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FOMC, 3회 연속 금리동결...파월 "관세 영향 명확해질 때까지 당분간 기다리는 편이 낫다"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7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전문가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로, FOMC 위원 전원일치로 이뤄졌다.
FOMC는 성명에서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실업률 및 물가상승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관세 인상이 계속되면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둔화가 초래될 것”이라면서도 "관세 영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당분간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이 업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고관세가 지속되면 내년까지 목표금리 달성이 어려울 듯하다"고 덧붙였다.
관세는 가격을 올리면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경제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충격을 의미한다.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면 기업이 기본비용 구조를 더 명확하게 파악할 때까지 수익을 줄이고 신규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정책 변경은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에 더 집중할지, 실업률 상승 위험에 더 집중할지 결정해야 하는 연준에 딜레마를 안겨준다.
윌리엄 잉글리시 전 연준 선임 고문은 "연준은 나쁜 상황에 처해 있다"며 "만약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지금은 가만히 있을 것을 제안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인내심을 갖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상황이 바뀌면 당연히 적절한 시기에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지속한 작년에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해 약 4.3% 수준까지 낮췄다.
연준은 2019년 중국과의 무역전쟁의 여파를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지만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훨씬 적었다.
파월 의장은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며 "더 많은 데이터를 보기 전까지는 실제로 데이터에 대한 올바른 대응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금리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리인하가 경제를 완화하고 꾸준한 소득 증가세를 뒷받침한다면 기업과 소비자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연준 관계자들은 이러한 기대치가 자기 충족적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와 기업이 인플레이션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낮고 안정적일 것이라고 믿는다면 이러한 잘 안착된 기대치가 물가상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아담 포센 소장은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소비자와 기업이 초기 인플레이션 이후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가정하면, 이러한 가정은 중앙은행이 감수해야 할 나쁜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인하 속도가 빨라지면 연준이 몇 달 후 금리인상을 통해 방향을 바꿔야 할 위험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여러 트럼프 협력자들은 작년에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함으로써 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포센 소장은 "연준에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하다고 비판한 행정부 안팎의 사람들이 관세 충격은 인플레이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고 솔직히 자기 모순적"이라며 "어느 쪽이든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다른 사람들은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연준이 금리를 불필요하게 높게 유지하고 더 급격한 하락을 감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 최대은행인 MUFG의 조지 곤칼베스 미국 거시전략 책임자는 "기준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준은 더욱 소극적으로 긴축을 하고 있다"며 "7월이나 9월까지 금리인하를 기다리면 연준이 더 큰 50bp 인하를 단행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진다. 너무 오래 기다리면, 경제를 제대로 잡을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최근 정책 변화로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적어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관세 발표 이후 금융시장은 상당한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145%로 인상됐는데 이는 무역 금수 조치에 해당하기 때문에 트럼프와 그의 고문들조차도 지속될 수 없다고 인정하는 수준이다.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으로부터의 물동량은 약 35% 감소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 스위서에서 중국 측 대표단과 만나 경제 및 무역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수입업체와 기업들이 관세를 앞두고 장비와 자재를 주문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1분기 미국경제 생산량은 감소했다. 다만 실제 약세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는 보이지 않았으며 소비자 및 기업 심리에 대한 데이터에 국한됐다. 지난달 실업률은 4.2%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예일 경영대학원 교수인 잉글리시는 "우리 모두는 아직 하드 데이터가 보여주지 않는 경기둔화를 예상하며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오늘날 상황이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을 겸손하게 만들었던 2021년 인플레이션 충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당시 연준은 상품, 주택, 노동시장의 광범위한 불균형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제에 부양책을 추가했다.
오늘날 노동시장은 냉각되고 있으며 임금 상승률 둔화는 (초기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 이후) 인플레이션을 지속하는 데 더 적은 연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미국 물가연동채권(TIPS)에서 파생된 향후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최근 1년 중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곤칼베스 책임자는 "연준이 기대인플레이션에 집중하는 이유를 잘 알고있다. 다만 채권시장을 보면 인플레이션 자경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