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9일 미국채 금리 급등, 외국인 매매 등을 주시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국채 금리 급등 여파로 국내 금리도 상승한 가운데 간밤엔 미국 커브의 스티프닝이 두드러져 이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
간밤 미국 10년, 30년 금리 등이 10bp 넘게 뛴 가운데 2년 금리는 하락했다.
미-중 관세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중국에 총 100% 넘는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국내시간으로 전날 저녁 트럼프가 한덕수 국무총리와 처음으로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WGBI 편입 시작시점은 올해 11월이 아닌 내년 4월로 이연됐다.
■ 美금리 4.3%로 추가 점프...주가 하락
미국채 금리는 7일 급등 뒤 8일 추가로 뛰었다. 금리가 장기구간 위주로 크게 뛰면서 일드커브는 스팁됐다.
이번주 들어 차익실현이나 그간의 금리 급락 반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금리 낙폭을 되돌리는 과정에선 장기물 입찰에 대한 물량 부담이 거론됐다.
다만 백악관의 대중 50% 추가 관세 강행 의지에 뉴욕 주가가 장중 급락하자 금리 전반도 레벨을 일부 낮추거나 하락권으로 진입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2.70bp 뛴 4.300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5.30bp 급등한 4.775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15bp 하락한 3.7295%, 국채5년물은 5.50bp 상승한 3.91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장초반 4% 넘게 뛰기도 했지만 미국이 중국에 총 104%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상승분을 반납하고 약세 전환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20.01포인트(0.84%) 하락한 37,645.59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79.48포인트(1.57%) 내린 4,982.77, 나스닥은 335.35(2.15%) 낮아진 15,267.91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이 일제히 약해졌다. 소재주가 3%, 부동산과 에너지, 재량소비재주는 2.5%씩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대중 추가 관세에 애플이 5% 급락했고, 인텔 역시 7% 넘게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도 1.4% 및 4.9% 각각 내렸다. 반면 브로드컴은 자사주 매입에 힘입어 1.2% 상승했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독일 정당들의 연정 합의 기대에 유로화가 강한 모습을 보인 영향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3% 낮아진 102.8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0% 높아진 1.0962달러, 파운드/달러는 0.46% 오른 1.278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1.20% 내린 146.10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86% 상승한 7.4079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53%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60불 아래로 하락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대적인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12달러(1.85%) 떨어진 배럴당 59.5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39달러(2.16%) 내린 배럴당 62.82달러에 거래됐
■ WGBI 편입시점 내년 4월로 연기...최종편입 시점은 내년 11월로 이전과 동일
FTSE Russell은 한국 국채의 WGBI 편입과 관련해 내년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동일한 비중으로 총 8회에 걸쳐 이뤄진다고 밝혔다.
당초엔 올해 11월부터 지수 반영을 시작해 1년 동안 분기별로 편입비중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선 내년 4월부터 지수 반영을 시작해 11월까지 월별로 편입비중 확대하는 것으로 늦어졌다.
레셀은 편입 방식을 일부 기술적으로 조정(refined technical inclusion approach)해 전체 편입 기간을 8개월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WGBI 편입 최종 종료 시점은 2026년 11월로 동일하다.
편입 시기 조정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시장에 원활히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기간을 확보하는 한편, 분기별보다 월별로 나눠 편입하는 방식을 사용할 경우 포트폴리오 운용이 더 간단하고 용이해진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러셀은 지수 사용자들이 더 짧은 기간 동안에도 전체 한국 비중을 무리 없이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을 반영해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러셀은 올해 3월 기준 한국의 WGBI 예상 편입 비중은 2.05%로 전체 편입 국가 중 9번째로 큰 규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WGBI 비중은 미국이 41.9%, 중국이 10.0%, 일본이 9.7%, 프랑스가 6.4% 순이다.
■ 미국 상상하기 힘든 대중 관세 부과
미국 백악관이 9일부터 중국에 총 104%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4%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9일 트럼프의 상호관세 패키지의 일환으로 관세가 34% 인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8일 정오까지 미국 상품에 34%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약속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추가로 관세 84%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 미국이 중국에 대해 추가로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것에 대해서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며 "만약 미국이 관세 인상 조치를 시행한다면 중국은 자국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히 반격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화요일 오전 관세협상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미국 주가지수는 백악관 발표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폭을 확대했다.
레빗 대변인은 "미국 노동자에 대한 학대에 더욱 전념하기 위해 보복을 선택한 중국과 같은 국가들이 실수를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강철 척추를 가지고 있으며 그는 부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거래를 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2월 모든 중국 상품에 예외 없이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불법 이민을 돕고 펜타닐을 미국으로 유입시키는 것에 대한 중국의 역할과 관련이 있다. 3월에는 이러한 관세를 두 배로 인상한 바 있다.
중국은 작년 기준 미국에 총 4,390억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출하며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수입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은 중국에 1,440억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출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의 첫 임기가 끝났을 때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평균 19.3%의 관세율을 부과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의 관세를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평균 관세율을 20.8%로 올렸다. 9일부터 중국의 대미 수출 평균 관세율은 거의 125%까지 치솟게 된다고 했다.
■ 한덕수-트럼프 통화...정인교 협상 착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통화한 사실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트럼프는 8일 한국이 미국을 통해 대규모의 지속불가능한 흑자를 내고 있다고 불평하면서 관세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트럼프는 조선 분야와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투자, 미국산 LNG 구매, 그리고 주한미군 주둔비용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방위비와 관련해선 바이든이 낮춰줬다고 비판하면서 전직 대통령의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트럼프는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한국 최고 협상팀이 지금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와 있다. 상황은 좋아 보인다"고 적었다.
그럼프는 그러면서 "원스탑 쇼핑은 아름답고 효율적"이라며 협상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트럼프가 일본에 이어 한국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인 것이며, 그 와중에 한덕수 대행과도 통화한 것이다.
이번주 들어 정부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시간 기준 8~9일 워싱턴을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등 미국 정부 인사들을 만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워싱턴에 도착한 정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 등을 만나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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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금리인하, 커브 스팁 베팅
트럼프가 주도하는 관세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대중 50% 추가 관세 소식에 반도체 지수가 3%대 중반의 급락세를 보이는 등 위험자산시장의 경계감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들은 사람들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8일 의회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대안을 제시하면 협상할 수 있다. 단기에 관세 면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캇 베센트 재무장관은 "중국의 보복 공격은 큰 실수며, 아주 불리한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강경 매파들의 통상정책에 세계 금융시장도 숨을 죽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 매도에 계속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채권시장에선 외국인들이 선물을 대거 사고 있다.
다만 전날엔 3년선물을 사고 10년 선물을 팔면서 커브 스팁에 힘을 실었다. 외국인은 전날 3선을 1만 5,251계약 순매수했으나 10선은 4,010계약 순매도했다.
국내시장은 외국인 움직임을 보면서 경기 악화에 따른 강세 요인, 금리 레벨과 추경 부담 등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기준금리 인하와 커브 스팁 베팅이 주목 받는 가운데 전날엔 국민의힘도 10조원 넘는 추경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미·중 대립격화와 한덕수·트럼프 통화...WGBI 편입 이연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