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27 (토)

[통신보고서⑨] 美 상업용부동산 리스크, 시스템 리스크 발전 가능성 낮아

  • 입력 2024-03-14 12:0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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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보고서⑨] 美 상업용부동산 리스크, 시스템 리스크 발전 가능성 낮아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상업용부동산(이하 CRE)에서 시작된 리스크가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CRE발 리스크의 경우 부실 규모가 크지 않고 금융기관과 당국의 대응능력도 개선된 점을 고려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한은은 "다만, 국내 금융기관 및 연기금이 주요국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해 관련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CRE 시장은 크게 사무실(비중 24%), 아파트(24%), 소매점(20%), 산업건물(24%), 숙박시설 등으로 구분되는데, 코로나19 이후 사무실을 중심으로 거래 부진이 지속되고 CRE 가격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그간의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따른 고평가 인식,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상승,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 등의 영향으로 CRE 수요가 크게 감소한 데 기인했다.

특히 도심지역 사무실과 아파트 가격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 가격은 2023년말까지 전년말대비 16.1%로 하락했으며, 재택근무 확산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도심지역 사무실의 경우 29.2% 하락했다.

아파트 가격 역시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급등(31.3%)했다가 이후 2023년 말까지 14.5% 하락했다.

미 은행의 CRE 대출 비중을 보면 중소형은행의 CRE 익스포저가 크게 나타나고 있어, CRE 부진에 따라 중소형 은행들의 관련 대출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

자산규모가 1천억달러 이상인 은행의 CRE 대출 비중은 12.8% 수준인 반면, 자산규모가 1천억달러 미만인 은행은 동 비중이 35% 수준에 달한다.

한편 은행 대출을 포함한 올해 미 CRE 관련 부채의 만기도래 규모는 5000억달러를 상회하는 가운데 연준의 긴축기조가 지속될 경우 CRE 관련 부채의 상환(차환)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022년 이후 연준의 긴축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CRE 대출 연체율은 이미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지난 2022년 3분기 0.64%에서 2023년 3분기 1.07%로 CRE 대출 연체율이 가속화됐다.

한은은 "미 CRE발 리스크, 글로벌 금융위기(GFC), 2023년 미 실리콘밸리 은행(SVB) 사태는 공통적으로 고금리 충격이 주요한 발생원인"이라며 "고금리 충격이 부동산 시장을 통해 금융기관 부실을 초래했고 위기 이후 해외 금융기관들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NYCB 사태와 GFC가 비슷한 양상이다. 미 SVB 사태 역시 지역은행 자산이 특정 상품(특히 국채)에 집중된 상황에서 고금리가 동 자산의 부실화를 초래했다는 점이 NYCB 사태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GFC 이후 금융기관들이 구조화 파생상품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CRE 대출이 대부분 단순 대출 및 상업용부동산 저당증권(CMBS) 형태로 실행된 결과로 관련 리스크 평가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GFC 이후 은행 규제가 크게 강화되면서 은행들의 자본 건전성이 GFC 당시보다 크게 개선됐음을 지적했다.

한은은 "SVB 사태의 경우 중소 지역은행들에 대한 예금인출 사태로 이어졌으나 CRE발 리스크의 경우 뱅크런 가능성이 낮다"며 "SVB, Signature 은행은 예금 중 상당 부분(SVB의 경우 95%)이 예금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거액 예금자로부터 조달됐으나 NYCB의 경우 동 비율이 30%를 하회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SVB 사태 당시 예금자를 완전히 보호한 조치로 인해 이후로는 예금손실에 대한 우려가 크게 낮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통화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 측면에서 보면, 2023년 3월 당시는 연준의 완화적 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가 낮았던 반면, 현 시점에서는 CRE 대출 부실이 확산될 조짐이 보일 경우 연준이 신속하게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은은 "이러한 것을 고려하면 미국 CRE발 리스크의 경우 부실 규모가 크지 않고 금융기관과 당국의 대응능력도 개선 됐기 때문에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국내 금융기관 및 연기금이 주요국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해 관련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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