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4월 소비 둔화 속 G2 온도차..美 환영 속 신중 vs 中 부동산 부양책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과 중국 4월 소비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양국 금융당국 간에 온도차가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소비가 견조했던 미국은 지난달 예상을 밑돈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결과에 환호했다. 지표 둔화세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선호가 강해졌다.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 CPI와 대폭 둔화한 소매판매에 다소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5월 초반 노동절 연휴에 힘입은 소비시장 회복세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선 연준 관계자들이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복귀하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입장과 함께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더 오랫동안 유지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선 인민은행이 17일 부동산 시장 부양책을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18일부터 개인주택기금 대출 이자율을 25bp 인하한다"고 밝혔다.
미국 금융당국이 4월 소비 경기 둔화세를 환영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면, 중국 금융당국은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고 지속된 경기 부진을 타개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 미국 4월 CPI와 소매판매 예상 수준 밑돌아..연준 9월 금리인하 베팅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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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는 예상을 하회했다.
15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3% 올랐다. 이는 예상치(+0.4%)를 밑도는 결과다. 4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3.4% 상승,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는 전월 기록(+3.5%)보다 둔화한 수준이다.
4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올라 예상치(+0.4%)를 하회했다. 전년 대비로는 3.6% 상승, 예상치에 부합했고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4월 소매판매도 예상을 대폭 하회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는 7052억달러로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이는 예상치(+0.4%)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미국 소매판매는 세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날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가 1.4% 이하로 동반 상승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및 소매판매 정체 소식에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증시 전반이 힘을 받는 모습이었다. 연방준비제도가 이르면 오는 9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베팅이 확대됐다.
■ 연준 FOMC 위원들, 4월 CPI 둔화 환영 속 2%까지 갈 길 멀다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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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9월 금리인하 기대와는 달리 연준 인사들은 4월 CPI 둔화세를 환영하면서도, 기준금리 인하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 입장을 드러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기준금리가 좀더 오랫동안 현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5일 노스다코타 비스마르크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내 최대 불확실성은 통화정책이 경제에 얼마나 많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디스인플레은 환영하지만, 좀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15일 마켓플레이스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4월 인플레이션이 지난번보다는 다소 개선됐지만 우리가 예상했던 수준과 거의 비슷하다"며 "다만 작년 하반기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정책기조를 전환할 이유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16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경제지표가 보이지 않는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2% 목표를 향한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에 대해 더 큰 확신을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16일 오하이오주 우스터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경제지표들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도달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임을 시사한다"며 "인플레이션 경로가 확실해지는 과정에 있기에, 지금으로서는 제약적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하는 편이 신중하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미국 경제방송 CNBC 인터뷰에서 “서비스 부문 물가 압력이 계속되고 있어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 다만 우리는 올바른 경로에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 연은 총재는 4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반갑지만, 아직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16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전일 발표된 4월 CPI는 올들어 인플레이션의 상승 흐름을 깬 것이다"라며 "어떤 식으로든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 중국 4월 CPI와 소매판매 예상치 밑돌며 경기 부진세 여전..인민은행, 17일 부동산 부양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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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4월 CPI는 전년비 0.3% 상승해 예상치(+0.2%)를 상회했다.
전월 기록했던 +0.1%보다 상승폭을 확대했고 석 달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0%대에 머물고 있는 상승률을 통해 디플레이션 기조가 지속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비 2.5% 내려 19개월째 하락했다. 예상치(-2.3%)를 하회했다.
중국 4월 CPI 결과를 반영한 이후 13일 장에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1% 하락했다. 이후 14, 15일에도 각각 0.07%, 0.82% 하락했다.
중국 4월 소매판매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예상을 대폭 밑돌았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2.3% 늘며 예상(+3.7%)을 밑돌았다. 전월 +3.1%보다 상승폭을 좁혔다.
같은 날 발표된 4월 산업생산은 예상을 웃돌았다.
중국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로 6.7% 늘며 예상(+5.5%)을 상회했다. 전월 +4.5%보다 상승폭을 넓혔다.
이날 발표된 중국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가 혼조 양상을 보인 가운데 상하이종합지수는 1.01% 상승했다.
공교롭게도 인민은행은 이날 부동산 시장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에 부동산 섹터를 중심으로 중화권 주가지수가 강세를 보였다.
인민은행은 "18일부터 개인주택기금 대출 이자율을 25bp 인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첫 번째, 두 번째 주택 및 상업용 개인주택 대출금리에 대한 정책 하한선을 폐지한다"며 "첫 번째 주택에 대한 상업용 개인주택 대출 최소 계약금 비율을 15% 이상으로, 두 번째는 25% 이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