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7일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다수 국내 투자자들은 '관세전쟁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금융안정 섹터의 문제도 한은이 확신할 수준이 아니어서 4월에 금리를 동결한 뒤 5월에 내리는 게 무난하지 않을까 하는 진단을 내놓았다.
지난 2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25bp 인하하면서 기준금리는 2020년 10월(2.5→3.0%) 이후 2년 4개월 만에 2%대로 하락한 바 있다.
금통위는 지난해 10·11월 2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낮춘 이후 올해 1월 동결로 한 차례 속도 조절에 나섰다.
2월 회의에서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p 낮춘 1.5%로 제시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재개했다. 다만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3월 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최상목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2년 사이에 인플레이션 6% 올라가고 한 상황에서 국민 피해 있더라도 불가피하게 금리 올렸었고 지금은 인하 사이클에 있다"고 말했다.
코스콤 CHECK(2710)에 따르면 POLL에 참여한 금융시장 관계자의 75.7%가 한은이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2.75%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자 총 890명 중 674명(75.7%)이 동결을 예상했다. 25bp 금리인하 답변은 211명(23.7%)에 달했고 인상 답변은 4명(0.4%)에 불과했다.
미국의 관세로 인한 경기 악화 우려에도 높은 환율 변동성, 부동산 가격 등 금융안정 리스크 등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됐다.
■ 호주RBA, 관세 불확실성 속 4월 동결..뉴질랜드 RBNZ, 경기둔화 우려 속 완화 기조 지속
호주 중앙은행(RBA)은 4월 1일 기준금리를 4.10%로 동결했다. 예상에 부합했다.
RBA는 지난 2월 기준금리를 4.35%에서 4.10%로 25bp 인하한 바 있다. 2020년 11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RBA는 2023년 12월부터 작년 2, 3, 5, 6, 8, 9, 11, 12월 회의까지 아홉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올해 들어 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낮추고 4월 회의에서 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RBA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까지 낮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에 대한 RBA 책무와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해외경제 전망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당하다며 "최근 미국 관세 발표가 글로벌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관세 범위 확대 및 대상국들의 보복 조치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활동에 악영향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다수 중앙은행이 연초부터 통화정책을 완화했지만 최근 들어선 글로벌 정책 전개에 따른 리스크 변화에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4월 9일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75%에서 3.50%로 25bp 인하했다. 예상에 부합한 결정이었다.
RBNZ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7월까지 8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작년 8, 10, 11월 각각 25bp, 50bp, 50bp 인하를 단행하고 올해 2, 4월에도 기준금리를 각각 50bp, 25bp 인하하면서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RBNZ는 4월 정책 성명에서 "CPI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의 중간 지점에 근접하고 경제에 상당한 여유 여력이 있다. 또한 글로벌 무역 정책으로 인한 활동 전망 약화 등을 고려할 때 위원회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경제상황이 예상대로 계속 전개되면, 올해 내내 추가 인하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