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9일 예상보다 도비시했던 금통위를 복기하면서 추가 강세룸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가 금융시장 다수의 예상과 달리 4:2(총재 제외)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금리도 내달렸다.
국고3년 금리는 2.6%대 초반을 향해 급적직하했고 국채10년물 금리도 2.7%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국내 투자자들의 다수는 한은 총재의 '금융안정 발언' 등에 현혹돼 그래도 이번엔 동결이지 않을까 하고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최근 외국인의 거대한 선물 매수 속에 강화된 금리 인하 기대가 실현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추가 인하 시점과 금리 하락룸 등의 점검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금통위, 서프라이즈 인하...경기 우려에 연속적으로 금리 내려
역사적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연속 인하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한국은행 금통위는 예상보다 약한 경기에 대한 우려를 노출하면서 금리를 낮췄다.
정책금리를 연속적으로 내렸던 때를 찾기 위해선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로 돌아가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은은 10월에만 통방 회의를 두 차례 열어 금리를 100bp 내린 바 있으며, 11월 25bp, 12월 100bp, 이듬해 1월 50bp, 2월 50bp를 쉬지 않고 내린 바 있다.
한국 통화정책 패턴상 지금처럼 경제위기가 상황이 아닌 국면에서 금리는 연달아 내린 것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수출 모멘텀이 둔화되고 내수는 회복에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에 따른 한국경제 비관론이 더욱 강화되자 금통위 내 의견이 부딪히는 가운데 금리가 인하된 것이다.
통화정책에선 물가안정이 가장 기본이다.
최근 물가가 1%대로 둔화된 뒤에도 한은 총재가 '금융안정'이라는 또다른 목표를 통화완화의 제약요인으로 내걸긴 했지만, 금융안정은 정책의 허들 요인일 뿐이라는 점이 증명됐다.
결국 한은은 물가가 안정된 뒤엔 성장을 지원할 수 밖에 없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제 투자자들은 내년 초의 추가 인하를 기대하게 됐다.
올해 금리결정회의는 모두 마감이 됐다.
한은이 연달아 금리를 내린 만큼 일단 내년 1월 회의에선 금리 인하를 쉬고, 1월 20일 트럼프가 취임한 뒤 상황을 보면서 2월 정도에 다시 내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 중립 기준금리 아래에 대한 기대
한은의 금리 인하 뒤 시장금리가 급락하자 투자자들 사이엔 최종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그간 투자자들은 금리 종착역으로 2.5~2.75% 등을 많이 거론해 왔다.
하지만 한은 총재의 백기투항과 금통위의 '표변'을 보면서 2.00~2.25%까지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점을 강화했다.
당장 향후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에선 동결과 인하 열어두기 의견이 3:3으로 제시됐다.
한은 특유의 보수적 속성에도 불구하고 가이던스가 이렇게 나온 점을 감안한다면 내년 1월이나 2월 중 기준금리가 다시 한번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시장의 과열 분위기를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들도 보인다.
이제 기준금리가 2.5%까지 50bp 남은 가운데 그 아래 쪽까지 넘보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는 평가들도 적지 않았다.
■ 이번 금통위의 진정한 승자 외국인
이런 흐름과 관련해서 계속 지켜봐야 할 매매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번 '서프라이즈 금리 인하'에서 진정한 승자다.
외국인은 전날 금리 인하를 본 뒤에도 3년 국채선물은 1만 7,538계약이나 순매수했다. 10년 선물은 705계약 순매수해 덜 샀다.
이들은 놀랍게도 금통위 전주 월요일(18일)부터 선물을 대거 순매수하면서 시장 전반에 '혹시 인하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를 띄웠다.
금통위 날까지 9거래일 동안 이들이 순매수한 규모는 3년선물이 9만 5,114계약, 10년선물이 5만 4,055계약에 달했다. 이 기간 일평균 3선을 1만 568계약, 10선을 6,006계약이나 순매수한 것이다.
이런 강도의 매수가 주구장창 이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향후에도 외국인이 선물 플레이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전날 외국인은 금리 인하를 확인한 뒤 단기선물을 대거 질렀으며, 시장 분위기를 계속 주도해 나갈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엔 '외국인에게 진정한 경외심(존경과 두려움이 섞인 심정)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 낯선 금리 레벨 적응하기
기준금리가 3%로 내려온 가운데 국고채 금리들은 일제히 기준금리를 밑돈다.
최종호가수익률을 보면 국고3년이 2.638%, 국고5년이 2.686%, 국고10년이 2.788%를 기록 중이다.
다수 구간 국고채 금리가 2.6%대, 2.7%대에 걸쳐 있는 가운데 어디까지 분위기를 몰 수 있을지 봐야 한다.
지금의 강세 분위기와 모멘텀을 감안해 조만간 국고3년이 2.5%대에 진입할 것이란 예상도 보인다.
반면 지금은 강세 기대감 자체가 과열된 상황이어서 분위기에 취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올해가 한달 남은 가운데 마지막 달 국채, 통안채 발행액은 많지 않다.
경쟁입찰 국고채 발행규모가 2년 0.1조원, 3년 0.2조원, 5년 0.1조원, 10년 0.2조원, 20년 0.1조원, 30년 0.3조원, 50년 0.1조원이다. 전월비 5조원 감소한 1.1조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바이백 3조원, 교환 0.3조원이 있다.
12월 중 통안채는 전월보다 2.8조원 감소한 5.8조원(경쟁입찰 5조원, 모집 0.6~0.8조원) 수준으로 발행된다.
한편 뉴욕 금융시장이 추수감사절을 만나 휴장한 가운데 독일 10년물 분트채 금리는 3.63bp 하락한 2.1232%, 2년물은 3.12bp 떨어진 1.9946%를 기록했다. 독일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보다 2.2% 올라 예상치(+2.3%)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10년물은 1.48bp 하락한 4.3566%, 2년물은 2.64bp 떨어진 4.2725%를 나타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