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8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포워드 가이던스'의 인하 소수의견

  • 입력 2024-02-22 13:5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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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출처: 한은

사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출처: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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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향후 3개월간 금통위원의 금리전망을 알려주는 소위 '한국판 포워드 가이던스'에 소수의견이 출현했다.

이날 금통위 금리결정 결과는 금융시장 대다수의 예상대로 전원일치 동결이었다.

하지만 '3개월 가이던스'에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 등장해 향후 금리 인하의 문은 좀더 열렸다.

아울러 한은 총재도 미국의 금리 인하기를 앞두고 각국의 '독자적' 통화정책 룸이 넓어진다고 밝혀 주목을 끌기도 했다.

■ 한 달 남짓 만에 1명 이탈

지난 1월 11일 금통위 때는 금통위원 전원이 당분간(3개월) 기준금리를 현수준(3.50%)에서 유지한다는 데 동감을 표했다.

하지만 당시 통화정책방향 문구상에서 중대한 변화가 목격됐다.

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에서 '추가 인상 필요성 판단' 문구를 삭제한 것이다.

1월 이벤트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개인적으로 일단 6개월 간은 금리 동결을 예상한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조금씩 정책 스탠스는 누그러지고 있었던 셈이다.

이 총재는 당시 회의에서 "개인적으론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달 남짓한 시간이 지난 뒤 뜻을 달리하는 이탈자가 나오는 조짐이 목격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변화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1분이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자는 것이지, 반드시 내리자고 한 것은 아니다. 데이터를 보고 내릴 수 있는 여력을 열어두자는 것"이라고 했다.

■ 한은 총재, 각국 독자적 통화정책 강화 흐름에 '수긍'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의 긴축 종료 속에 각국이 '독자적' 통화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 수긍했다.

이 총재는 "작년엔 미국 금리를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 불가피한 면이 많았는데, (지금은) 과거의 경험을 보면 각국이 차별화된 통화정책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린 뒤 한국이 따라가야 하느냐는 질문엔 "답을 못하겠다. 미국이 금리인하를 시작하면 각국이 인플레이션 레이트에 따라서 차별화할 룸이 커진다"고 했다.

한은이 이날 근원물가 전망을 2.0%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기조적 물가 상승률은 당초 통화당국의 예상보다 더 둔화되고 있다.

따라서 물가의 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고 내수 등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의 부진이 강화되면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견해도 보인다.

포워드 가이던스 소수 의견자가 심어준 기대감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 금리인하 후 한국이 움직인다는 게 대다수의 견해처럼 보였지만, 소수의견(포워드 가이던스상)이 나오고 한은 총재가 독자적 움직임 가능성도 어느 정도 수긍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면 한은이 미국의 인하를 보고 움직이기 보다 인하 '시그널'을 보고 먼저 내릴 수도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2월 금통위가 시장 예상보다 도비시했지만, 한은 총재를 포함해 다수가 금리 인하를 시기상조로 보고 있어서 과도한 기대를 해선 안된다는 평가도 보인다.

다른 채권딜러는 "(가이던스 상) 소수의견이 장을 강하게 만들었지만 여전히 금리인하는 하반기 이후로 보고 있다"면서 "총재 말처럼 각국 정책 차별화가 이슈가 될 수 있지만, 한국의 인하는 여전히 미국보다 뒤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금통위 가이던스의 소수의견 등 예상보다 도비시한 이벤트가 장을 강하게 만들었지만, 다소 과한 반응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자료: 1시43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시43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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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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