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영란은행, 예상대로 기준금리 4.50% 유지…“경제 불확실성 많아”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잉글랜드은행(BOE)이 20일 기준금리를 4.50%로 유지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BOE는 성명에서 통화정책위원회(MPC)가 8대 1의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스와티 딩그라 위원은 25bp 인하에 투표했다.
성명은 "지난 회의 이후 글로벌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심화됐다. 미국이 다양한 관세안을 발표했고 일부 국가들이 이에 대응했다"며 "다른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증가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지표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매우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대응 방식을 조정하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MPC 위원들은 관세 전면전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영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오늘 금리를 4.50%로 유지함으로써 BOE가 인하-동결-인하 패턴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다만 지난 2월 회의때와는 반대로 매파적인 입장이 더욱 강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BOE가 마지막으로 금리를 동결한 작년 12월에는 위원 3명이 연속 인하에 찬성했지만, 이번 회의에선 한 명만이 인하를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금리동결은 영국 대내외 경제 역풍이 예상되는 시점에 내려진 결정이다.
대외 요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관세를 둘러싼 잦은 변화, 불명확성, 갈등과 함께 영국의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 등이 포함된다.
영국 성장률은 지난 1월 전월 대비로 -0.1%를 기록해 약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BOE는 2월 회의에서 영국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7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최근 비즈니스 지표는 경제성장과 고용의향의 약화를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한 2월 회의에서 에너지 비용 상승이 가속화되면서 올해 3분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3.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영국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3.0% 상승하며 예상치 2.8% 상승을 웃돌았다.
HSBC 자산운용의 후세인 메흐디 투자전략 책임자는 “최근 경제 지표에 대한 스태그플레이션 기조는 MPC가 인플레이션 고려 사항과 하방 성장 위험 및 취약한 신뢰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 측면이 우세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단 한 명의 MPC 위원이 인하에 투표한 것으로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앞으로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신뢰가 약해지면 재정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예상보다 급격한 경기침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에 성장 데이터에 대한 MPC의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BOE는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근거해 통화정책의 추가적 완화에 대해선 점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적절하다"고 했다. 향후 경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급에 비해 수요의 약세가 더 크거나 더 오래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춰 은행금리의 덜 제약적인 경로를 보장 할 수 있다"면서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더 많이 제한되고 단기적인 CPI 상승과 관련된 2차 효과를 포함해 국내 임금과 물가 상승세가 더욱 지속된다면 상대적으로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 경로를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BOE 3월 결정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매파적이었다. 즉각적인 금리인하에 반대하는 정책 입안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며 "기본 시나리오는 BOE가 5월 인하를 재개하면서 올해 세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지만 예상보다 적은 폭으로 완화하고 하반기에 잠시 멈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