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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고용으로 강화된 악재 FOMC 전망...'과도한 인하기대 조정' VS '채권 담을 기회'

  • 입력 2023-12-11 11:0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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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미국 노동부

자료: 미국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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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FOMC가 금융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됐다.

취업자수는 예상보다 늘었으며, 실업률은 내려갔다.

임금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이번주 FOMC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합리화해 주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9월 FOMC 때보다 강화하더라도 시장이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을 6번까지 높였던 터여서 호재가 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들도 보인다.

■ 美 고용, 연준 스탠스 '우호적이 어렵다'는 전망 강화시켜

지난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9.9만명 늘며 예상치 18.5만명을 상회했다.

실업률은 3.7%로 전월 3.9%에서 0.2%포인트 하락했다.

11월 임금 상승률은 전월보다 0.4% 올라 예상치 0.3%를 웃돌았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업종은 7.7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헬스케어였다. 정부(4.9만명), 제조업(2.8만명), 레저 및 접객업(4만명)도 큰 폭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소매업에서 일자리가 3.8만개 줄었으며, 이 중 절반이 백화점에서 발생했다. 운수 및 창고업도 고용이 5천명 줄었다.

전체적으로 견조한 고용지표를 확인한 탓에 이번 FOMC가 매파적일 것이란 전망, 그리고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점이 부각됐다.

■ FOMC, 매파적 동결에 무게

12~13일엔 미국의 2023년 마지막 금리 결정회의가 열린다. 금리 동결 전망엔 이견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점도표와 경제전망, 성명서, 파월의 입장 등이 모두 주목을 받는다.

미국 현지에서도 고용지표 여파로 이번 FOMC는 '매파적'일 것이란 견해가 많다.

아울러 최근 시장금리가 급락한 탓에 연준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여서 얻는 게 없다는 평가들도 적지 않다.

지난 금요일 고용지표 여파로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43bp 오른 4.2285%, 국채2년물 수익률은 14.09bp 급등한 4.7229%를 기록했다.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고금리 장기화, 기대에 못 미칠 내년 금리 인하폭 등을 예상하는 시각이 강해졌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지 않고 있다"면서 "고용지표 결과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힘을 실어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11월 비농가취업자 수 증가폭은 최근 12개월 평균인 24만명에 미치지 못했으나 코로나 이후 취업자 수 증가율이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어 고용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고용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면서 고금리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FOMC를 거치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최근 완화된 금융여건 역시 되돌려질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2024년 상반기 금리를 동결하면서 경기 및 물가가 둔화되는 것을 확인한 이후 하반기 추세적으로 물가가 둔화되는 것을 확인한 이후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11월 FOMC 당시와 비교해 장기물 금리가 80bp 가량 하락하면서 연준은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FOMC 매파성 경계하지만 물가 둔화에 힘 실리면...

지난 금요일 고용지표와 함께 주목을 끈 데이터는 소비자신뢰지수였다.

미시간대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9.4로 집계돼 전월의 60.4보다 개선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2.0을 상회한 것이다.

그런데 소비자신뢰지수와 함께 기대 인플레가 대폭 둔화된 점 역시 눈길을 끌었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1%로, 전월 4.5%에서 급락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8%로, 전월 3.2%에서 크게 하락했다.

고용지표 상의 일자리 증가, 낮은 실업률, 임금 상승세 등은 조속한 금리 인상과는 거리를 두게 만들었지만, 기대 인플레 둔화와 같은 최근 물가지표들의 움직임들이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기대도 보인다.

파월 의장의 최근 발언이나 고용지표, 급락한 시장 금리 등을 감안할 때 연준이 고금리 유지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예상이 강하긴 하나 일부에선 '변화된 입장'을 시사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파월이 너무 도비시해 보이지 않도록 노력하겠지만, 연준이 변화된 면모를 보이면서 시장이 도비시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일각에선 최근 디스인플레이션 기조가 강화된 가운데 연준도 이번 회의를 변화된 스탠스를 알리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FOMC 결과 발표 전인 12일 나올 CPI도 주목을 끈다.

시장에선 11월 CPI의 전년비 상승률이 10월의 3.2%에서 3.1% 정도로 약간 둔화되고 근원 CPI는 10월과 같은 4.0% 정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미시간대 기대인플레도 대폭 하락한 가운데 물가가 전망보다 낮게 나온다면 연준 역시 태도 변화와 관련해 좀더 적극적일 수 있다는 견해도 남아 있다.

■ 앞서나간 시장과 매파적 FOMC 전망...그러나 저가매수 기회라는 관점도

국내외 시장 참가자 다수가 FOMC의 '매파적인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시장이 앞서나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 투자자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낫다는 조언들이 많은 편이다.

9월 FOMC에서 연준은 연내 1차례 추가 인상과 내년 2차례 인하 정도를 시사했다.

일단 연내 추가 인상은 물건너 갔지만, 최근 시장이 펌프질했던 내년 5번, 6번 금리 인하와 같은 기대감은 실현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점이 늘었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내년 금리 인하 50bp를 시사할 것을 본다. 9월 점도표 분포가 퍼져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75bp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면서 "하지만 내년 인하폭 예상인 50~75bp 보다는 시장의 기대가 앞서나간 면이 있으며, FOMC는 금리 조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장이 예상보다 강했던 11월 고용지표를 반영하며 내년 인하기대를 113bp까지 하향 조정했지만, 연준이 현실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인하폭보다는 여전히 과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인플레의 큰 흐름이 변한 데다 밀리면 담아야 한다는 수급 요인 등으로 실제로 장이 많이 밀릴지 의문이란 시각들도 엿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이 내일까지 조정 받으면 국채 2년이 4.8% 정도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FOMC 결과로 다시 금리가 크게 밀릴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조정이 상당히 진행돼 FOMC 결과가 나올 즈음엔 오히려 반발 매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른 딜러도 "FOMC 우려들을 얘기하지만 밀리면 사는 게 나은 국면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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