 간의 회담 이후, 4월에 대부분 시행됐던 중국 수입품에 대한 145% 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현재 51.1%로 하락했으며, 중국이 미국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32.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중국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6.1% 늘며 예상(+5.7%)을 상회했다. 예상을 웃돌았지만 3월 증가율 7.7%보다 둔화된 성장세를 보였다.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1% 증가해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보였다. 이는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수출을 늘려 미국으로의 수출 급감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중국 4월 산업 이익은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이는 관세 인상과 고착화된 디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의 기존 지원 조치가 유동성 압박을 완화하고 기업의 현금 흐름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책 당국은 소비 촉진, 관세 타격 기업 지원, 고용 증대를 목표로 다양한 조치를 시행했다.
5월 중국 인민은행은 주요 정책 금리를 10bp 인하하고 지급준비율(RRR)을 50bp 낮췄다.이는 은행이 보유해야 하는 현금 규모를 줄여 경제 내 유동성을 확대하는 조치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중국의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압력 속에서 이뤄졌다.
노무라의 중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팅 루는 "중국 정부는 장기화된 부동산 시장 침체와 현재진행형인 무역전쟁이라는 이중 타격에 직면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부동산 부문의 침체를 막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던 부동산과 수출이 성장의 걸림돌로 변모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연금제도 개혁과 출산지원금 제공 등 더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 소비를 훨씬 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지원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