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7-18 (목)

(장태민 칼럼) 가계대출 증가세와 집값 상승 리스크

  • 입력 2024-06-12 15:4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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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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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커졌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가계대출은 3월 중 1.7조원 줄어들었으나 4월엔 5.0조원 늘어난 뒤 6월엔 6.0조원으로 증가폭을 확대했다.

가계대출의 중심엔 주담대(주금공 정책모기지 양도분, 주도기 이차보전 방식 정책대출 포함)가 있다.

은행 주담대는 3월중 0.5조원 늘었으나 4월엔 4.5조원, 5월엔 5.7조원으로 증가폭을 확대했다.

■ 예견됐던 주담대 확대...최근 주택 거래량 증가 두드러져

사실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는 예상된 이슈였다.

최근 주택거래량이 이전에 비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주택거래량은 여전히 역사적 평균에 못 미치고 있지만, 정책요인 등으로 2021년 추석 시즌 이후 크게 줄었던 상황에선 탈피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폭등으로 2021년 추석시즌 때부터 주택 관련 대출을 강하게 막으면서 아예 거래를 차단하다시피 한 바 있다. 이후엔 연준의 정책금리 대폭 인상 등 외부 요인까지 겹쳐 주택 거래가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3월 이후 주택 거래가 가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4만호였지만 올해 들어 1월 3.1만호, 2월 3.0호로 늘어났다. 이후 3월과 4월엔 각각 3.9만호, 3.7만호로 연초 대비 거래량이 대폭 늘어났다.

특히 집값이 비싼 수도권 거래가 두드러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작년 12월엔 9천호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과 2월엔 1.2만호를 기록한 뒤 3월과 4월엔 매달 1.7만호를 나타냈다.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인 서울 상황을 보면 변화 흐름이 더 명확히 들어온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1월과 12월만 하더라도 1,894건, 1,839건에 불과했다.

이후 해가 바뀐 뒤 올해 1월과 2월엔 2,610건, 2,569건으로 작년 말의 극심한 거래 침체에서 벗어나 거래량을 확대했으며, 3월과 4월엔 거래량이 더욱 늘어났다.

3월 거래량은 4,221건, 4월은 4,364건을 기록했다.

주택거래 신고기간 1개월을 감안할 때 5월 데이터는 아직 집계중이이나 이 시점 현재 이미 3,800건을 넘어섰기 때문에 4월 거래량은 3월, 4월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농후하다.

주택거래가 이상 침체되기 전까지 서울 아파트의 역사적 평균거래량은 6천건 수준이었며, 최근 거래량은 이 수준에 다가서고 있다.

특히 최근엔 집값이 오르고 거래가 늘면서 고가 거래를 최대한 늦게 신고하는 일도 많아졌다.

물론 서울의 지역별 체감도는 여전히 커 보인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거래가 확실히 늘어났으며, 이런 분위기는 집값 상승세와 맞물리고 있다.

올해 11월 단군 이래 최대라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프레온) 입주가 대기하고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주택 공급 가뭄을 맞아 누적된 대기매수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형세다.

■ 전세 '2+2' 도입 4년 맞아 전세 불안 속 집값 급등 우려 커져

2020년 여름 도입된 소위 전세 관련 법은 불안정하던 집값·전셋값에 불을 지른 바 있다.

그 해 8월 홍남기·김현미 장관 등이 법 시행으로 '집값이 안정된다'고 홍보하고 다녔지만, 모두 거짓말이었다. 실상은 정반대였다.

결국 소위 전세3법은 전세 갱신 등으로 물량 공급을 더욱 위축시켰으며, 2020~2021년 역사상 가장 큰폭의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촉매 역할을 했다.

이제 '2+2' 도입 만4년이 된다.

부동산 시장을 좀 아는 사람들이 결사 반대했던 전세 관련법이 2020년 도입된 뒤 집값 폭등이 나타났으며, 지금은 법 시행 4년이 돼 다시 집값 상승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당시의 기형적인 전세 3법은 전세 이중, 삼중 가격을 발생시켰으며, 최근엔 하단의 가격(임대사업자 물량)과 중단의 가격(전세 갱신청구권 물량)을 분쇄하고 전셋값을 위쪽에 맞추고 있다.

결국 계약경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5%) 제도 도입 4년(2+2)이 다가오면서 전세가격은 더 불안해지고 있으며, 이는 매매가격도 자극할 수 있다.

즉 2020년 8월 ‘2+2년’ 계약갱신청구권이 본격 시행됐지만, 지금은 입주 물량 부족까지 맞물려 전셋값이 집값을 더욱 띄울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향후 전세 수요가 매수 수요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이나 누적된 대기 매수가 몰릴 경우 집값이 상승폭을 크게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 확대 조짐

그간 유명 아파트 단지 위주로 집값 상승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지만, 이젠 상급지 뿐만아니라 중급지, 하급지 쪽으로 매기가 옮아갈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2대 아파트 통계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 데이터들 모두 집값 상승폭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아파트 표본이 3만가구대로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통계를 낸다.

이에 반해 KB데이터는 표본이 6만 가구대로 더 많아 전체적인 흐름을 좀더 반영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흐름을 반영하는 데는 더 느리다.

최근엔 KB 주간 매매가격 데이터까지 상승으로 전환했다.

보수적으로 접근해서 KB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4월 이후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0.06%(4/1) → -0.02%(4/8) → -0.01%(4/15) →-0.01%(4/22) → -0.02%(4/29) → 0.00%(5/6) → 0.00%(5/13) → 0.01%(5/20) → 0.02%(5/27) → 0.04%(6/3)를 기록 중이다.

그간 장기간 약보합 수준의 수치를 보였던 매매가격이 5월 20일부터 상승 전환한 것이다.

전세가격 상승률은 이미 집값이 하락할 때도 상승 중이었다. KB 데이터는 오랜기간 서울 아파트 주간상승률을 0.1% 내외로 제시하는 중이다.

향후 전셋값이 현재 평균 보합권 수준의 집값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적지 않아 보인다.

■ 두 정권에 걸친 정책 실패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보유세, 취득세, 거래세를 모두 높여서 주택 매매시 세금을 얹고 거래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결국 거래는 죽을 수 밖에 없었으나 정부가 바뀐 뒤에도 정책 수정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선 원희룡 전 국토장관은 '빌라왕 사태'를 과장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보다 좀더 싼 주거 수단의 공급을 말살시켜 공급 부족을 더욱 가중시켰다.

아울러 전사사기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126% 룰' 같은 건 말이 안되는 조치였다.

빌라 전세보증보험 가입 문턱을 공시가격의 150%에서 126%로 조정한 뒤 보증보험 들기가 더 어려워졌다.

세입자들은 정부의 대대적인'빌라왕 홍보'에 겁을 벅은 뒤 결국 빌라는 겁이 나서 살 수 없다는 목소리까지 냈다.

세입자들은 보증보험이 안 되는 집은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예컨대 과거 2억 5천에 나가던 빌라 전세가 '공시가 126%'에 묶이면서 1억 5천에도 나가지 않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땅만 파서 장사할 수는 없었다. 빌라업자들은 더 이상 공급을 할 수 없었으며, 집주인들은 못 받는 전세 대신 월세를 올려 이문을 취했다.

낮아진 전세에 세입자들이 해피해진 것도 별로 없었으며,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툭 튀어나온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한국의 어리석기 짝이 없는 정책가들은 법과 규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이들의 잘못된 믿음과 고집은 집 가진 자, 못 가진 자들 모두의 인생을 더욱 고달프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전체 국민'의 부담만 키웠다.

또 너무나 많은 한국 공기업들이 '무책임한' 경영을 하고 있어 나중에 뒷감당은 국민 세금으로 해야 하지만, 주택 관련 공기업들의 상황도 좋지 않다.

특히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올해 1~4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액만 하더라도 1.9조원을 넘어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만들거나 종용한 각종 안전장치들은 '주거 비용'을 더욱 올렸다. 아울러 건설 자재값 마저 뛰어 안 그래도 부담스러운 '수도권 거주 비용'이 더욱 올라갔다.

필자가 아는 한 건설사 직원은 "외국인 최저임금 적용, 노동시간 제한 같은 조치가 거주 비용을 더욱 올렸다. 모르는 사람들은 이 문제를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지만 사실상 이런 조치들이 융합돼 주거비용을 모두 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 작동방식 모르는 정치인들의 주거정책, 결국 국민 도탄에 빠뜨려

최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와 고민정 의원이 '종부세' 폐지를 주장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종부세를 만든 곳의 대표 의원들이 이 문제를 들고 나와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도 '머리가 있다면' 이미 세금 효과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보유세는 세입자에게 전가되며, 양도세는 주택 매매가격에 얹혀진다.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제도는 거래를 위축시키고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켜 서민들을 더욱 궁지로 몰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나라 살림살이를 생각하면 종부세를 낮추면 다른 보유세인 재산세를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종부세만' 손대면 집값이 급등할 수 있어 거래세를 낮추는 식 등 정책 조합을 통해 퇴로를 열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경제학이나 경제의 작동 원리에 반하는 정책들을 대거 실행 중인 탓에 한국인들은 계속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어떤 해법을 내놓더라도 부작용을 감수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원자재 값 급등이나 잘못된 노동정책 등으로 사업 비용은 더 뛰었으며, 주택 소비자들 역시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살아야 하는 세상이 됐다.

잘못된 정책과 어려운 대외 환경이 맞물리고 누적돼 결국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리스크는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 거래량은 늘어나면서 집값 상승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주담대 등 주택관련 대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다시금 높아지는 집값이 한국 사회의 화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듯하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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