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8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7년만에 금리 인상한 BOJ...단기적 불확실성 해소와 장기적 펀드플로우 변화

  • 입력 2024-03-19 14:42
  • 장태민 기자
댓글
0
사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출처: 일본은행

사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출처: 일본은행

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일본은행(BOJ)이 19일 기준금리를 -0.1%에서 0~01%로 인상했다.

BOJ의 이같은 결정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것이다. 2016년부터 이어진 마이너스 금리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금리 인상은 17년만이며, 마이너스 정책금리 탈피는 8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성명서에선 10년 국채금리 0% 목표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국채 매입은 이전처럼 지속하지만 ETF, J-REITs 매입은 종료하기로 했다. CP는 향후 1년 안에 매입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BOJ는 금리 인상 결정을 발표한 뒤 통화정책은 완화적인 흐름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BOJ는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 환경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장기금리 급등시 일본 정부채 매입 금액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 임금 인상이 가져다준 금리 정상화

최근 일본 최대 노조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집계한 2024년 연례 임금협상 결과 평균 임금 인상률 추정치는 5.28%로 나타났다.

이는 BOJ가 4월까지 기다릴 필요없이 3월에 마이너스 정책금리 레짐에서 탈피할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금리 인상 결정도 이런 임금 인상률에 고무된 것으로 평가된다.

렌고의 집계치는 1991년 5.66% 이후 가장 높았으며, 5%를 넘는 인상률도 33년 만이었다.

최근 금융시장에선 BOJ가 이젠 -0.1%인 정책금리를 0-0.1% 범위로 인상하고 YCC 컨트롤(장기금리 상한 1% 내외 유지)이나 ETF·REITs 매입 등의 정책을 손 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강화됐다.

BOJ는 특히 임금 인상이 소비자 구매력을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더욱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에 임금 동향에 주목해 왔다.

결국 BOJ는 굳이 4월까지 기다릴 것 없이 이번에 정책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BOJ는 금리인상, 0% 목표 철폐, ETF·J-REITs 매입 폐지 등을 발표한 뒤 장기금리가 빠르게 올라갈 경우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알렸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정책 완화 강도를 줄이는 쪽이다.

BOJ는 "기업어음과 회사채 매입을 점차 줄여갈 것이며 약 1년 후에는 매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기 1년 이상 국채 매입의 월별 운용 빈도는 그대로 뒀다.

일본이 오랜만에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일본은행의 정책 전환은 점진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 BOJ, 금리인상 했으나...재료 기반영과 불확실성 해소로 일본 국채 금리 빠져

최근 금융시장은 'BOJ가 이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했다.

3월 들어 금리는 꾸준히 올라 15일엔 0.7881%까지 상승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작년 11월 15일(0.7920%) 이후 가장 높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서는 금리가 빠졌다.

전날 금리가 3bp 하락해 0.7581%로 내려간 뒤 이날도 장중 2~3bp 가량 추가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일본은 금리 인상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춰지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BOJ 금리를 올렸지만 달러/엔은 추가로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인하 늦추기와 일본의 금리인상 앞당기기가 맞물린 가운데 달러/엔은 최근 위쪽을 공략했다. 달러/엔은 6거래일 연속으로 오르면서 이날 장중 150엔을 넘어서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BOJ 결정은 불확실성 해소 정도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격변수의 금리인상 기반영이나 BOJ가 점진적으로 정책을 전환할 수 밖에 없다는 점, 국채 매입을 지속하기로 한 점 등을 감안할 때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진단이다.

다른 딜러는 "이달, 늦어도 다음달 일본은행의 정책변화가 예상되던 상황이어서 이번 이벤트는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국채 매입을 계속하는 부분 등 정책이 예상보다 크게 호키시하진 않았다는 점 때문에 일본 국채금리도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BOJ가 금리를 올렸지만 나름대로 도비시했다. 미국 금리인하는 늦춰지는 분위기이고 FOMC 부담이 작용하는 만큼 달러/원은 달러/엔처럼 위쪽 방향"이라고 밝혔다.

■ 좀 길게 보면...금리차 문제와 엔 캐리 영향 주시

장기적으로 보면 일본은행의 정책 정상화가 금융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준과 ECB가 금리인하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과서적으로 보면 엇갈린 통화정책 방향 때문에 일본으로의 자금 유입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자금유입 측면에선 일본의 자산가격, 즉 엔화나 일본 채권·주식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주식시장은 수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일본이 미국채의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국가라는 점에서 해외투자자의 미국채 매도 압력이 커질 여지도 있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올리는 구도에선 금리차 축소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감소 가능성도 있다.

특히 엔화와 많이 엮여 있는 곳들은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도 거론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예컨대 "2020년 이후 일본 엔화와 멕시코 페소화와의 캐리 트레이드가 급증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멕시코 페소는 일본의 정책 정상화로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화 가치와 무역 경쟁력, 각국 정책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금센터는 "중국의 경우 향후 엔화 강세가 나타나면 자국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의 일정수준 유지를 위해 달달러화와 위안화 국제화를 시도 중"이라며 "그간 일본 엔화 약세 영향에 중국 위안화 가치도 하락했지만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경우 위안화 역시 가치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좀 길게보면...큰 방향 전환이 가져올 자금 플로우 변화 유심히 봐야

이날 일본의 금리인상이 일본 금리와 엔화 가치를 낮추고 있는 등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하고 있지만, 일단 '큰 전환'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도 보인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 BOJ의 정책 전환은 아시아 경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에 변동을 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만간 열리는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큰 방향을 잡아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 연구원은 "완화적 통화정책 종료 시점과 변화 속도에 있어서 총재 입장이 가장 중요한 키 팩터"라고 관측했다.

금리시장 뿐만 아니라 일본 통화가 향후 강세로 전환한다면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벌인 일본 주가가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 자금 플로우를 유념해야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를 앞두고 미국채 금리(10년)가 4.3%를 넘어섰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YCC 정상화로 미 국채 매도 압력이 강화될 경우 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엔화 약세가 일본 주식시장 강세를 주도해왔다. 그 동안 이어졌던 외국인 자금 유입이 마이너스 금리 종료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 경우 외국인 자금이 일본 주식시장에서 한국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OJ 통화정책방향의 큰 전환이 일어나는 시기인 만큼 향후 각국 자금 플로우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 받고 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7년만에 금리 인상한 BOJ...단기적 불확실성 해소와 장기적 펀드플로우 변화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7년만에 금리 인상한 BOJ...단기적 불확실성 해소와 장기적 펀드플로우 변화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7년만에 금리 인상한 BOJ...단기적 불확실성 해소와 장기적 펀드플로우 변화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7년만에 금리 인상한 BOJ...단기적 불확실성 해소와 장기적 펀드플로우 변화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7년만에 금리 인상한 BOJ...단기적 불확실성 해소와 장기적 펀드플로우 변화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7년만에 금리 인상한 BOJ...단기적 불확실성 해소와 장기적 펀드플로우 변화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7년만에 금리 인상한 BOJ...단기적 불확실성 해소와 장기적 펀드플로우 변화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7년만에 금리 인상한 BOJ...단기적 불확실성 해소와 장기적 펀드플로우 변화이미지 확대보기


출처: 일본은행

출처: 일본은행

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