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납득과 공감의 정치를 내세우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차기 총리, 출처: 이시바닷컴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일본 이시바 시대가 안겨주는 증권시장의 불안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주 금요일 이시바 시게루 의원이 일본의 신임 총리 당선된 이후 첫 주를 맞아 일본 니케이225가 장중 5%에 달하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엔화 가치 급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도 크게 뛰었다.
지난 금요일 오후 이시바가 차기 총리로 확정됐다는 소식에 엔화 강세와 함께 주가도 올랐지만, 이날의 흐름은 엔화 강세 속에 일본 증권시장의 주식, 채권가격이 모두 하락 중이다.
일본 시장은 새 내각 출범에 따른 통화정책 정상화와 함께 세금 인상을 우려하는 중이다.
■ 이시바 시대
이시바 자민당 새 총재는 차기 총리 선출 직후 금리 인상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발언을 했지만, 이번주 시장은 적극적으로 '경계감'을 반영하면서 시작하는 중이다.
지금 금요일 이시바 자민당 새 총재 선출 후 BOJ가 금리 인상에 나서기 좋은 환경이 마련됐다는 분석에 엔화는 강세를 보였지만 주가도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은 주가가 폭락하고 금리도 최근 보기 힘들었던 폭으로 뛰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41원대 중반 수준까지 급락했다.
지난 금요일(27일) 결선투표를 통해 자민당 총재이자 차기 총리로 확정된 이시바는 10월 1일 임시국회 소집을 통해 차기 총리로 공식 취임한다.
이시바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각을 세웠던 인물로 당내 지지 기반은 약하지만 위기에 빠진 당을 구원할 인물로 선택됐다.
전체적으로 이시바의 경제정책은 기시다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그가 과거 농림수산상과 지방창생상 등을 역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배 쪽을 강조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는 중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시바는 농업, 어업, 임업,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지방교부금 증액, 지방 인구 감소 대책, 그리고 최저 임금 인상을 중시할 것"이라며 "2030년대 중반까지 전국 평균 시급 1,500엔 목표를 2020년대로 앞당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시바는 또 세금체계의 재검토를 통해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법인 증세, 방위 증세, 소득세 개편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외교, 안보 분야에서는 아시아판 나토 창설, 미·일 지위협정 개정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금융시장은 이시바 당선으로 다시금 일본 통화정책 정상화가 힘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세금을 올릴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 일본 국채 금리도 다시 뛰어...엔 캐리 청산 이슈 계속 신경
국내 주식시장은 최근 본격화된 중국의 경기와 주식시장 부양책에 기대를 걸면서도 일본의 정치적 변화에 따른 정책변화 등도 신경을 쓰고 있다.
당초 일본 금융시장은 '여자 아베'로 평가 받으면서 금리인상에 부정적이던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이 차기 총리가 될 것으로 봤지만, 이시바가 4전5기 도전 끝에 총리가 된 이후 이 여파를 이번주 초에 적극 반영하는 중이다.
이시바는 아베노믹스의 반대편에 서 있었던 인물로 집권당의 '부패 스캔들' 때문에 선택됐다.
이시바가 BOJ의 금리 정상화에 힘을 실어주면서 재정건전성에 신경을 쓸 경우 엔화는 더욱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또 일본 주식시장이 엔저에 기반해 올랐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주식이나 채권에도 부담이 된다.
일본 주가 급락 속에 함께 일본 국채 금리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이날 일본 국채10년물 금리는 장중 5bp 넘게 뛰면서 '아시아 블랙먼데이' 시점에 요동쳤던 때 이후 가장 큰 변동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금리 인상과 미국 고용지표 둔화가 나타났던 8월 초순엔 일본 국채 금리가 급락과 급등을 반복한 바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최근 중국, 일본의 정책이나 정치 이벤트에 아시아 시장이 혼란스러운 모습"이라며 "중화권 주식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으나 일본 주식, 채권은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중국과 금리와 세금 인상에 힘을 실어줄 일본 새 총리의 등장이 미칠 영향을 살펴야할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미국의 추가 빅스텝 가능성도 살아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해 다시금 엔 캐리 관련 변화 흐름도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