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16일 "반도체가 하반기 최고의 조커픽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환 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는 의외로 주도주로 복귀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예상햇다.
김 연구원은 "AI 사이클은 중반부에 위치하는데, 통상 반도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지배력을 가지는 국면"이라며 "게다가 관세 전쟁은 소프트웨어보다 반도체에 불리한 요소로 인식된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프트웨어의 아웃퍼폼은 이 내러티브에 대한 시장의 광범위한 합의의 형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worst보다 best 시나리오 이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반도체가 의외로 각광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 반도체 재도약 가능한 이유
김 연구원은 "반도체는 주가와 실적의 괴리가 너무 심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전고점은 작년 7월이고, 이후 S&P 500 대비 17%p 언더퍼폼했다"면서 "그러나 반도체 업종은 모든 업종을 통틀어 실적 증가 속도가 가장 가팔랐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도주를 꿰차고 있는 소프트웨어에도 밀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로 인해 PER은 고점대비 50% 가까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는 실적에 선행하며, 단기적으로 주가와 실적은 얼마든지 괴리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반도체가 시크리컬 속성을 갖다보니 주가의 하락은 언젠가 실적이 둔화할 거라는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괴리가 1년이 넘어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실적 개선이 지속된다면 주가는 언젠가 실적으로 수렴한다. 과거 주도주들의 사례를 조사해보면 이 괴리는 1년이 넘어가지 않았다"면서 "곧 도래할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실적이 긍정적이라면 주가는 실적으로 수렴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3~4월 기술주 주가가 폭락하자 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관세전쟁으로 인해 AI Capex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논리가 형성됐지만 오해가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이는 투기자들이 기술주 매수 포지션과 같이 구축된 달러 강세 포지션에서 크게 손실을 입으면서 디레버리징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수급적 이유가 더 컸다"면서 "1분기 실적 시즌에서 AI Capex 전후방을 둘러싼 기업들(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전력투자)은 대체로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관세 전쟁으로 인한 Capex 타격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와 AI 업황 간 우려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관세+감세의 조합은 상품소비 유인을 약화시키고 설비투자의 유인을 높여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행정부의 정책적 의도도 투자 활성화에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런 구도에선 향후 소비재/B2C보다 자본재/B2B 업황에 긍정적인 판도가 펼쳐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반도체 종목들은 이번 사이클에서 소비가 아닌 투자를 대변하기에, 거시적으로 유리한 내러티브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면서 "종합적으로 반도체는 실적도 양호할 공산이 큰데 수급상 빈집이며 거시적으로 유리한 판 위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빠른 속도로 반등했고 사이클상 반도체의 턴은 아니지만, 하방 위험보다는 상방 위험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