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1일 레벨 부담과 밀리면 사자는 흐름 속에 외국인 등의 움직임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야당이 감액한 예산안은 일단 통과됐다. 야당은 추가적으로 필요한 돈은 향후 추경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외국인이 선물 만기를 앞두고 어떻게 나올지도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선물 매수 일변도에선 벗어난 가운데 이들의 선택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CPI를 대기하는 흐름을 보였다.
■ 美금리 소폭 상승...주가는 약간 하락하면서 CPI 대기
미국채 금리는 11일 CPI를 경계하면서 레벨을 약간 올렸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35bp 하락한 4.221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10bp 떨어진 4.4120%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0.35bp 떨어진 4.1375%, 국채5년물은 0.40bp 내린 4.0945%에 자리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제한적으로 하락하면서 CPI 발표를 대기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54.10포인트(0.35%) 하락한 44,247.83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7.94포인트(0.3%) 내린 6,034.91, 나스닥은 49.45포인트(0.25%) 떨어진 19,687.24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약해졌다. 부동산주가 1.6%, 정보기술주는 1.3% 각각 내렸다. 반면 통신서비스주는 2.6%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양자컴퓨터를 발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5.6% 급등했다. 투자은행의 잇단 목표가 상향에 힘입어 테슬라는 2.9% 올랐다. 반면 중국의 반독점 조사 악재가 지속되며 엔비디아는 2.7% 하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2.5% 낮아졌다. 오라클은 실적 실망감에 6.7% 급락했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CPI 발표를 앞두고 금리가 오르자 달러도 약간 강해진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4% 높아진 106.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8% 낮아진 1.0526달러, 파운드/달러는 0.18% 오른 1.277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6% 상승한 151.9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0% 내린 7.260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93% 약세를 나타냈다. 호주준비은행이 금리를 4.35%로 유지하고 향후 인상 가능성을 일축한 가운데 중국의 11월 수출 둔화 소식에 반응했다.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제한적으로 오르면서 68불대를 유지했다.
중국 경기부양 기대가 지속됐으나 달러화 강세로 유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22달러(0.32%) 높아진 배럴당 68.5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05달러(0.07%) 오른 배럴당 72.19달러에 거래됐다.
한편 금융시장은 미국의 11월 CPI가 전월보다 0.2%, 전년보다 2.6% 상승률을 각각 유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25년 감액 예산안 통과
최근 계엄과 탄핵 사태 속에 야당은 일단 전날 내년 예산을 통과시켰다.
정부안 대비 4조원을 남짓 깎인 예산이 처리됐다.
내년 예산은 정부안 677.4조원에서 4.1조원 축소된 673.3조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민주당은 지난 11월 29일 예결특위에서 감액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민주당은 정부가 4.8조원으로 편성한 예비비 중 절반인 2.4조원을 싹뚝 잘라냈다. 예비비는 재해·재난 등 특정 목적에 쓰이는 목적예비비와 그 외 임시 용도로 사용되는 일반예비비로 나눠진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목적예비비 2.6조원 중 1.6조원을 깎았다. 또 목적예비비에 고교 무상교육과 5세 무상교육을 각각 1조, 0.3조원 집어넣어 사실상 다른 목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은 거의 없어졌다.
검찰, 대통령실 등의 특활비, 특경비 등도 각각 82억원, 587억원 삭감했다. 정부는 최근 이러면 마약수사 등을 어떻게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한 바 있다.
야당은 또 금리 인하 흐름 등을 감안해 내년 국고채 이자 상환 관련 예산 0.5조원도 깎았다.
지역화폐 예산과 관련해선 야당이 다소 양보했지만, 민주당은 1조원 요구에서 물러서지 않아 여와 야의 협상도 결렬됐다.
야당이 예산과 관련해 이처럼 힘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국회가 예산을 늘리거나 새로운 예산 항목을 신설하려면 정부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감액은 정부 동의 없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민주당은 예산을 더 깎으면서 정부를 압박하려 했으나, 그마나 정치 불확실성 때문에 이 수준에서 통과된 것이다.
시장에선 여와 야의 예산 갈등으로 내년 추경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도 힘을 얻었다.
이번 결정은 국회 재석 278명, 찬성 183표, 반대 94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채권시장은 향후 추경으로 인해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각오하고 있다.
내년 국고채 발행규모는 201.3조원으로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는다.
■ 금투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상속세 관련법은 부결
국회는 금융시장 관심사였던 금투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 과세를 예고대로 유예했다.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라 5천만원이 넘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소득에 매기는 세금은 폐지했다. 또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일을 2025년 1월1일에서 2년 유예하기로 했다.
하지만 야당이 반대한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이 법안은 재석 281명 중 찬성 98명, 반대 180명, 기권 3명으로 부결됐다.
정부 개정안은 현행 50%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30억원 초과 과표구간을 삭제하고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구간에 40%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이었다.
야당은 최고 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는 건 부자 감세라면서 반대했으며,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한편 기업이 근로자나 그 배우자의 출산 때 자녀가 태어난 이후 2년 이내에 최대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하는 급여에 전액 과세하지 않도록 하는 기업 출산지원금 근로소득 비과세 규정도 처리됐다.
■ 정치가 발목 잡은 한국경제...환율과 금리
금융시장에선 한국 성장률 둔화 흐름 속에 정치가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는 평가들도 나왔다.
안 그래도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수출 중심 국가 한국경제의 사정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를 하면서 경제심리까지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여와 야는 예산을 놓고 크게 다툰 뒤 추경 불확실성도 키웠다. 일각에선 사실상 민주당의 정권 탈환이 다가왔으며, 이에 따라 향후 건전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외국도 한국 정치 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 움직임도 계속 주목 받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긴급 경제상황 현장점검 자리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예상치 못한 계엄 사태 이후, 그 영향으로 급격히 상승한 상황에서 '당분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일부 언론이 환율 관련 왜곡 보도를 했다면서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한은은 전날 저녁 "일부 언론은 이창용 총재가 원/달러 환율이 예전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지만, 총재는 '당분간' 예전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발언했다"면서 정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아무튼 한국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환율이 크게 높아진 수준에서 많이 내려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리시장은 계속해서 레벨 부담과 밀리면 사자 사이에서 외국인 눈치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국고3년, 5년 등이 2.5%대로 레벨을 낮추고 국고10년도 2.6%대로 내려온 상황에서 언제부터 내년 수급 부담을 본격적으로 반영할지 주목된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야당의 예산 지배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