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④] PF 부실,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일부 지방 건설사 유동성 부족 가능성 등 잔존 리스크 유의해야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PF 부실이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6일 '부동산PF 연착륙 방안 추진 경과 및 평가'에서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비교해보면 PF 부실여신 규모가 늘었으나, 연체율이 낮은 수준인 데다 손실흡수 능력도 개선돼 PF 부실이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PF 사업성 재평가로 관련 고정이하여신 규모(24.3조원, 저축은행 4.9조원)는 저축은행 사태 당시(10.5조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비은행 연체율(24.6월말 전체 여신 기준, 업권별 0.5~8.4%)이 저축은행 사태 당시(11.9월말 기준, 저축은행 29.1%)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자본비율도 크게 높아짐에 따라 과거와 달리 금융기관들이 PF부실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상황으로 평가했다.
한은 안정분석팀은 "또한 그간 PF 관련 충당금 추가 적립, 증자 등 선제적 대응이 이루어져 온 점도 금융시스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제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당국의 구조조정 추진 및 금융권의 유동성 확보 노력에 힘입어 부동산PF 리스크는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판단되나, 일부 지방 건설사의 유동성 부족 가능성 등 잔존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노력에 힘입어 PF 사업성 평가와 정리계획이 마련됨에 따라 향후 동 계획에 따라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리인하 기대가 확산하는 가운데 금리하락에 기대어 구조조정을 유예·지연하려는 행태가 나타나지 않도록 금융기관의 정리계획 이행을 철저히 점검하는 가운데 미흡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이행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은행·비은행간 건전성 규제 차이에 따른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관기관간 긴밀하게 협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 부동산PF 사업장 재평가 결과, 유의(C), 부실우려(D) 사업장에 대한 익스포저 21.0조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저의 9.7% 수준
지난 5월 정부는 부동산PF의 연착륙을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5.13일)했으며 우선 부실가능성이 높은 PF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진행했다.
이는 사업성 평가기준을 개선(이하 ‘신평가 기준’)함으로써 정상 PF사업장에 자금을 공급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일부 사업장에 대해 스스로 재구조화 및 정리를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2.1조원으로 2분기 연속 감소했으며 연체율은 3.56% 수준을 보였다.
금융권 부동산PF 대출은 2024년 3월말 134.2조원에서 2024년 6월말 132.1조원으로 2.1조원 감소했으며 토지담보대출(이하 ‘토담대’)은 2024년 3월말 27.9조원에서 2024년 6월말 24.1조원으로 3.9조원 감소했다.
한편 PF대출과 토담대 연체율은 금년 1/4분기 큰 폭 상승(23년말 2.70%, 7.15% → 24.1/4분기말 3.55%, 12.96%)했으나 2/4분기에는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재평가 결과, 유의(C), 부실우려(D) 사업장에 대한 익스포저는 21.0조원으로 이는 전체 PF 익스포저의 9.7%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들이 연체, 연체유예, 만기연장 3회 이상 등 부실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익스포저 33.7조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1차 사업성 재평가 결과 평가대상의 약 60%가 유의(7.4조원) 또는 부실우려(13.5조원)로 분류됐다.
다만 사업성이 낮은 대부분의 사업장이 1차 평가 대상에 포함된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평가(금년 완료 예정) 과정에서 늘어날 부실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차 사업성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182.8조원중 C, D등급 여신은 2.3조원(금감원, 기존 평가기준 적용)으로 추산됐다.
신평가 기준에 따른 사업성 재평가 결과를 금융업권별로 보면, 대부분의 업권에서 PF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한 가운데 특히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별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면, 저축은행이 2023년 10.9%에서 2024년 6월말 29.7%로 가장 큰 폭(+18.8%p) 상승했으며, 상호금융(5.1% → 19.7%, +14.7%p)도 크게 높아졌다.
그 외에도 대부분의 업권에서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했다. 다만 금융회사들이 부실여신에 대한 정리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경공매, 상각, 재구조화 등을 통해 부실여신이 정리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안정분석팀은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 증가로 충당금 추가 적립부담이 늘어났으나, 금융기관의 자본비율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금년 6월말 금융권 PF 관련 충당금 적립액은 PF 고정이하여신 증가 등으로 지난해말보다 늘어난 11.8조원 수준이다. 그러나 업권별 자본비율은 대체로 2023년말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규제기준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등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향후 PF 사업장의 부실이 심화되는 경우에도 업권별 자본비율은 여전히 규제기준을 크게 상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