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9-20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CPI 확인까지 가는 길...기대 인플레, PPI 등은 물가둔화 잘 풀어내

  • 입력 2024-08-14 11:2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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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PPI가 발표된 뒤 CME 페드와치 툴 등은 9월 FOMC의 50bp 인하 기대감이 50% 이상으로 설정했다.

PPI를 필두로 향후 CPI 등 물가지표가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주면 본격적인 금리인하 국면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감이 적지 않다.

미국 시장에선 향후 1년간 지속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연준이 내년 중반까지 200bp 가량 금리를 내릴 것이란 예상이 강화됐다.

■ 기대인플레, PPI의 둔화...CPI까지 가는 도중 우호적 수치 확인

최근 ISM 지표나 고용지표 등에 이어 물가 지표도 둔화에 힘을 실어주면서 강도 높은 금리인하 사이클 개시에 대한 기대감이 재차 커졌다.

지난 12일 뉴욕 연은의 7월 소비자 기대 설문조사에 따르면, 3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2.3%로 이전 2.9%보다 0.6%p 하락했다.

이는 2013년 6월 설문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가계와 기업이 물가와 노동비용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경제 행위를 조정할 것이기 때문에 기대 인플레는 상당히 중요하고 볼 수 있다.

이후 발표된 생산자물가는 CPI 둔화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PPI가 CPI에 선행성을 띈다고 보면 CPI도 금리 인하에 보다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간밤에 발표된 미국 7월 PPI는 전월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달의 결과와 예상치인 0.2%를 하회하는 것이다.

전년비 상승률은 2.2%를 기록해 전월(2.7%)과 예상치(2.3%)를 밑돌았다.

근원PPI도 전월비 보합(0.0%)을 나타내 전달(0.3%)과 예상치(0.2%)를 하회했다. 전년비 상승률은 2.4%에 그쳐 전월(3.0%)과 예상치(2.7%)를 하회했다.

휘발유 가격 상승 영향으로 상품이 전월비 0.6% 올랐지만 서비스 비용은 도매업체 마진 축소 등으로 0.2% 하락했다.

■ 최근 물가지표들의 둔화...과연 CPI 둔화를 예비하는 것이었을까

기대 인플레와 PPI 둔화는 CPI 둔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는 측면이 적지 않다.

현재 7월 헤드라인 CPI의 상승률은 대체로 전월비 보합 수준을 기록하고, 근원CPI 상승률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기대감이 적중할 경우 금융시장은 금리인하에 보다 자신감을 가지면서 달려나갈 수 있다.

하지만 CPI가 최근의 물가 둔화 흐름에 방점을 잘못 찍지 못하고 '물가 둔화 기대가 지나쳤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경우 채권, 주식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보인다.

지난 7월엔 6월 전년비 PPI가 2%대 중반을 넘어서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재반등하자 우려가 커지기도 했지만, 이번에 확인한 7월 결과는 2%대 초반 수준이었다.

이제 이런 흐름에 CPI가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미국 CPI는 지난 6월 전년비 3.0% 상승해 3개월 연속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현재는 2%대 진입에 대한 기대가 커져 있다. 최근 미국 기관들의 설문조사 등을 보면 2.9%로 좀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년비 근원 CPI는 지난 4~6월 3개월간 각각 3.6%, 3.4%, 3.3%로 꾸준히 둔화된 뒤 이번에도 좀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금리시장과 최근 생기 찾은 주식시장...PPI 시장 반응 고려한 뒤 CPI 주시

간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6.25bp 하락한 3.8420%, 2년물 수익률은 8.80bp 급락한 3.9305%를 기록했다.

뉴욕 주식시장에선 금리에 예민한 나스닥이 2.43% 급등한 1만 7187.61을 기록했다.

국내시장에선 미국 PPI 여파로 국고3년과 5년 등의 금리가 다시 2.8%대로 내려갔다.

최근 2.9%대에서 미국 지표를 대기한 뒤 일단 PPI 결과를 다소 반영하면서 추가 하락룸을 타진하는 중이다.

물가 둔화 흐름이 CPI에서 방점을 찍을 것이란 기대감이 엿보인다. 동시에 지금은 인하 기대가 재차 커져 수치가 사람들이 기대하는 수준보다 높게 나올 경우엔 시장의 파장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 PPI 둔화를 확인했고 이 분위기를 이어받아 CPI 수치도 전망 이하로 나온다면 추가로 5bp는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 물가가 확실히 둔화 추세로 접어든 것 같다"면서 "CPI가 시장 예상대로만 나오면 시장이 좀더 밀어붙이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줄 경우 최근의 흐름을 되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꽤 큰 파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블랙먼데이의 상흔을 치료하고 반등하고 있는 국내 코스피지수도 이날 1% 내외의 상승을 보이고 있다.

엔 캐리 청산과 미국 침체 우려로 급락했던 주식시장에서도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강화로 방점이 찍히길 기대하는 모습도 보인다.

최근 주식시장은 성장이나 물가 지표 둔화를 금리인하 기대감 강화에 따라 무작정 호재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침체 가능성을 키우는 것 아닌지도 따져보면서 접근하는 중이다.

일단 간밤 PPI에 대한 미국 주식시장 반응은 침체에 대한 우려와 거리가 멀었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 연구원은 "PPI가 둔화돼 내일 CPI도 기대된다"면서 "낮은 물가를 보고 주식시장이 환호했다는 것은 아직 고물가 시대가 진행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물가 부진을 경기침체로 인식하지 않고 '금리인하폭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시장엔 CPI가 낮게 나오면 되려 주가가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50bp 인하도 겁낼 필요 없다. 주식시장이 빅스텝을 장기 악재로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이라며 "경기침체는 모두가 현재 경기 상황을 과신할 때 시작되지, 지금처럼 비관할 때 시작되지 않는다"고 했다.

자료: 미국 노동부

자료: 미국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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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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