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30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전개 양상 주시하는 금융시장

  • 입력 2024-04-15 11:1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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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예루살렘 포스트

출처: 예루살렘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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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금융시장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과 이스라엘의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나서서 확전을 막고 있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져 있어 투자자들이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전면전이나 평화협정 체결 모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스라엘이 외교적 대응에 중점을 두거나 제한적인 군사적 대응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적지 않다.

투자자들은 중동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비화될 지 주목하면서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 등도 감안하는 중이다.

■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란은 주말인 13일 자정 이스라엘에 순항미사일 120여기, 드론 170여기 등을 발사했다.

이란은 이번 작전을 '진실의 약속'이라고 불렀다. 일부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도 이번 공격에 가세했다.

이스라엘은 미국, 영국 등과의 합동 요격으로 순항 미사일 등을 요격했다. 이스라엘은 대부분의 드론,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 1일 있었던 이스라엘의 이란 공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이 명분이다.

확률적으로 이란-이스라엘 갈등이 단번에 해결되기도, 전면전으로 비화되기도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일각에선 이란, 이스라엘 모두 큰 전쟁을 원치 않으며, '명분 쌓기용' 공격과 방어를 한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예컨대 이란은 이스라엘이 대응할 수 있도록이란 먼 거리의 공중 공격을 단행했으며, 이스라엘과 미군 역시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했다는 것이다.

다만 두 나라 모두 확전 의지가 없다는 점을 크게 자신하기도 쉽지 않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회의에서 다수가 보복에 찬성하고 시기와 강도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사태 추이를 자신하기 만만치 않다.

■ 미국의 입장 중요

미국은 확전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보복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서면 지원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으며, 네타냐후 총리도 이해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네타나후 총리가 보복 계획을 보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선 이번 싸움을 확대해서 좋을 게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도 보인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자신들의 도움으로 이스라엘의 방어작전이 성공적이었으며 추가 보복은 자제해달라는 스탠스가 유지하고 있다"면서 "현지시간 14일 오후부터 진행 중인 UN 안보리도 같은 맥락에서 추가 행동 자제 촉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바이든은 지지율 관점에서 전쟁 확산이나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우려 재점화는 매우 불편한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어느 정도 명분을 얻는 선에서 전쟁 확대를 제한하는 가운데 미국 역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스라엘을 자제시킬 수 밖에 없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것이다.

■ 사태 전개의 시나리오별 확률

당장 이란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좋아지거나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확률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금융투자자들은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에 맞춰서 대응하는 게 나을 것이란 조언도 제기된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나리오별 확률로 △ 제한적 군사 보복 또는 외교적 압박 70% △ 전면전으로 비화 20% △ 평화협정 체결과 갈등 조기종식 10%를 제시했다.

하 연구원은 "베이스 시나리오(70%) 대로 사태가 흘러갈 경우 물가와 각국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 경우 유가는 1~2개월 내 80불대 초반으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워스트 시나리오인 전면전이 일어난다면 유가가 150불을 넘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만약 갈등 조기종식이 나타난면서 유가가 80불을 밑돌고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 우려를 덜면서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수도 있다고 봤다.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삼으면서 사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5차 중동전쟁 가능성은 분명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번 사태엔 의문이 존재한다. 이란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공격은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피격 사건에 대한 보복이지만 적이 방어할 충분한 시간을 준 이후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UN 주재 이란 대사는 UN 헌장 제51조에 따라 자위권을 발동한 것일 뿐, 이스라엘이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이번 문제는 종결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 이란, 미국 모두 이해 득실을 따지고 있어 확전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최 연구원은 "이스라엘의 후원자인 바이든 미 대통령은 방어는 지원해줄 수 있으나 이란에 대한 반격은 반대한다"면서 현재 이란과 서방측 모두 확전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중을 갖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렇다고 사태를 안일하게 보고 접근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 모두 확전을 지양한다는 점에서 결론을 내리기 보다 기존의 간헐적 대리전 지속, 대리전 격화, 전면전 돌입 등과 같은 시나리오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금융당국, 이란-이스라엘 사태 예의주시...시장 변동성, 물가 영향 등 점검

이날 아침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중동사태로 당분간 글로벌 위험회피흐름이 강화될 것"이라며 "향후 이스라엘의 대응 강도, 주변국 개입 여부 등 상황 전개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향후 국제 유가와 환율 움직임, 글로벌 공급망 상황 변화와 그 파급 영향에 따라 국내외 성장·물가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풀이했다.

한은은 이번 사태에 대해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유 부총재는 "향후 진행 양상과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도 중동 정세 악화에 따라 불확실성이 덧붙여졌다면서 면밀한 대응을 다짐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이날 아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연 뒤 "최근 주요국 물가 우려에 따른 국제금리 변동성 확대,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따른 중동 불안 고조 등 대외부문의 불확실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번 사태가 물가나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에 따른 중동 불안 고조로 거시경제금융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며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에너지공급망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어 정부는 각별한 긴장감을 가지고 범정부 비상대응 체계를 갖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민생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현재의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CNG 유가연동보조금을 6월말까지 2개월 추가로 연장(휘발유 △25%, 경유·LPG 37%)하기로 했다.

지금은 전쟁 양상이 어느 쪽으로 흐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주의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들이 많이 나온다. 국내외 분석기관들 모두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황원정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해외 분석기관들은 이번주 이스라엘의 대응과 대응 강도가 향후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의 관건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그간 이스라엘은 반격을 공언한 바 있어 반격은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기관들은 이스라엘이 소규모 반격에 나서고 양측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했다고 본다면 긴장 완화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번 이란의 공격이 이란 본토에서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첫 공격이라는 점에서 전례 없는 상황이라는 시각도 상당하다. 일부 분석기관은 양측 모두 오판할 위험이 커지고 있고 이에 따라 중동 사태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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