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트럼프, 시진핑과 직접 대화 고집해서 협상 지연 - 폴리티코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대화를 고집하면서 미중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19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3~4주 안에 중국과의 관세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그럴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일대일 회담을 고집하고 있으며, 이는 미중간 무역전쟁 악화를 막기 위한 다른 외교적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전직 미국 고위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중국 당국자들과 관계 개선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상원은 아직 주중대사를 확정하지 않았고 트럼프는 중국과의 협상을 이끌 인사를 지명하지 않았다.
실질적인 활동이 부재하면서 양국간의 의미있는 소통이 중단되고 단기적인 해결책 마련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대만, 몽골 담당 국장을 지낸 라이언 하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지 않기 때문에 백채널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시 주석과 직접 대화하기를 원한다. 트럼프는 자신의 견해를 다른 사람에게 아웃소싱하는 것에 특별히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시 주석과의 대화 또는 만남에 관심이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시 주석은 이러한 제안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미국의 관세에 반대하며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결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중 정상 간의 대화만이 합의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워싱턴과 베이징이 모두 신뢰하는 비공식 백악관 특사단이 토대를 마련할 수도 있다. 비공식적인 지위는 중국 당국과의 협상에서 어느 정도의 유연성과 솔직함을 부여해 고위급 당국자들이 만날 때 무역협상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과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미국쪽 후보자는 부족하지 않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우리 비즈니스 커뮤니티와 전직 미국 및 중국 관리들을 포함해 많은 백채널이 있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베이징 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백채널 외교가 전략의 일부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브라이언 휴즈 NSC 대변인은 "백악관이 논의를 억압하고 있다는 의견은 부정확하다"며 "참모 및 고위 참모 수준의 다양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으며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중국 당국과의 논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스는 “중국 관료들은 시 주석이 놀래거나 굴욕적인 상황에 처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건 이후, 그들은 시 주석이 굴욕을 당하거나 위상이 떨어지거나 세계 무대에서 무너지는 거래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등의 위험에 대해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관세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행정부의 '핵심인물'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중국은 리청강 전 상무부 부부장을 중국의 새 국제무역담판대표(장관급)로 임명했다.
이 임명은 중국이 트럼프가 자신의 특사를 파견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신뢰할 수 있는 공식 채널이 없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라고 평가했다.
전 골드만삭스 사장이자 현재 광산업체 배릭골드 코퍼레이션 회장인 존 손튼이 중국과의 접촉을 자원했다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 손튼 회장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비롯한 중국 고위 관리들과 접촉한 경력이 있다. 다만 백악관은 관심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달 시 주석과 만난 미국기업 대표단의 일원이자 중국정부에 우호적인 비영리단체 '미중관계전국위원회'의 스티븐 올린스 회장은 "백악관 연락을 대기하고 있다. 연락이 오면 기꺼이 돕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와 접촉을 모색하는 비공식 중국 대표단 일원이었던 추이톈카이 전 주미 중국대사의 접촉을 무시했다.
손튼의 활동에 정통한 한 인사는 "추이 전 대사가 대화 상대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뉴욕이나 워싱턴 DC에서는 기꺼이 참여할 의향이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또한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원들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의회 관계자 두 명은 "국회의사당의 수많은 중국 매파 의원들이 트럼프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회담을 위해서는 중국 지도자들이 미국 측 인사들이 미 행정부를 대신해 발언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달 동안 중국 관리들과 접촉하려는 몇몇 미국 기업 경영진의 노력이 베이징에서 회의론에 부딪혔다고 했다.
러셀 전 차관보는 "최근 베이징에 있었는데 중국인들은 분명히 백 채널이 아닌 프런트 채널을 원하고 있다"며 "그들은 트럼프를 대변하거나 해석한다고 주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해 당연히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상호관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미중간 협상을 재점화하는 데 필요한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커틀러는 "마치 연애를 떠올리게 한다. '누가 누구에게 전화할 것인가’와 같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과정이며 우리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